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세종지부 사무실
전교조세종지부
강미애 세종시교육감 당선인이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중학교 3학년 전원 대상 글로벌 진로탐험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지부장 이상미, 아래 전교조 세종지부)는 교사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사업 추진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현재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중학교 3학년 전체 학생 약 4,000명을 대상으로 미국 등 해외에서 5박 7일간 진로체험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260억 원 규모로, 이 가운데 200억 원(70%)은 교육청이, 60억 원(30%)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억 글로벌 진로탐험대' 공약은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 교육 효과, 재정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교육청은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공약을 전면 재설계하거나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한된 교육재정은 일회성 해외 체험이 아니라 모든 학생의 교육 기회 확대와 학교 교육여건 개선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학생 진로교육 확대라는 정책 방향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대규모 교육재정을 투입하는 해외 체험 사업을 추진하면서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 교육 효과, 재정 운영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해당 사업의 교육적 필요성에 대해 92.5%가 부정적으로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83.5%는 '매우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사업 추진 시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체험학습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 법적 보호장치 부족(89.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해외 체험학습 학생 인솔 및 안전관리 책임 부담(82.8%) ▲학부모 30% 자부담으로 인한 부담 증가와 경제적 취약계층 학생 소외 우려(80.0%) ▲해외 체험학습 관련 행정업무 증가(78.8%) ▲5박 7일 일정으로는 진로탐색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76.6%) ▲일부 학년에 예산이 집중되는 교육재정 형평성 문제(71.6%) ▲중3 담임 및 부장교사 기피 심화와 업무 부담 증가(71.3%)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특히 학생 안전과 교사 책임 문제를 가장 큰 쟁점으로 지목했다. 지부는 "한 학년 전체를 인솔하는 장기간 해외 이동은 일반적인 학교 교육활동과는 다른 수준의 안전관리와 책임 체계를 요구한다"며 "사고 발생 시 교사 보호 장치와 책임 범위, 행정 지원 체계에 대한 구체적 대책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현장의 부담을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 재정 운용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200억 원의 교육재정을 특정 학년의 단기 해외체험에 집중하는 것은 교육의 보편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충분한 사회적 설명과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제한된 재원은 단기 일회성 체험보다 모든 학생의 교육 기회 확대와 학교 교육환경 개선에 우선 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 체험 사업은 교육교부금 축소 요구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며 "세종시의 재정 여건과 학생 급식비 지원 축소 논의 등을 고려할 때 필수 교육복지와 학교 교육환경 여건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 자부담과 개인 사정으로 해외 체험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이 발생할 경우 교육 경험의 격차와 소외감이 생길 수 있고, 다수 교사가 인솔에 참여하면 학교에 남는 학생들의 수업 운영과 생활지도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지난 19일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지만, 정책 검토를 위한 자문위원회 논의가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감 당선인이 언론 발표와 학교장 간담회, 중3 부장·진로부장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현장의 의견 수렴 없는 속도전식 정책 추진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부담을 전가할 뿐 아니라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공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번 전교조 세종지부의 설문조사 결과는 세종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공동체 차원의 첫 공개 의견 수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미애 교육감 당선자가 교육공동체와의 소통을 강조해온 가운데, 해당 공약의 추진 여부와 방향을 둘러싸고 인수위원회와 교육감 당선인 측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뉴스피치(Newspeach)는 세종시 중장년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창간한 지역 기반 공동체 미디어로, 젠더 관점의 보도를 통해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의제를 조명하고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새로운 언론을 지향합니다.
공유하기
세종 교사 92.5% "200억 글로벌 진로탐험대 정책 불필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