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4일 출마 기자회견 .
황용운
조건의 변화
이번 녹색당 선거는 좋은 조건과 나쁜 조건이 동시에 있었다. 그래서 선거 기간 희망과 기대, 동시에 불안과 걱정이 교차했다.
첫 번째 호재는 여덟 석이던 제주의 광역의원 비례의석이 열세 석으로 늘어난 점이다. 제주에만 유일하게 남아있던 교육의원이 올해로 일몰되었지만 다행히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사라질 다섯 석을 비례의원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다섯 석이 늘었지만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지역구와 연동되지 않는 병립형이다. 병립형 비례제는 소수정당의 진입을 막는 데 막강한 장벽이다. 비례의석과 지역구 의석이 반반인 독일의 경우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회 전체 의석을 배분한 뒤, 지역구 당선자를 먼저 채우고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채운다. 하지만 한국의 지방선거는 지역구 따로, 정당득표율 따로 당락이 결정된다. 그럼에도 제주의 비례의석 증가는 앞으로 비례대표제 중심의 선거 제도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두 번째 호재는 녹색당의 연대 파트너였던 정의당이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제주에서 비례후보를 내지 않고 녹색당 비례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의당의 결단과 함께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제주가치, 공공운수노조 제주본부가 '제주제2공항백지화·진보정치 도약을 위한 2026지방선거연대'를 결성했다.
삼양다방에서 두 차례 회동
녹색당은 2024년 총선에서 정의당과 녹색정의당이라는 플랫폼 정당을 결성한 바 있다. 결과는 참담했지만 민주당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진보정치를 재건하려는 노력은 다음 해 대선으로 이어졌다. 민주노동당이라는 플랫폼 정당을 결성하고 사회대전환 연대회의가 선거를 함께 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의 셈법은 더 복잡했다. 정당법에 따르면 정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년에 한번은 반드시 광역단위 이상에서 선거에 나가야 한다. 녹색당은 플랫폼 정당으로 총선과 대선에 참여했기에 이번 선거에서는 반드시 녹색당 이름으로 광역 이상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녹색당은 2026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를 출마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왔고 녹색정치를 드러낼 수 있는 지역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안동의 허승규, 서울 강서구의 김유리 후보가 기초지역 후보로 나서기로 했고 제주에서 내가 광역비례 후보로 나가기로 일찌감치 정했다.
각각의 선거에 나가면서 노녹정 신호등 연대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삼양다방에서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의 도당위원장이 만났다. 나는 정의당이 도지사 후보를 나가고 녹색당이 비례후보를 나가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비례후보를 양보한다는 것은 투표지에 자기 당의 이름을 지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안을 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예상대로 정의당은 다음 회동에서 도지사 선거가 아닌 지역구와 비례 선거를 하기로 했다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녹색당은 녹색당만의 선거를 하기로 하고 1월부터 본격적으로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선거의 시간으로 돌입하면서 지역 사회 내에서 진보 후보들이 뿔뿔이 흩어져 나온다면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차기 도의회에 제2공항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인데 이에 대해 제대로 활동할 도의원 한 명은 필요하다는 절박한 심정 역시 전달되었다. 진보 정치를 한다면서 이러한 우려와 절박한 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4월 13일 두 번째 삼양다방 회동이 이뤄졌다. 정의당은 녹색당이 광역 비례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 진보정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대가 필요한 상황을 공감했다. 이미 정의당 제주도당은 비례후보 선출을 마친 상황이었지만 회동에 참여한 김옥임 비례후보 출마 예정자 역시 연대의 불씨를 계속 지펴나가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제2공항백지화 진보정치 도약을 위한 2026지방선거연대 출범 기자회견 .
정한별
제주제2공항백지화·진보정치 도약을 위한 2026지방선거연대
정의당 제주도당이 비례 불출마를 결단하자 제주가치, 공공운수노조제주본부가 선거 연대에 합류했다. 녹색당 제주 선본 역시 확대되었다. 당원이 아닌 박찬식 제주가치 대표와 김정임 정의당 서귀포시당 위원장, 양석운 공공운수노조 제주본부장이 공동선대본부장 역할을 수락했다.
녹색당 선본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선거를 통해 당의 활기를 되찾고 조직을 확장한다는 목표가 반드시 당선으로 수정되었다. 전국당에서 이상현 공동대표와 윤수영 부대표가 본선 기간 제주에 내려와서 선거를 지원하기로 했다.
제주녹색당만의 선거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전국당의 지원이 모아지면서 후보로 나선 나 역시 각오와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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