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타래처럼 엉킨 파래류가 지렁이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수면에 떠 있다.
진재중
왜 파래류가 늘어났나
경포호는 원래 바다와 육지가 분리되면서 형성된 석호(潟湖)로, 강문해변을 통해 해수가 유입되고 경포천과 인근 하천을 통해 담수가 흘러드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대표적인 기수역 생태계다. 이러한 환경은 계절과 강수량에 따라 염도가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독특한 생태적 가치를 만들어 왔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지리교육과 최광희 교수는 "현재 경포호의 가장 큰 문제는 염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이라며 "원래 석호는 담수와 해수가 섞이면서 계절과 시기에 따라 염분 농도가 자연스럽게 변화해야 하지만, 현재는 담수 유입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하구가 상시 개방돼 있어 염도가 해수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호의 건강성은 담수와 해수가 균형을 이루며 염도가 변화하는 데서 유지된다"며 "현재와 같이 자연적인 염도 변화가 사라지면 경포호 고유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포호로 유입되는 하천의 유량을 늘려 담수 공급을 확대하고, 하천의 자연적인 정화 기능이 활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물 순환 체계를 회복하는 것이 경포호 생태계 건강성을 되찾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대량 번식한 파래류가 경포호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파래류 확산이 호수 전역으로 이어지면서 경관 훼손과 생태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재중
강릉시 "수거 작업 확대…원인 분석과 수질 개선 병행"
강릉시 환경과는 경포호 파래류 문제와 관련해 지난 5월 말 1차 제거 작업을 실시했으며, 2차 수거 작업도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포호 수질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파래류 대량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과 협력해 수질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포호는 자연호수라는 특성과 기상 여건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만큼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시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물 순환 개선과 수질 관리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릉시는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수거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파래류 발생 원인 분석과 수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관리 대책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경포대 정자에서 바라본 경포호 한가운데에 파래류가 노란빛 띠를 형성하고 있다.
이규송
단순 수거보다 근본 처방 필요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제거 작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대학교 김형근 명예교수는 경포호 파래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거 작업을 넘어 근본적인 수질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선 호수로 유입되는 영양염류를 줄이고 생활하수와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외해와의 물 교환 기능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수질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장기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포호는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구간이 많아 여름철 수온이 상승하면 파래류가 급격히 번성하기 쉬운 환경"이라며 "물 순환을 개선하고 오염물질 유입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대량 번식한 파래류가 경포호 곳곳에 쌓여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진재중
강릉의 얼굴, 다시 웃을 수 있을까
경포호의 파래류 문제는 단순한 경관 훼손을 넘어 시민들의 생활환경과 관광도시 강릉의 이미지, 그리고 생태계 건강성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약속이 아니다. 왜 파래류가 대량 발생했는지, 현재 수질 상태는 어떠한지, 앞으로 어떤 대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실질적인 행동이다.
경포호는 강릉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소중한 생태 자산이다. 봄이면 벚꽃이 호수를 둘러싸고, 여름이면 푸른 바다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선사한다. 가을과 겨울에는 철새들이 찾아와 휴식하는 생태 공간이자 시민들의 쉼터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지금의 경포호는 파래류 확산과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기 수거와 제거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물 순환 개선과 담수 유입 확대, 오염원 관리, 지속적인 수질 모니터링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포호를 되살리는 일은 단순히 호수 하나를 관리하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도시 강릉의 경쟁력을 지키며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또한 강릉시가 환경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문제를 외면하는 침묵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책임 있는 대응이다. 시민들은 더 이상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닌 눈에 보이는 변화를 원하고 있다.

▲ 경포호 수면을 뒤덮은 파래류가 초록빛 띠를 이루며 확산되고 있다.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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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합니다, 직접 와서 봐주세요" 경포호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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