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각에 들어선 소녀의 상
이혁진
사실 더 놀란 것은 외국인들의 진지한 관람태도이다. 이들 대부분 단체객 인솔자의 안내에 따랐는데 설명을 듣는 태도가 너무 진지해 감명받았다. 이들은 임진각 전체 시설을 참배하는 마음으로 찾은 것 같았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가 무엇일까.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우뚝 선 대한민국이 과연 전쟁의 교훈을 어떻게 새기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임진각의 주요 시설 곳곳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6.25 전쟁 참전국 국기를 둥그렇게 설치한 보훈단지 참전기념비, 자유의 다리에 걸린 소원을 적은 색깔 리본,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소녀상 등에 외국인들은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임진강을 끼고 있는 개풍군 임한면이 고향인 아버지가 임진각에 다녀오면 "당분간은 부모님 안부 걱정을 안 해도 마음이 가볍다"라고 늘 말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돌아가신 기일을 몰라 자식으로서 가슴이 아픈데 이곳에 와 속죄하면 마음이 후련해진다는 것이다.
이날 임진각 방문은 개인적으로 아버지 고향을 마주하면서도 외국인들과 함께 남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DMZ 가까운 안보관광시설로만 여기던 임진각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 임진각은 고향을 그리는 우리 실향민들의 성지와 자부심을 넘어 외국인이 찾는 국제적인 '평화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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