왕복 3시간 신도시 '통학 난민' 아이들, 어깨를 펴다

6월 1일 '고양e 버스' 개통... 2027년까지 한시적 운행, 근본 해결책은 학교 설립

등록 2026.06.08 10:28수정 2026.06.0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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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센트럴푸르지오아파트 앞 정류장에 세워진 탑승장소 안내문. 매일 아침 7시 58분, 이곳에서 아이들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센트럴푸르지오아파트 앞 정류장에 세워진 탑승장소 안내문. 매일 아침 7시 58분, 이곳에서 아이들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고양e뉴스

전국의 수많은 신규 택지지구(신도시) 학생들은 매일 교통 지옥을 겪는다. 아파트는 우후죽순 들어서지만 정작 필수 기반 시설인 학교 설립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아이들은 매일 아침 길바닥에 소중한 시간을 버리는 '통학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에 사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왕복 2~3시간의 '통학 전쟁'을 치러야 했던 이곳 학생들의 아침 풍경이 6월 1일을 기점으로 180도 달라졌다.

거주지 앞 정류장에서 아침 7시 58분에 출발하는 통학버스를 타면, 환승 없이 곧바로 학교 앞에 도착한다. 그 이면에는 굳게 닫힌 행정을 움직여 마침내 '고양e 버스'를 이끌어낸 지역 주민들의 피땀 어린 1년이 있다.

이번 6월 1일 첫 시동을 건 '고양e 버스'는 단순한 행정의 시혜가 아니다. 거리에 나서 직행버스와 고교 신설을 동시에 외친 부모들의 '투트랙 전략'이 만들어낸 값진 1차 승리다.

 지축지구에서 서정고, 행신고, 무원고, 능곡고를 잇는 고양e 버스 1노선도.
▲ 지축지구에서 서정고, 행신고, 무원고, 능곡고를 잇는 고양e 버스 1노선도. 고양교육지원청 제공

5개 노선 8대 투입...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똑똑한 등굣길'

고양특례시와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이 예산을 공동 분담해 전격 도입한 고양e 버스는 45인승 전세버스 8대를 투입해 운영된다.

지축·삼송지구에서 능곡고, 무원고, 행신고, 서정고 등 원도심 학교로 향하는 노선과 덕은지구에서 향동고 및 원도심으로 향하는 노선 등 총 5개 노선이 촘촘하게 편성됐다. 이로 인해 기존 1~2회 대중교통을 환승해야 했던 학생들의 통학 시간이 최대 40분 이상 단축됐다.


이용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시스템도 눈에 띈다. 학생들은 '에스원 UVIS 노선버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버스 위치를 조회할 수 있다. 아울러 안전한 운행을 위해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고, 질병결석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월 3회 이상 무단으로 탑승하지 않을 경우 이용을 제한하는 등 책임감 있는 탑승 수칙도 마련됐다.

학생들의 굽은 어깨를 펴준 고양e 버스의 출발은 진심으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 이 버스는 약 5억 원의 예산으로 2026년부터 2027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임시 처방'이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지축지구 내 마지막 남은 유보지를 활용한 '고등학교 신설'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지난 1월 LH 간담회에서 최승원 국토교통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고등학교가 들어서야 할 자리가 빈 땅으로 남아있는 현실, 그곳을 보며 느끼는 주민분들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머리로만 알던 정책이 현장에서는 '삶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양교육지원청은 교육부의 엄격한 중앙투자심사 기준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총량 규제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학교 신설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의 설립·이전·폐지에 관한 사항은 교육감의 고유 사무"라며 "신규 개발로 학교 설립이 명백히 필요한 지역의 경우에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정책과는 별도로 학교 신설이 추진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제9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당선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지축지구 고등학교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약속했다. 안 당선인은 "무능한 교육행정이 방치한 문제"라며 "장거리 통학으로 인한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를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의 수많은 신도시 학부모들이 겪고 있는 원거리 통학 문제, 그 기나긴 여정의 첫 관문인 '고양e 버스'는 뚫렸다. 이제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의 매서운 시선이 안민석 신임 교육감에게 향하고 있다. 새 교육감이 약속한 '학교 신설' 마스터플랜이 2027년 버스 운행 종료 전에 어떻게 현실화될지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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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축지구고교신설 #안민석경기도교육감 #원거리통학 #덕양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고양E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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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현장, 발빠른 소식 - 고양e뉴스 | 에디터 박상준입니다. 고양시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요 소식과 지역 경제, 현장 이슈를 직접 취재하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그 본질을 끝까지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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