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녹듯 내려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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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험이 채 잊히기도 전에 또 다른 다문화 가정을 만나게 됐다. 이번에는 브라질 출신 산모였다. 첫날 방문했을 때 브라질 출신의 친정어머니가 함께 계셨다. 서류를 작성할 때 "어려우시면 남편 분 오셨을 때 같이 쓰셔도 돼요"라고 하자, 산모는 고개를 저으며 "제가 해볼게요" 라고 말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적어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한국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그녀의 한국어 실력이 아니었다. 산모는 늘 주변을 먼저 살피는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밤새 잠을 설친 뒤에도 내가 아기를 안고 있으면 다가와 "관리사님도 좀 쉬세요"라고 말했고, 간식을 예쁜 쟁반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놓고는 "나중에 꼭 드세요"라며 마음을 썼다. 아기가 잠든 어느 오후, 산모가 조용히 내 옆에 와 앉더니 말했다.
"사실 신청할 때만 해도 걱정이 많이 됐어요. 어떤 분이 오실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관리사님을 만나서 정말 감사해요."
그 말을 듣고서야 알았다. 나만 걱정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 역시 언어는 통할까,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하며 그 집 초인종을 눌렀었다. 서로 다른 걱정을 안고 만났지만, 함께 지내는 동안 그 걱정들은 조금씩 눈 녹듯 사라져 갔다.
돌이켜보면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의 나는 다문화 가정을 하나의 틀 안에 넣어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국적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한 거리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두 엄마는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조용히 무너뜨렸다.
국적과 언어라는 껍질을 벗겨내고 마주한 그들은, 그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주변을 배려할 줄 아는 귀한 이웃이자 어머니였다. 돌봄이 끝난 지금도 두 산모는 가끔 아기 사진을 보내오며 안부를 묻는다.
"정말 많이 컸네요."
나는 사진을 보며 반가운 마음에 엄지척 이모티콘과 하트를 꾹 눌러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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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학습지 교사 및 공예 강사,
(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네이버 블로그 babycarepark에서도 육아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정 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 삼봉 정도전문학대상 최우수상(수필)/ 늘푸른아동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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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라에서 출산과 육아... 산모의 손을 잡고 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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