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았던 양조장, 10년만에 새로운 술 빚다

채석장 재생 공간 무릉별유천지서 '라벤막걸리' 첫선

등록 2026.06.10 15:52수정 2026.06.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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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았던 동해 북평합동양조장이 '북평양조'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고 첫 제품 '라벤막걸리'를 10일 출시했다. 라벤막걸리는 13일 개막하는 '2026 라벤더 축제' 행사장인 무릉별유천지 일원 지정된 휴계 공간에서 공개된다.

북평양조는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70년 전 삼화와 북평 지역에서 각각 시작된 양조장의 역사가 멈춘 자리에서, 새로운 세대가 다시 술을 빚기 시작했다.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북평양조, 강원막걸리학교 앞마당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북평양조, 강원막걸리학교 앞마당에 70년 이상횐 술독 50여개가 전시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북평양조, 강원막걸리학교 앞마당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북평양조, 강원막걸리학교 앞마당에 70년 이상횐 술독 50여개가 전시되고 있다. 조연섭

라벤막걸리가 첫선을 보이는 축제장 무릉별유천지는 동해에서 주목받는 산업유산 활용 공간이다. 수십 년간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캐내던 채석장이 채광 종료 후 라벤더 들판과 호수를 품은 문화관광 공간으로 재생됐다. 산업의 흔적을 지우는 대신 그 지형과 풍경을 자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무릉별유천지는 폐 산업시설 재생의 한 모델로 평가 받는다.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라벤더 축제는 이 재생 공간의 가치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축제다.

라벤막걸리는 감미료를 넣지 않고 지역 쌀과 누룩만으로 빚었다. 이 술의 바탕에는 또 하나의 유산이 있다. 선대 박지생, 김예순 등 주민들이 거친 땅을 개간하며 물길을 낸 이 마을 수로시설, 농업유산 '홍월보'다.

라벤막걸리는 홍월보의 샘이 깊은 물길에서 빚어진다. 마르지 않는 깊은 샘에서 흘러온 물이 술의 바탕이 된 것이다. 산업유산을 재생한 축제장에, 농업유산의 물길로 빚은 술이 오르는 셈이다.

숙성은 현대식 스테인리스 탱크 대신 전통 술독 항아리에서 한 달 이상 진행했다. 효율 대신 시간을 들이는 이 방식은, 척박한 땅에 수로를 내고 양조장을 일군 선대의 개척 정신을 반영했다. 북평양조의 재개장은 제조 시설의 복원보다 지역에 축적된 노동과 기술의 기억을 잇는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평양조를 총괄하는 허시명 대표는 새 양조장의 역할을 시장 경쟁이 아닌 공존에서 찾는다. 그는 "새로운 양조장의 등장이 기존 지역 막걸리 시장과의 경쟁이 아닌, 지역 전체의 술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평양조가 생산 시설이 아니라 방문객이 양조 과정을 보고 체험하는 문화관광형 양조장을 지향하는 이유다.


마지막 과정 병입을 진행중인 허시명 대표 지역쌀로 고두밥을 만들고 누룩과 물을 넣고 몇차례 교반과정을 거쳐 1개월 이상 숙성한 라벤막걸리 최종 병입과정
▲마지막 과정 병입을 진행중인 허시명 대표 지역쌀로 고두밥을 만들고 누룩과 물을 넣고 몇차례 교반과정을 거쳐 1개월 이상 숙성한 라벤막걸리 최종 병입과정 조연섭

현장에서 막걸리 빚기 과정에 참여한 여행작가 박동식씨는 "막걸리 빚기가 이토록 정성과 혼을 쏟아야 하는 반복의 과정인지 미처 몰랐다"라며 "전통주 명인의 노고를 존중하게 됐고, 막걸리가 왜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 받는지 그 가치를 비로소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막걸리가 공동체가 함께 빚고 나누며 기억해온 '액체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몸으로 확인한 셈이다.

북평양조는 매번 2000~3000병 규모의 소량 생산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후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기업과 개인 굿즈 개발, 체험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생산과 체험,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채석장이 축제장이 되고, 홍월보의 깊은 샘물이 '술'이 되는 동해 삼화동의 풍경은 그야말로 지역의 미래 자원이다. 70년 전 북평과 삼화의 각 술독에서 시작된 북평합동양조장의 이야기가 오늘 여기서 다시 익어가고 있다.

북평양조, 라벤 막걸리 북평양조가 지역 쌀을 활용해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탁주로 선보인 '라벤'막걸리
▲북평양조, 라벤 막걸리 북평양조가 지역 쌀을 활용해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탁주로 선보인 '라벤'막걸리 조연섭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북평양조 #강원막걸리학교 #라벤막걸리 #라벤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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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종합방송프로덕션 대표, 동해케이블TV 아나운서, GTI 국제무역 투자박람회 공연 총감독,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송정막걸리축제, 뮤지컬, 동해의 신선 심동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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