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국립대학교 환경생명화학과 서동철 교수
주간함양
수질 오염원은 무엇인가?
하천 오염원은 크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나뉜다. 점오염원은 하수처리장이나 특정 배출시설처럼 오염원이 명확한 경우다. 반면 비점오염원은 농경지의 비료·퇴비·농약, 공사 현장의 토사, 도로 비산먼지 등이 비와 함께 하천으로 유입되는 형태를 말한다. 특정 오염 지점을 단정하기 어렵고 날씨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관리가 어렵다.
최근 함양과 인근 지역에서 나타난 하천 오염 역시 비점오염원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서동철 경상국립대 환경생명화학과 교수는 "비점오염은 특히 비가 올 때 하천으로 대량 유입되며 수질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과거 4대강 수질 관리 과정에서 비점오염원의 한계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점오염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노력이 이뤄졌지만 한계에 부딪혔다"며 "결국 비점오염원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하천 수질 개선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연은 기본적으로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자연정화 능력이 100%이고 오염원이 98% 수준으로 유입되면 자연이 정화할 수 있지만, 101% 수준으로 넘어가면 수치로는 3% 작은 차이처럼 보여도 자정 한계를 초과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염원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 세밀한 수질 모니터링 필수"
남원시와 전북지방환경청은 주민 요구에 따라 용역을 실시했지만, 정확한 오염 원인을 규명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용역을 맡은 기서진 경상국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 3월 20일 남원시 산내면사무소에서 열린 2차 주민설명회에서 "이번 연구는 하천 수질이 실제로 오염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사였다"며 "정확한 오염원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후속 조사와 장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민들이 제기하는 핵심은 '하천이 오염됐는가'에 머무르지 않는다. 문제는 '어디에서 오염이 시작되고 있는가'이다.
수질조사 용역과 관련해 서동철 교수는 "수질조사는 한두 차례 수치를 측정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밤과 낮, 계절, 기온, 강우 여부에 따라 수질 변화 폭이 큰 만큼 장기적이고 세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오염원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 조사"라며 "과업지시서에 따라 용역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부터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용역의 표본 채취 횟수는 12회 수준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강우 시기와 계절 변화를 모두 반영하기에는 부족한 조사 횟수"라며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산에 사는 동물분뇨가 오염 원인?
설명회 과정에서 나온 일부 발언 역시 논란이 됐다. 당시 남원시 한 관계자는 "산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분뇨 역시 비점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행정적으로 가능한 원인 가운데 하나를 언급한 것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탁도 문제를 자연 현상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이어 주민들은 "비가 오면 특정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탁도가 높아지고 거품까지 발생한다"며 "산짐승 때문이라고 보기엔 현상이 지속적이고 범위도 넓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서동철 교수는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로 '인공습지'를 제시했다. 인공습지는 자연습지의 정화 원리를 활용한 친환경 기반시설로, 오염원이 하천에 직접 유입되기 전 한 차례 걸러내는 자연형 완충지 역할을 한다.
서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9년 연구를 통해 인공습지가 하수처리장 방류수와 농경지 배수, 집중호우 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 저감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인공습지는 거창한 시설이 아니라 자연의 정화 원리를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하천 인근에 조성할 경우 오염원이 한 번 걸러진 뒤 유입되기 때문에 자연의 자정 능력이 한계를 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람천·임천 용역 보고서에서도 인공습지는 비점오염 저감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수질조사 용역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왜 행정은 '양호한 수질'이라고 설명하는데 주민들은 더 이상 하천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는 하천 수질 기준과 음용수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가 관리하는 하천 수질 기준은 생활환경과 생태 보전을 중심으로 설정된다. 반면 음용수 기준은 사람이 직접 마시는 물을 전제로 훨씬 엄격하게 관리된다. 즉 하천 수질이 '양호'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사람이 안심하고 접촉하거나 마실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 기준상 문제가 없더라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탁도와 냄새, 거품 현상은 충분히 불쾌감과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기서진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하천 수질 기준과 음용수 기준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며 "주민들이 과거처럼 물놀이를 하고 발을 담글 수 있는 수준의 환경을 원한다면 단순 수질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오염원이 어디서 발생하는지부터 단계적으로 추적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숫자와 주민 삶의 체감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준 충족'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다시 아이들이 물에 들어갈 수 있는 하천이다. 하천은 수질 지표가 아니라 지역의 생활과 문화, 생태가 함께 흐르는 공간이다. 행정이 '양호'라는 숫자를 제시하는 사이 주민들은 점점 하천에서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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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됐는가' 보다 '어디서 시작됐는가'... 수질 개선, 주민 공감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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