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일 진행된 정책간담회 추미애 당시 경기도지사후보가 참여하였다.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마을의 목소리, 정책으로 다듬어지다
정책을 만드는 과정은 결코 번듯한 회의실 책상머리에서 뚝딱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31개 시군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집하고 한 분 한 분의 메세지를 모아서 경기도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10대 정책 과제와 정책선언문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속에는 마을활동가분들의 짙은 호소와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지역 간 격차를 방치하는 것은 곧 공동체 붕괴를 방치하는 것이기에, 격차를 줄이고 기반을 지키며 사람을 남기는 정책을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정신질환자들은 따가운 시선을 피해 방 안에 갇혀 지냅니다. 당사자와 그 가족, 이웃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을 단위의 통합 돌봄이 필요합니다."
"계곡을 품은 마을에서는 수력이나 풍력 등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제 완화가 절실합니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듭시다."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닌, 실천가를 찾아야 합니다. 정치의 효능감을 느끼게 해 주십시오."
이 뜨거운 문장들을 보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웃과의 웃음소리 가득한 골목길에서,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기는 따뜻한 손끝에서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매일같이 마을 안길을 걷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주민들이야말로 현장의 문제를 가장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의 정제된 언어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진짜 정책이 담겨 있습니다.
마을활동가는, 임팩트 생산자
저는 개인적으로 마을활동가를 공공행정의 한계를 메우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임팩트 생산자로 표현하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행정과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이웃을 돌보며 마을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막대한 비용을 대신하는 값어치 있는 진짜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곳에서는 정책 실행의 단순한 도구로 바라보거나, 사업의 객체, 동원의 대상으로 삼는 낡은 시선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간담회와 정책 제안을 하는 자리에서 느껴진 마을활동가들의 모습은 당당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31개 시·군 대표들이 공감과 소통으로 이루어낸 정책선언문을 낭독하던 날.
"마을이 살아야 경기도의 새로운 내일이 열립니다!"
"주민 주도 마을 정책! 함께 하자!"
허공을 가르는 구호 속에는 기후 위기, 지역소멸, 돌봄 공백이라는 복합위기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마을활동가들의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행정 지원 구조 혁신, 공동체 활동 수당 도입, 마을순환경제 기반 마련, 경기도형 안전마을 구축 등 경기도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10대 정책 과제가 민선 9기의 핵심 의제로 전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왜 마을은 아직도 거친 길 위에 서 있는가
지난 100여 일을 지켜본 저로서는 이 모든 성과와 연대의 감동 이면에 뼈아프게 다가오는 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왜 우리의 마을활동가들은 이토록 치열하게 나서야 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마을공동체 활동이 아직도 견고한 제도와 정책으로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주민의 일상을 지키고 사회적 안전망을 짜는 가장 훌륭한 실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적 근거가 없고 지자체만의 미약한 개별 조례나 단년도 공모사업에 목을 매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단체장의 철학이나 예산 사정에 따라 마을생태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뼈아픈 경험을 우리는 수없이 해왔습니다.
마을공동체 활동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주민의 삶과 직결된 최우선 민생 과제입니다. 어떤 논리에도 휘둘릴 수 없는 최우선의 영역입니다. 그 어떤 외풍에도 견딜 수 있는 확고한 제도적·정책적 든든한 울타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마을활동가들이 그간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 반드시 제정합시다!"라고 외쳤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정책이 없는 선의는 쉽게 고갈됩니다.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연대는 결국 활동가 개개인의 소진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을이 행정의 보조 인력이나 시혜성 예산의 수혜자로 취급받는 것을 넘어, 당당한 거버넌스의 파트너로 지속할 수 있으려면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법의 법제화와 통합적 행정 지원 체계가 필수적입니다.
민선 9기 지방정부에 바라는 당부, 그리고 추진단의 다짐
이러한 현장의 절박함을 담아, 추진단은 민선 9기 경기도정 정책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습니다.
첫째, 마을은 시혜의 대상이 아닌 협치의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부처별로 쪼개진 마을 사업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 행정 구조를 만들고, 31개 시·군의 격차를 줄이는 차등적이고 맞춤화된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둘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마을활동가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하고 공동체 활동 수당 등의 보상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이웃을 돌보고 마을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숭고한 노동입니다. 그 가치를 사회적 임팩트로 측정하고, 당당히 보상하는 경기도만의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셋째, 자산 기반의 마을 자립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햇빛발전소, 마을 돌봄 공간 등 마을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며 그 이익을 공동체에 배당하는 마을순환경제의 기반 마련이 필요합니다.
넷째, 공공 예산에만 기대는 구조를 넘어, 마을과 기업이 상생하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기업의 자원이 마을 현장으로 닿게 해야 합니다.
튼튼한 행정 구조, 활동가에 대한 정당한 보상, 자산 기반의 마을 자립, 그리고 민간 자원의 연계라는 네 가지 축이 단단하게 맞물리면 경기도의 마을 정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추진단의 확고한 믿음입니다.
열정으로 피워낸 100일, 마을활동가들의 연대에 감사하며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을을 지켜온 활동가분들이 정책 제안을 위해 이토록 주도적이고 조직적으로 대응한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고 역사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늘 행정의 문턱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데 머물렀던 분들이, 이제는 직접 우리 삶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심지어 몇 명의 마을활동가분들은 민선 9기 지방선거에 직접 입후보하여 당선의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걸어온 길이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눈부신 결실입니다.
더 많은 기사보기 gt;
https://수요일엔마프.qaa.kr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지속가능한 마을과 자치, 도민과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고 연대와 협력의 자치공동체, 마을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원의 혁신을 미션과 비전으로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공유하기
민선 9기 경기도에 바란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10대 정책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