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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안에 죽을 운명 맞았던 일본 관상가가 바꾼 것

[생존하셨습니다⑥-2] '운명전쟁49' 이도규씨 "운명은 고정값 아닐 수 있어, 자신만의 '꼴값' 알아야"

등록 2026.06.23 06:47수정 2026.06.2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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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순위를 남깁니다. 출연자의 이미지도 남깁니다. 그 이미지는 때로 한 사람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노출 시간이 짧은 탈락자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방송에서 다하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습니다. 제작진과 심사위원의 의견도 기다립니다.[편집자말]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 출연한 관상가 태을 이도규씨.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 출연한 관상가 태을 이도규씨. 정채빈

* '태을' 이도규씨 인터뷰 1편에서 이어집니다.

그는 20여 년 경력의 도수치료사였다. 자신을 찾는 환자들의 상태를 보며 자연스럽게 속얘길 들어주게 됐고,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을 공부하다 뇌과학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치료사 일을 그만두고 전업 관상가가 된 지 3년째 되던 해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 출연하게 됐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상담소에서 만난 그는 "운명도 보이지 않는 세계도 안 믿는 쪽이었는데 기체조, 명리학 등을 접하면서 호기심이 생겼다"며 "그 이후 여러 스승을 찾아다녔고, 관상을 배우게 됐다. 그 기간이 10여 년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를 찾는 손님 상당수가 길흉화복만 묻는 게 아니라 속마음을 터놓으며 위로를 얻고 간다고 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다. 그것 또한 관상가가 존재하는 이유 같다"고 그가 웃어 보였다.

운동선수 꿈꿨던 청소년기... "미국에선 자연치유학이 제도권"

"아무래도 사람들 몸을 오래 관찰해 와서인지 얼굴 변형이나 뒤틀림, 얼굴색 등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걸 기색이라고 하는데 관상을 오래 공부한 분들도 그걸 구별하기 어렵다던데 전 너무 잘 보이더라. 예를 들어 기색이 붉다면 간이 약할 수 있고 고혈압이나 스트레스를 조심해야 한다. 이런 걸 배우러 다니는 게 재밌었다.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사람 몸에 그만큼 관심이 많았다. 제 사주를 보면 활인업, 즉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한다고 돼 있다. 공부를 잘했다면 아마 한의대에 진학하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교회에 다닐 때도 성경에 나오는 치유의 기적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지금에 연결된 셈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운동선수를 꿈꿨던 사실을 밝혔다. 씨름 선수였던 부친, 그리고 검도 선수였던 친형에 이어 그는 야구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강원도 춘천에 살았었는데 춘천중학교 야구부가 유명해서 거기 가겠다고 했더니 부모님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당시엔 운동한다고 하면 깡패로 빠지는 일도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뒤늦게 대학에 가며 선택한 전공이 자연치유학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한의학과로 유명한 대학이었는데, 제가 공부한 건 일종의 응용학문이었던 것이다. 미국에선 자연치유학이 제도권에 있는 걸로 아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먹는 음식, 생활 습관 등을 강조하며 치료하는 학문이다. 대체의학이라는 말도 들으면서 정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지. 요즘엔 의사분들이 자연치유학까지 섭렵하고 있는 추세라 더 사양세인 것 같다. 과 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들었다. 제도권으로 들어가야 일자리도 생기고 할 텐데 그렇지 않으니 나이가 많은 분들만 남게 되는 것이지."

"운명은 정해진 게 아니라 바꿀 수 있는 것"


 관상가 이도규씨가 평소 공부하며 즐겨 읽는 책들.
관상가 이도규씨가 평소 공부하며 즐겨 읽는 책들. 정채빈

이씨는 "그래서 제가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도수치료로 진로를 정하고, 관상과 사주로 관심을 넓히면서 "내 길을 찾은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관상학의 역사 또한 의학처럼 길고 깊다"며 설명을 이었다.

"<황제내경>이라는 고서가 있다. 중국 전통의학의 토대가 된 책인데 거기에 관상을 말하는 대목이 있다. 그리고 그 전에 달마 선사가 쓴 <달마상법>(達磨相法)이란 책도 있었고, 그보다 훨씬 오래전에도 상법을 언급하는 책들이 있었다. 그땐 일종의 수련법이었다면, 후대로 가면서 체계화되고 관상학으로 정리됐다. 사실 서양에도 관상 개념이 있다. 골상학이라고 머리 모양을 보고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는 학문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것으로 알려진 <관상학>이란 책도 있고."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마음이 편해졌다"고 반응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종종 관상을 무속의 일종으로 알고, 미래가 어떨지 묻거나 자신의 상황을 맞혀보라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가 참 힘들다"고도 말했다.

"어떤 분이 기억난다. <운명전쟁49> 방영 전에 왔고, 방송 이후 한 번 더 오셨는데 상황 자체가 바뀌진 않았지만 전보다 훨씬 마음이 좋아지고 편해졌다고 하시더라. 그분께 양해를 구하고 꼭 안아드렸다. 부모, 형제와 관계 문제가 있었고 결혼을 하고 싶어 했지만 서른 후반의 나이까지 못 하신 분이었다. 갖고 있는 잠재력이 크니 지금의 안 좋은 상황만 보지 말고 좋아질 앞날을 생각하라 말씀드렸었다.

지금은 운명이란 게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운명이 고정값은 아닌 것 같다. 알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해져 버리는 것이고, 바꾸고 개선하려 하면 바꿀 수 있다. 헬렌 켈러가 대표적이지 않나. 신체 고유의 기능이 떨어졌지만, 위대한 사람으로 남았다. 일본 관상가인 미즈노 남보쿠라는 분도 1년 안에 죽을 운명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걸 바꿔 간 분이고."

그런 이유로 이씨는 "단순히 얼굴이나 몸의 모양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그 주변의 흐름까지 보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 <관상>의 한 장면을 언급했다. 아무리 뛰어난 관상가라도 자신의 세계에 갇혀버리면 운명을 잘못 읽을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마지막 부분에 연홍(김혜수)이 다시 한양으로 가자 할 때 내경(송강호)이 바다를 가리키며 그러잖나. '파도만 보고 그걸 일으키는 바람은 보지 못했다'고. 김종서(백윤식)가 왕이 될 거라 했지만, 시대의 흐름과 환경 등을 읽지 못한 것이다."

<운명전쟁49> 이후 바뀐 것들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 출연한 관상가 태을 이도규씨.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에 출연한 관상가 태을 이도규씨. 정채빈

그는 <운명전쟁49> 출연 후로 "무속과 역술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도가 좀 높아졌음을 체감한다"고 했다. 2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방송 출연 제의도 받고,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함께 출연한 무속인분들과도 교류하면서 간접경험을 하다 보니 마음을 더 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보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상담심리 대학원에 입학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고도 했다.

"어떻게 태어났고, 무엇을 이어받았든 자기 자신부터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상학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소위 '꼴값'이라고 하지. 이게 마치 조롱처럼 느껴지는 단어인데 사실 나쁜 말이 아니다. 자기 몫과 값을 우선 이해하는 게 기본이고, 거기서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방법을 연구해 보자는 게 관상학의 취지다.

예를 들어 이마가 좁아서 사회활동에 제약이 있는 팔자라고 집에만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조금씩 사람을 만나야 역사가 이뤄지지. 이렇게 의지와 행동이 개입해야 한다. 저도 이 공부를 하며 삶이 많이 변했다. 집사람과도 으르렁거리다가 이젠 둘도 없는 단짝이 되는 경험도 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기 파악을 어려워하시더라. 제가 하는 일이 바로 그런 걸 알려드리는 것이다."

끝으로 이도규씨는 "관상학과 몸의 구조를 결합한 구조 관상학을 계속 설파하고 있는데 미신으로 치부하는 게 아닌 하나의 철학이고 학문이라는 걸 인식시키고 싶다"며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서 학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운명전쟁49 #태을 #이도규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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