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볼 공으로 패스연습 핸볼경기에 앞서 패스종류를 알고 패스 연습을 하고있다.
김의순
학교 담장 넘어 일상으로
뉴스포츠의 가장 큰 마법은 체육 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공간을 넘어 아이들의 일상까지 바꾸어 놓는다는 점이다. 얼마 전 탁구와 배드민턴을 접목한 '패드민턴(타이구)' 수업을 마친 후, 기분 좋은 변화가 찾아왔다.
4학년의 한 남학생이 아침부터 앙증맞은 패드민턴 라켓 세트를 가방에 쏙 넣어 등교한 것이다. 주말 내내 엄마를 졸라 자신만의 장비를 장만했다며 상기된 얼굴로 자랑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했다. 이제 그 아이에게 체육은 일주일에 몇 번 들어 있는 '교과목'이 아니라, 매일 친구·선생님과 함께 즐기고 싶은 '놀이'이자 '일상'이 되었다.
40년간 정든 교단을 떠난 후, 현재 원당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다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필자는 요즘 체육관 풍경을 볼 때마다 깊은 감회에 젖는다. 과거에는 체육 시간이 되면 공에 맞을까 봐 무서워하거나, 끼지 못하고 관람석 구석에 뚱하게 앉아 있는 아이들을 달래는 게 큰 일 중 하나였다. 운동 신경이 뛰어난 몇몇 아이들이 경기를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외되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없는 뉴스포츠 교실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 운동을 잘하는 아이와 서툰 아이 모두가 한 팀이 된다. 헛스윙을 하거나 공을 놓쳐도 서로 격려하고, 작은 득점 하나에도 발을 구르며 환호한다. 경쟁이 아닌 '협동'과 '배려'라는 진짜 교육의 본질이 쾌적한 체육관 매트 위로 매끄럽게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평생 스포츠로 이어지는 건강한 징검다리 수업에 참여한 원당초 한 학생은 "예전에는 체육 시간에 공에 맞을까 봐 무서워서 뒤에만 숨어 있었는데, 지금은 공이 전혀 무섭지 않다"며 "친구들이 나한테 패스를 많이 해줘서 골을 넣었을 때 날아갈 것처럼 기뻤다"고 웃어 보였다.
초등학교 시절 경험한 '즐거운 신체 활동'의 기억은 평생의 자산이 된다. 어릴 때 운동의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활력을 스스로 채워 나갈 줄 아는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난다. 학교 담장을 넘어 평생 스포츠로 이어지는 든든한 징검다리가 원당초 체육관에서 차근차근 놓이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과 학원 일정에 갇혀 마음껏 뛰어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 그러나 쾌적한 체육관 안에서 라켓을 쥐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스트레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아이를 교실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학교 체육의 유쾌한 반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더 많은 학교 현장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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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평생을 초등 교사로 아이들과 호흡하다 올해 정년퇴직 후,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신참 시민기자입니다. 남다른 건강과 스포츠로 다진 체력을 무기 삼아, 그동안 가보지 못한 길을 향해 매일 힘차게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전국매일신문과 오마이뉴스의 눈이 되어, 우리 이웃의 생생한 삶과 새로운 도전의 현장을 열정적으로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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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랑 패드민턴 해요" 원당초 체육관에서 일어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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