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게 받은 참깨 씨앗마저... 왜 싹이 올라오지 않을까

올깨가 늦깨 된 사연

등록 2026.06.11 13:30수정 2026.06.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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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참깨를 조금 일찍 수확하기 위해 씨앗을 일찍 넣었다. 씨앗을 넣은 자리를 나뭇가지로 덮어서 은폐를 해두었다. 그러나 1차 씨앗을 넣은 후 단 하나의 씨앗도 싹 트지 않았다. 씨앗이 문제라고 생각을 했다.

며칠 후 산책을 나갔다가 밭에 씨앗을 내고 있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 지금 무슨 씨앗을 넣으세요?" 물었더니 "참깨요" 하셨다. "할머니 참깨 씨앗 조금 얻을 수 있을까요?" 했더니 "많이 주지는 못하고 조금 줄 수 있어요" 하셨다. 조금밖에 못 준다고 하셨던 할머니는 100 여 평은 족히 심을 수 있는 양의 씨앗을 주셨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에게서 얻은 씨앗을 2차로 넣고 나뭇가지로 덮었으나 단 두 개만이 싹이 텄다. 씨앗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멍마다 몇 개씩 씨앗을 넣었으나 싹이 트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참새, 콩벌레, 달팽이, 개미 등의 탓이지 않나 싶었다. 왜냐하면 콩벌레도 새까맣게 참깨 씨앗을 넣은 자리에서 발견되었고, 개미들도 분주하게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을엔 참새들도 무척 많다.

참깨밭 모종을 이식한 참깨밭
▲참깨밭 모종을 이식한 참깨밭 강재규

올해는 참깨 농사를 포기할까 마음 먹었다가, 혹여 싹이 트면 이식을 하기 위해 이번에는 빈 터에 참깨 씨앗을 넣고 부지런히 물을 주었더니 며칠 지나자 기대했던 대로 싹이 텄다.

참깨모종 모종을 이식하기 위해 키우는 참깨모종
▲참깨모종 모종을 이식하기 위해 키우는 참깨모종 강재규

이식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 비 온 후 땅이 촉촉해졌을 때 모종을 옮겨 심었다. 약 70%는 성공했다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존한 모종이 60%정도로 떨어졌다.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물을 주었으나 나의 수고에 부응하지 못하고 강한 햇볕에 이식한 모종이 타 죽었다. 비 내리면 말라 죽은 자리에 다시 이식을 하기 위해 예비 모종을 남겨 두었다.

농사는 지독한 인내와 수고를 필요로 한다.


쥐눈이콩 역시 마찬가지다. 씨앗을 넣고 나뭇가지로 은폐를 했으나, 싹이 나기 무섭게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멧비둘기가 떡잎을 따먹었다. 생장점까지 쪼아버리면 대책이 없다.

쥐눈이콩 멧비둘기가 떡잎을 먹은 쥐눈이콩
▲쥐눈이콩 멧비둘기가 떡잎을 먹은 쥐눈이콩 강재규

다행히 생장점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성장이 늦긴 하지만 콩이 자란다. 올해는 유난히 멧비둘기의 출현이 잦았다.

우리 텃밭은 멧비둘기들이 고단백 먹거리를 섭취하는 식사 터가 된다. 올해도 몇 차례 더 씨앗을 넣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다. 떡잎이 돋는 족족 녀석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쪼아 먹는다.

참깨 씨앗을 부어 모종을 이식했듯이, 쥐눈이콩도 싹이 돋으면 이식을 하려고 씨앗을 넣고 철저히 은폐를 해두었다. 내년에는 참깨와 쥐눈이콩은 포트에 씨앗을 넣고 키워서 모종을 이식해야겠다.

남부 지방의 참깨 파종 시기는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이 적기로 수확시기는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이라고 하는데, 올해는 참깨를 일찍 수확하려고 서둘러 씨앗을 내었으나(올깨),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니 오히려 늦깨가 되어버렸다.

쥐눈이콩 쥐눈이콩 씨앗을 넣고 은폐를 해두었다.
▲쥐눈이콩 쥐눈이콩 씨앗을 넣고 은폐를 해두었다. 강재규

때론 속이 상하기도 하지만, 산해정의 텃밭은 오롯이 자연과 인간이 공생을 하는 실험의 장이 되고 있다.

진영 양지 마을 산해정의 텃밭은 내가 꿈꾸던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위한 삶'이 실현되는 현장이 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초보 농사꾼이 겪는 좌충우돌
#참꺠농사 #쥐눈이콩 #멧비둘기 #산해정의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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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전)한국지방자치법학회 회장, (전)한국공법학회부회장, (전)한국비교공법학회부회장, (전)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전)김해YMCA이사장, 지방분권경남연대상임대표, 미래재단이사장,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홍조근정훈장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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