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곳곳이 '초록초록', 덕분에 아이들 편식도 줄었네요

원당초, 텃밭 가꾸기 시행... 상추와 허브 등 기르며 '마음 치료'와 '식습관 개선' 일석이조 효과

등록 2026.06.08 16:23수정 2026.06.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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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는 길목을 반겨주는 싱그러운 텃밭 매일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는 길목을 반겨주는 싱그러운 텃밭입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는 길목을 반겨주는 싱그러운 텃밭 매일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는 길목을 반겨주는 싱그러운 텃밭입니다 김의순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짙어가는 6월,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원당초등학교의 교정이 초록빛 생기로 가득 찼다. 학교 건물 뒤편의 삭막했던 콘크리트 자투리 화단은 물론, 복도와 교실 앞을 메운 커다란 화분들 위로 파릇파릇한 상추와 고추, 방울토마토가 저마다의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원당초등학교는 올해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과학, 실과,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년 특성에 맞춘 교과과정을 편성, 총 8차시 이상으로 운영되는 '학년별·학급별 텃밭 가꾸기'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히 기존의 빈 화단을 재활용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아이들의 생태 교육을 위해 총 750만 원(강사비 240만 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 200만 원, 상자 텃밭 및 모종 등 조성비 310만 원)의 예산을 과감히 투입했다.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모든 학급의 아이들이 온전히 자신만의 식물을 책임지고 기를 수 있도록 대형 상자 텃밭 10개를 전격 전개하고 야자매트를 깔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등 아낌 없는 지원을 펼친 것이다.

흙 냄새 맡으며 자라나는 아이들

원당초등학교의 생태 교실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넘어, 월별로 명확한 심리·정서적 테마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5월(나를 알기): 오리엔테이션과 사전 치유농업 효과 검사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디자인했다. 이랑을 만들고 토마토, 고추를 비롯해 루꼴라, 부추, 허브(라벤더, 민트 등) 모종을 심으며 '꼬마 농부로서의 1일'을 시작했다.

6월(우리가 함께): 친구들과 손을 잡고 잡초를 솎아내고 고추 지지대를 단단히 세우는 협동 과정을 배운다. 아울러 흙 속의 다양한 곤충과 생물들을 관찰하며 텃밭 생태계 지도를 그리고 식물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7월(마음 조절하기): 부쩍 자란 작물의 성장 기록을 바탕으로 압화 만들기, 식물다발 및 만다라 제작 등 자연물을 활용한 예술 창작 활동과 커뮤니티 댄스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갈등을 대화로 푸는 방법을 익힌다.

9월(나눔과 치유): 정성껏 키운 수확물로 샐러드를 만들고 허브티를 마시는 시식 행사를 열며, 수확물을 이웃과 나누는 축제를 개최한다. 이후 사후 검사를 통해 치유 효과를 최종 측정할 예정이다.


이처럼 교실 안 모니터와 교과서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흙을 만지고 생명의 성장 과정을 오감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이제 원당초만의 살아있는 생태 교육이자 특별한 '마음 치료실'이 되고 있다.

"처음엔 큰 화분에 흙만 가득해서 언제 자랄까 싶었는데, 매일 담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물을 주다 보니 제 손 한 뼘보다 더 크게 자란 게 신기해요. 벌레가 생기거나 잡초가 자라면 속상해서 더 열심히 돌봐주게 돼요." - 텃밭 활동에 참여한 원당초등학교 학생

교사들 역시 대형 상자 텃밭을 활용한 교과 연계 재배가 가져온 교육적·치유적 효과에 입을 모은다. 현장의 한 교사는 "학급별 대형 화분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등교하자마자 식물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스스로 작물을 책임지고 키우며 정서적 안정을 얻는 것은 물론, 평소 채소를 기피하던 아이들도 자신이 직접 땀 흘려 키운 상추나 방울토마토는 급식 시간에 앞장서서 맛있게 먹는 등 식습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콘크리트 숲 속 작은 기적, 학교 공동체를 하나로 묶다

원당초등학교의 학급 텃밭과 대형 화분들은 단순한 농업 체험을 넘어, 학교 공동체의 소통 공간으로도 거듭나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 허리를 숙여 식물을 살피고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평소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학교 뒤편의 작은 자투리 공간과 교실 앞 대형 화분들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잇는 화합의 공간이 되었다.

과감한 예산 지원과 학교 구성원들의 정성 어린 돌봄으로, 손끝에서부터 생명의 가치와 소통을 배우는 원당초등학교의 '초록빛 생태 교실'. 콘크리트 빌딩 숲 속에서 자라는 도시 아이들에게 이 특별한 상자 텃밭은 자연이 주는 가장 따뜻하고 풍요로운 '마음 치료실'이 되어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콘크리트 빌딩 숲 속에서 자라는 도시 아이들이 흙을 만지며 정서적 안정을 찾고 공동체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 현장의 의미 있는 변화를 널리 공유하고자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원당초 #텃밭 #마음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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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평생을 초등 교사로 아이들과 호흡하다 올해 정년퇴직 후,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신참 시민기자입니다. 남다른 건강과 스포츠로 다진 체력을 무기 삼아, 그동안 가보지 못한 길을 향해 매일 힘차게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전국매일신문과 오마이뉴스의 눈이 되어, 우리 이웃의 생생한 삶과 새로운 도전의 현장을 열정적으로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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