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활용, 시니어의 미디어 문해력이 필요함을 그렸다 AI 생성이미지
'보는 것이 곧 진실'이던 시대의 종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진과 영상은 사실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였다. 신문 사진을 믿었고, 텔레비전 뉴스를 믿었으며,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도 사실이라 여겼다. 기술은 우리에게 커다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진실의 기준'을 뒤흔드는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었다.
AI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빚어내고,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마치 현실처럼 재현한다. 전문가조차 한눈에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진 기술 앞에서, 우리의 눈과 귀는 너무도 쉽게 무력해지곤 한다.
동굴 속 파란 인어, 그리고 깨져버린 동심
얼마 전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눈을 의심한 적이 있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파란 비늘을 가진 인어와 아기 인어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이내 물속으로 사라졌다.
너무도 생생하고 영롱한 모습에 순간적으로 '혹시 진짜가 아닐까?' 하는 호기심과 설렘이 피어올랐다. 알고리즘은 내 마음을 읽은 듯 비슷한 영상을 끊임없이 띄워주었다.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나 보던 존재가 실제로 살아 숨 쉬고 있다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그러나 잠시 숨을 고르고 자세히 살펴보니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구석이 눈에 밟혔다. 아기 인어의 얼굴은 마치 도자기 인형처럼 지나치게 매끈했고, 인어의 신체 비율도 현실적인 생명체라기엔 이질감이 들었다. 결국 관련 정보를 확인해 보니, 그것은 고도의 AI 기술로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영상이었다. 잠시 동심에 빠졌던 설렘은 씁쓸한 현실의 자각으로 이어졌다.
시니어 세대의 미디어 문해력, '현문현답'에서 답을 찾다
이러한 혼란은 스마트폰과 유튜브를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접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는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뒤섞여 있다. 자극적인 가짜 뉴스와 그럴듯한 AI 영상은 시니어들의 순수한 관심과 감성을 낚아채기 쉽고, 잘못된 정보에 지인들이 동조하기 시작하면 사회적 불안과 불안정한 오해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제는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확인했는가'가 삶을 지키는 무기가 되는 시대다.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나는 현장에서 발로 뛰며 사실을 확인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AI 시대가 된 지금도 우리가 붙잡아야 할 원칙은 변함이 없다. 바로 '현문현답(現問現答)', 즉 현장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다. 자극적이고 놀라운 영상을 보더라도 무조건 믿기 전에 한 번쯤 출처를 의심하고, 다른 공신력 있는 자료와 비교 검증하는 '디지털 현장 확인' 습관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스마트폰도, 더 빠른 인터넷 속도도 아니다. 넘쳐나는 가짜 속에서 진짜를 구별해 내려는 비판적 지혜다. 그날 내가 유튜브에서 발견한 것은 신비로운 인어가 아니라, AI 시대를 당당하게 살아갈 시니어들의 새로운 삶의 자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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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공직에 몸담고 퇴직했습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의 삶을 다시 배우는 60대 인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인생 2막의 의미를 발견하는 글을 씁니다.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중장년과 노년의 삶을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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