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웃턴십을 떠나는 12학년(고3)선배님들을 위해 10,11친구들이 준비해준 선물
이수연
나는 조금 더 많은 친구들과, 더 안정적이고 큰 터전에서 가르침을 받아보고 싶었기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고양자유학교로 떠났다. 고양자유학교는 전의 학교보다 더 안정적이고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입학할 당시에는 20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었던, 나름 뿌리깊은 학교였다. 그 때문에 교육 커리큘럼이나 규칙 등이 탄탄하고도 섬세했다.
안정적인 터전에 들어서자 오로지 학교 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던 나는 더욱더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등등 기본적인 과목들부터 프로젝트형 수업, 동아리 활동, 회의까지 모두 열심히 참여했다. 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다름을 인정해주었고 공부나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삶'과 '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사회에서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즐겁기만 하고,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닥친 여러 문제들을 견디지 못하고 결석 일수가 잦아지기도 했다. 어디를 가든, 힘든 부분은 생기기 마련이다. 어쩌면 일반학교보다 어렵고 복잡한 부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런 나의 힘든 부분마저 나의 일부로 받아들여주는 이 학교가 좋았다. 기다려주는 학교가 좋았다. 오래 봐 온 친구들,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는 선생님들이 좋았고 나를 더 심도있게 알아가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래서 나는 내 남은 10대의 시간도 고양자유학교에서 보내보기로 했다.
고등과정 '숲터'에서는 사회와 내가 이어져보는 경험을 중요시한다. 그 일환으로 '아웃턴십'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스스로 자신을 탐구하고, 자신의 관심 분야와 관련된 기관을 찾아 직접 현장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해본다. 나도 작년에는 한 달 동안 옷과 환경에 관련된 기관에 나가서 경험을 했다. 올해도 그에 이어 버려진 옷을 리폼하는 개인작업과 수공예 전문 기관 근무를 병행 중이다.
고3 아닌 19살, 천천히 나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내게도 일반학교를 다니는 고3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고3들이 얼마나 힘든 길을 걷고 있는지 조금은 실감할 수 있다. 어디 가서 "19살입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순간 어른들의 눈빛이 바뀐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대학은 어디 갈 거니?", "공부 할만해?"라는 질문도 많이 받아봤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당하게 말한다. "대학은 제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가려고요. 일단은 제가 할 수 있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말이다.
대학은 꼭 가야하는 곳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졌을 때에 가면 된다. 최소한 무작정 가서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시간에 쫓겨 골인하듯 들어가야 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장 눈 앞에 놓인 대입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교에 다니면서 생각했다. 19살의 소년 소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나를 알아가보는 시간이지 않을까?
나는 대한민국의 19살들이 고3이라는 단어로 깡그리 묶여 통칭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라는 대단하고도 위대한 하나의 생명을 존중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동시에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내 주위의 사람들을 '적'이 아닌 친구로, 인생 선배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로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오면 세상은 더 따뜻하고도 맑게 밝아질 것이라 나는 굳게 믿고 있다.

▲ 작년 2025, 전세계 민주교육 한마당 IDEC에서 친구들과
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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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준비 대신 바느질 하는 고3, 걱정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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