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 스틸컷
넷플릭스
신작 <남편들>을 보고 이런 글을 적는 게 영화계에 몸담은 한 명의 비평가로서 안타깝다. <남편들>은 어떤 영화인가. 고경표, 이이경을 앞세운 전작 <육사오(6/45)>로 베트남 등지에서 화제를 일으킨 박규태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자극적 설정과 액션을 가진 코미디로 승부해 전작의 성취를 이어가려 한다. 시놉시스는 '범죄 조직에게 납치당한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얼떨결에 힘을 합친 전 남편 '충식'과 현 남편 '민석'의 예측불허 작전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라 적어두었다. 제목의 '남편'은 전 남편과 현 남편이란 것. 이들이 힘을 합쳐 납치된 아내와 딸을 구하는 이야기가 <남편들>의 얼개다.
마약밀매의 신기원을 연 신흥조직 두목 도준(김지석 분)을 검거한 형사 충식(진선규 분). 두목의 아내 혜란(이다희 분)에게 전처 시내(강한나 분)가 납치되자 현 남편 민석(공명 분)과 구출작업에 나선다. 마약밀매 조직의 성공부터 두목의 검거, 다시 납치와 구출, 권선징악의 결말까지 하나하나 짜임새 있기보단 얼떨결에 이뤄진다.
따로 그럴듯한 산업체도 갖추지 못한 조직이 마약을 팔아서 어떻게 한국 최고의 조직으로 번듯한 빌딩에 정상적인 기업을 꾸려갈 수 있는지, 또 경찰이 어떻게 이들을 검거하는지, 아내가 납치된 형사가 자신이 검거한 거물급 범죄자를 빼돌릴 수 있는지 등이 막무가내로 이어진다.
그저 서사만이 아니다. 영화 초반 힘주어 연출한 액션조차도 한 컷과 다음 컷 사이의 동선이 맞지 않는 등 현실성 없이 이뤄진다. 그저 흔들고 투닥거리며 나가떨어지는 모습만 보여주면 박진감 있는 것처럼 액션신이 관객을 윽박질러 강제로 재미를 납득케 하는 구조다. 한 장면 한 장면 공들여 연출하는 지난 시대 액션연출의 대가들, 또 근 몇 년 몰라보게 성장한 한국의 주목할 만한 액션영화 감독들이 보자면 속 터질 만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남편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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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실패 지양해야
코미디 또한 실패의 연속이다. 진선규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코미디는 작정하고 관객을 웃기려 들지만 그 작법이 구태의연해 도무지 웃음이 터지지 않는다. 중요한 납치극에 갑자기 개 모양을 한 동물병원차를 끌고 오는 식의 엉뚱한 상황은 맥락 없이 느껴질 뿐이다.
넷플릭스 흥행작은 보통 스타 캐스팅에 자극적 설정, 잘 먹히는 장르, 초반부의 강렬한 액션 등의 전형을 공식처럼 답습한다. 그러나 이는 관객이 영화를 지속해 보도록 하는 이유일 뿐, 작품을 높게 평가하고 유사한 작품을 다시 찾아보도록 하는 유인이 되지 못한다. 매체와 장르, 또 K콘텐츠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그대로 소비할 뿐이다. <남편들>의 배우 진선규와 공명조차 이들이 가장 자주 연기한 캐릭터의 전형을 그대로 반복한다. 이 모든 생명력이 소진되고 나면 지난 시대 홍콩영화, 또 서부영화가 마주한 결말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별도의, 독창적인 승부수다. 창작자가 고심해 마땅한, 관객을 이끌어 움직이려는 시도다. 아쉽게도 <남편들>은 그를 따로 준비하려 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이는 그대로 한국영화 전체의 독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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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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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도 코미디도 와장창... '남편들' 왜 이렇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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