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연세대 항쟁부터 2026년까지, 달라지지 않은 그 법

제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 덕수궁 돌담길서 열려

등록 2026.06.11 17:10수정 2026.06.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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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김태중

6월 11일 낮 12시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제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에는 공안 통치의 피해 당사자와 청년,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오늘 드디어 그동안 석방을 외쳤던 이정훈 연구위원이 석방돼서 함께 와 계신다"며 행사의 각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 시대에도 국가보안법 피해자가 여전히 있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이날 첫 발언자로 나선 이정훈 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됐다가 임시 석방된 당사자다. 그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사건을 "대표적인 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서울에서 만난 사람이 북한 공작원이라는 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기소의 근거가 된 혐의들에 대해서도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국가 안위를 해치는 무언가를 해야 국가보안법에 저촉이 되는데 한 게 없다"라며 "그러다 보니 이 친구들이 걸고 나온 게 내가 8년 전에 쓴 책이었다. 심지어 교도소에서 수감 중에 썼기 때문에 유죄라는 판결문 문구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연구위원은 "국가보안법 투쟁이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라며 "여태까지 수십 년 투쟁의 마무리를 짓는 과정에 있으니까 지치지 마시고 힘을 모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1996년 연세대 항쟁, 우리는 앵무새가 아니었다"

경희대 민주동문회 김종욱 회장(55)은 1996년 연세대 항쟁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그는 당시 한총련 소속으로 범민족대회에 참여했다가 구속돼 2년 실형을 살았다. "학교 안에 한 1만 5천 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었고 전국의 기동대와 전투 경찰 전부를 서울로 끌어올려 연세대학교를 물 샐 틈 없이 방어하고 학생들을 잡아 가두겠다는 상황이었다"라고 회고한 그는 "조선일보가 지은 이름이 '96년 연세대 친북 난동'이었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의 경험도 증언했다. "경찰들은 이미 내가 어디 가서 무슨 발언을 했는지를 날짜와 대회 명칭까지 라벨을 붙여 비디오로 틀어주면서 '이거 너 맞지?' 했다. 영상이었으니 부인을 못하겠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우리가 외쳤던 구호, 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철폐는 범민족대회가 시작된 이래 단 한 번도 변하지 않고 매년 똑같이 외쳤던 것"이라며 "북의 명령에 따라 북의 주장을 되내리는 앵무새가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21세기의 모순을 지적했다. "20세기에는 다름을 틀림이라 규정하고 탄압했는데, 21세기에는 틀린 말을 하는 이들이 이제는 '다르다'는 이름으로 자기 이야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사회가 됐다"라며 "이승만이 국부라거나 전두환이 민족의 영웅이라는 이야기가 버젓이 통용되는 이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김태중

"헌법 3조를 그대로 두고서는 평화 공존이 불가능하다"

황남순 자주통일평화연대 정책홍보실장은 헌법 제3조와 국가보안법의 연결고리를 짚었다. "헌법 3조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이자 160여 개국과 수교한 조선은 대한민국 영토를 불법 점유한 집단으로 간주되고, 국가보안법 제2조 반국가단체 규정의 근거가 되어 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 3조를 그대로 두고서는 상호 인정과 평화 공존이 가능하지 않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흡수 통일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러한 입장이 실제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헌법 3조·4조와 국가보안법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개정·폐지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 교류가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국가보안법과 적대적 법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결국 남북 관계는 교류와 단절을 거듭했다"라고 지적하면서 "헌법 3조와 4조,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포함한 적대적 법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자주통일평화연대는 오는 18일 국회에서 관련 법제도 개정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빨갱이·좌빨 혐오의 근원에 국가보안법이 있다"

청년 발언자로 나선 고려대학교 재학생 김남호 씨는 캠퍼스 안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혐오의 경험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인권을 이야기할 때마다 '북한 주민 인권은 어떻냐'는 상관없는 질문이 달리고, 저를 '좌빨'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흔하고 농담으로 소비되는 말이 됐다"라며 "누군가를 혐오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혐오 발언을 통해 제 존재를 제한당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 혐오의 근원을 국가보안법에서 찾았다. "죽여도 될 사람을 선택하고 혐오해도 되는 사람을 규정했던 과거 우리나라의 과오는 국가보안법이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라며 "국가보안법 제2조가 말하는 반국가단체는 1948년 이승만 단정 수립을 반대했던 정당·사회단체를 반국가단체로 몰았던 것처럼, 또다시 국가기관이 죽여도 되는 사람을 만들기 위한 허상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2024년 12·3내란을 상기시켰다. "약자를 지키고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법이 국가기관의 손에서 사람들을 억압하는 권력이 될 때 어떤 일까지 벌어질 수 있는지는 2024년 12월 3일 밤에 무섭도록 보았다"라며 "국가보안법 폐지로 갈라치기와 낙인 찍기로 점철된 혐오들에 종말을 고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안도현 시인의 시 '주름'이 낭송되었고 가수 임정득 씨의 노래도 이어졌다. 점심시간을 맞아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정부 시대에도 여전히 국가보안법 피해자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다시 확인하며, 국가보안법 폐지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되새겼다.한편 14차 월례행동은 7월 9일 목요일 낮 12시 덕수궁 돌담길에서 이어진다.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김태중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13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중이다 김태중



#국가보안법 #헌법3조 #이정훈 #123내란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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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청년입니다. 행동하는 청년회,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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