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지역에서 관찰되거나 확인된 어패류 모음
조종안
위 사진은 <수라/하제 생명 사진전>(2025년 11월) 전시장에서 찍었다. 만경강·동진강 하류(새만금)에는 떡조개, 말백합(생합), 개량조개, 죽합, 맛조개, 피조개, 새꼬막, 떡조개, 개조개, 새조개 홍합, 우럭(대형조개), 일본재첩, 부채가리 등 다양한 어패류가 살고 있음이 확인된다. 그중 수라갯벌 우럭은 훨씬 컷던 것으로 조사됐으나 지금은 자생할 수 없는 상태란다.
학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패총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 새만금으로 알려진다. 전국의 600여 개 패총 중 1/3이 새만금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 패총은 강변이나 해안가에 살았던 선사시대 사람들이 굴이나 조개를 까먹고 버린 쓰레기 더미를 일컫는다. 마치 무덤 봉분처럼 쌓여 있다고 해서 조개무덤(조개무지)이라고도 한다.
석기시대 유적은 주로 하천이나 해안에서 발견되는데, 군산은 사람이 정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1967년 선유도 패총에서 빗살무늬 토기 조각이 처음 발견됐다. 새만금 인근 도서(가도, 내초도, 노래섬, 띠섬, 비응도, 오식도, 개야도 등)에서도 30여 개가 조사됐다. 이는 선사시대 문화가 꽃피었던 지역이었음을 암시하는 통계이기도 하다.
군산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수라갯벌'

▲ 오동필 단장의 설명 듣는 참석자들
조종안
지난 주말(13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공동단장 오동필)은 수라갯벌 답사(오후 2시~5시 30분) 진행했다. 참석자는 22명으로 경남 울산, 충북 옥천, 경기도 수원, 인천, 서울 등 다양했다. 그중에는 전북 녹색연합, 서울 성미산 대안학교 교사와 학생들, 서울 은평구 물푸레 생태교육센터, 그리고 미국에서 온 참석자도 있었다. 그는 생태와 사람들을 만나보기 위해 참석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오동필 단장이 환영 인사를 건넸다.
"먼 곳에서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갯벌을 향해 갈 텐데요. 수라갯벌은 약 3km 거리에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도 (새만금 방조제 공사) 전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이었죠. 저쪽 도로 중심으로 왼쪽은 다 갯벌이었는데. (참석자들 놀라는 표정) 10년 전쯤 산업단지가 되면서 매립되었고, 이 도로(남북로)는 완공된 지 3년밖에 안 됐지요.
수라갯벌 가는 중간에 지하차도로 진입하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잘못하면 부안으로 직행하니까요. (웃음) 외형적으로 보시면 방조제로 막혀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사실은 하루에 두 차례 해수 유통이 되어 아직은 갯벌이 살아 있습니다. 오늘 가시면 굉장히 넓은 염습지(鹽濕地)를 보실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도착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만금개발청 정문에서 수라갯벌 입구까지 4분쯤 소요되었다. 둑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갯벌이 드넓게 펼쳐진다, 그 너머 옥녀봉(87m)에서 하제 화산(45.8m)까지 리아스식 해안선(약 6km)이 아슴하게 일직선으로 보인다. 군산공항(미군 비행장), 관제탑, 격납고 등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다가온다. 갯벌에 들어갈 장비 점검하고 오동필 단장의 보충설명 들었다.

▲ 수라갯벌 답사에 나선 참석자들
조종안

▲ 염생식물에 대해 설명하는 오동필 단장과 참석자들
조종안
"저기 동쪽으로 보이는 게 '수라갯벌'입니다. 미군기지 시설물도 보이는데요. 네모난 빨간 건물에 레이더가 돌고 있고, 오른쪽은 관제탑입니다. 물탱크도 보이네요. 그 시설물들을 통해 미군기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그 기지에는 활주로가 두 개 있어요. 하나는 일제강점기 가미카제 특공대가 교육받는 비행학교였고, 또 하나는 남북로 모양 활주로입니다. 1960년대에 활주로가 만들어지면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되죠.
여기에서 수라갯벌 지나 미군기지까지는 직선거리로 2.5km쯤 됩니다. 여러분이 1시간 30분 정도 걸어가야 닿는 거리죠. 보기에는 지척인 것 같지만, 굉장히 멀죠. 미군 비행장은 민간 공항도 겸해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거기에서 1.3km 떨어진 곳(수라갯벌)에 새만금 신공항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가 반대하는 겁니다. 반대 이유는 '군산에 유일하게 남은 갯벌을 보존시키자', 그리고 '공항은 있는 걸 잘 사용하자'는 평범한 논리로 대응하는 것이죠."
오 단장은 새만금 지역에서 관찰 및 확인한 양서류와 파충류, 염생식물 등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도롱뇽 등 8종의 양서류와 실뱀 등 6종의 파충류가 관찰 및 확인됐단다. 특히 법정 보호종인 맹꽁이는 새만금 남북로 북쪽과 군산공항 주변에서 발견됐고, 금개구리는 2021년 수라갯벌 일대에서 집단 서식하는 게 확인됐다는 것. 그 외 청개구리, 참개구리, 황소개구리, 누룩뱀, 유혈목이, 무자치, 살모사 등은 새만금 전역에서 관찰되었다.
"새만금 신공항은 '미군기지 확장'으로밖에 볼 수 없어"
오동필 단장은 <미군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의 충돌>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찍은 바 있다. 제목 그대로의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다. 2021년 10월 어느 날 아슬아슬한 현장을 목격하고 순간적으로 카메라에 담았단다. 지난 5월 예술의 전당 로비에서 열린 '새만금갯벌 사진 전시회'에서 기자는 작품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봤다. 현실이 아님에도 두려움과 함께 오싹한 느낌이 들어서였다.
오 단장 설명에 따르면 수라갯벌은 주요 철새 도래지이자 이동 루트로 조류와 비행기 충돌이 잦은 공간이다. 얼마 전에도 민물가마우지 무리가 전투기와 충돌해 두 마리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깊은 우려를 자아냈단다. 아래는 오 단장의 부연 설명이다.
"민물가마우지는 주로 옥녀봉에서 번식하는데요. 오전 7시~9시 사이에 먹이 사냥 나갔다가 오후 3시~6시 사이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때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해안가로 가까이 오면 충돌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진은 새만금 신공항의 심각한 조류 충돌 위험성을 알리는 중요한 증거로 사용되기도 했지요. 황 윤 감독의 다큐 영화 <수라>(2023)에도 같은 순간이 동영상으로 담겨 있습니다.
수라갯벌에 비행장(신공항)을 설치하겠다는 그 자체가 조류 충돌을 안고 가겠다는 심산인 거지요.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자기들 건설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하려는 모양인데, 아주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겁니다. 이곳에 지으려고 하는 새만금 신공항은 몇 년 전에 참사 일어났던 무안 공항에 비해 조류 충돌 위험성이 무려 650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오 단장은 "흔히 말로는 '새만금 신공항'이니 '국제공항 건설'이니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군기지 확장'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한마디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유하기
"아주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그들이 '새만금 신공항' 반대하는 이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