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6.26 15:55수정 2026.06.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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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마늘, 냉장고에 10일 정도 숙성시킨 후 복용할 것이다.
이혁진
오늘 생전 처음 '꿀마늘'을 재웠다. 냉장고에서 10일 정도 숙성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지난 6월 초 제주 마늘을 두 접 주문했다. 우리 집은 마늘 장아찌를 만들 땐 거의 제주 마늘을 쓰고 있다. 한 접 반은 갖은 양념으로 쓰고 나머지 반 접은 꿀에 절였다. 특히 꿀마늘은 한번 담가보고 싶은 레시피였다.
일단 마늘을 부엌에 한 자락 깔아 놓고 말리기 시작했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마늘의 수분을 제거해야 한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집안이 마늘 냄새로 진동했다. 이 상태로 일주일을 건조했다. 일주일 후 마늘 가운데 줄기를 뽑고 두세 조각으로 분리했다. 또 다시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일주일이 지나갔다. 한 접 반은 소분해 냉장고에 장기 보관하고 마늘 반 접 50여 개를 일일이 까기 시작했다. 이 작업도 이틀이 걸렸다.

▲ 우리 집은 제주마늘 두 접으로 올해 나기로 했다.
이혁진

▲ 장기보관을 위해 마늘을 건조하고 있다. 두 접이 부엌 한자락을 차지했다.
이혁진

▲ 제주마늘, 의성마늘에 비해 마늘쪽이 많다.
이혁진
2주 이상 꿀마늘 사전 작업을 마무리했다. 반 접의 깐 마늘은 김장 김치 두 포기 정도 들어가는 용기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마늘 작업이 귀찮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는 마늘을 정성껏 까는 나를 보고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한편으로 아내는 꿀마늘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오늘 오전 본격적인 꿀마늘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깐 마늘을 씻고 찜기에 올려 10여 분 정도 알맞게 쪘다. 오래 찌면 마늘이 물러져 조심해야 한다. 이어 잠깐 김을 빼고 식혔다가 마늘 양 만큼 꿀을 부어 완성했다. 꿀은 잡화꿀을 사용했다.
방금 만든 꿀마늘 맛은 어떨까. 마늘의 매운맛이 사라져 부드러운 카스텔라 같다. 그러나 진짜 맛은 마늘에 꿀이 듬뿍 배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하루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서 천천히 10일 숙성시킬 것이다.

▲ 꿀마늘, 마늘분량과 꿀양은 일대일이다.
이혁진
어릴 때 어머니도 이맘 때쯤 꿀마늘을 만들었다. 꿀을 쉽게 구하기 힘든 시절이다. 꿀마늘은 아버지를 위한 보약이었다. 그때는 마늘을 찌지 않고 생마늘을 사용했다. 본래 이렇게 먹는다고 들었다. 아버지가 꿀마늘을 드실 때 마늘 냄새 때문에 우리들은 피해 다녔다. 또한 어머니는 인삼을 꿀에 재워 인삼꿀차를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내놓기도 했다.
사실 꿀마늘은 아내의 '여름 나기 보약'으로 준비했다. 최근 무리해 체력이 쇠하고 피곤이 누적됐다는 검진 소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령인 아버지께도 복용을 권할 계획이다. 마늘은 세계가 인정한 '슈퍼푸드'이다.
마늘 까기가 조금 귀찮고 번거로워도 꿀마늘의 효능에 대해선 긴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단, 꿀마늘이 몸에 좋아도 과복용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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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위한 여름 보약, '꿀마늘'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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