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20일 도쿄 환경성 수·대기환경국 환경관리과 환경오염대책팀을 만나 일본의 수질 관리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른쪽 위부터 사노 카오코, 시미즈 토시키, 노구치 히로시, 이나가와 사에)
주간함양
"과거 일본 역시 수질오염으로 인해 수생태계가 훼손되고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친 관리로 현재 대부분의 권역에서 목표 수준의 수질을 달성했고, 오염원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생태계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자연환경은 예상보다 훨씬 복합적이었습니다. 수질 개선만으로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되지는 않았고, 이제는 수질 관리와 함께 수생태계의 균형과 회복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일본 환경성 관계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 현재 일본 수질 정책이 어디까지 도달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축산·생활오수·비점오염원을 줄이는 문제가 주요 환경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오염원을 지나치게 줄인 이후 나타나는 생태계 변화까지 고민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수질 개선이 곧 생태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상식을 다시 검토하는 움직임이다.
이번 일본 환경성 인터뷰에서는 수질 기준 설정 방식부터 총량규제 정책, 축산 및 비점오염 관리, 그리고 수질 개선 이후 나타난 예상 밖의 생태 변화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오갔다.
일본은 중앙이 기준을 만들고 지방이 조정한다
일본 환경성은 국가 전체 환경기준과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중앙 행정기관이다. 다만 실제 관리와 집행은 지방정부와 연계되는 구조다.
환경성 환경부 수·대기 환경국 해양환경과 해역 환경관리실 시미즈 토시키 환경대책 추진관은 인터뷰에서 일본의 환경기준 운영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환경성이 환경기준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면 지방정부는 이를 토대로 지역 특성과 환경 여건에 맞춰 관리 기준과 정책을 운영합니다."
일본의 환경행정은 일률적 규제보다 지역 맞춤형 관리에 가깝다. 동일한 국가 기준을 적용하되 산업 구조, 인구 밀도, 하천 특성 등을 고려해 지자체별 관리 수준을 조정한다.
또한 수질 관리 역시 환경성 단독이 아닌 여러 부처가 함께 참여한다.
"농업, 사업장, 일반가정 등 분야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국토교통성, 농림수산성 등과 협력해 세부 제도를 운영합니다."
즉, 환경성이 큰 방향을 정하면 실제 정책 집행은 지방정부와 관계 부처가 분담하는 구조다.
현재 일본의 수질 정책은 과거 심각한 오염 경험에서 출발했다. 1960~1970년대 일본의 도쿄만·이세만·세토내해 등 폐쇄성 해역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심각한 부영양화 상태에 놓였다.
생활오수와 산업폐수가 집중 유입되면서 플랑크톤이 과도하게 증식했고 적조와 악취, 산소 부족 현상이 반복됐다. 이에 일본은 수질오염방지법을 기반으로 총량규제를 도입했다.
총량규제는 오염농도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농도 × 방류량'으로 계산되는 오염부하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를 중심으로 규제했으며 이후 질소와 인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했다.
"환경청 시절부터 하천과 연안 수역의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총량 규제를 시행하며 수질 개선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해역 환경대책 추진관 시미즈 토시키
주간함양
축산과 비점오염 일본은 정말 문제가 없을까
일본 환경성은 현재 일본 수질 관리 체계에서 축산 및 농업 오염원의 비중은 과거보다 상당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환경성 관계자는 "축산과 농업 관련 오염은 전체 수질 관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며 "자료에 따라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점오염과 비점오염을 포함한 전체 일본 오염도에서 비점오염 수치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은 축산시설의 오폐수 처리와 방류를 농림수산성과 지방정부가 함께 관리하며 일정 규모 이상 시설은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환경성 측 설명의 핵심은 비점오염 자체가 없다는 의미보다, 공공하수도·유역하수도·종말처리장·공공폐수처리시설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점오염원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일본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하수처리 인프라가 높은 수준으로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나타났다. 일본은 오랜 기간 수질 개선 정책을 통해 BOD와 COD 등 여러 환경 기준 달성률을 높여왔다. 하천 수질은 상당수 지역에서 목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염부하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당초 기대는 명확했다. 물이 깨끗해지면 생태계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질소와 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플랑크톤 생산량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생태계 구조 변화가 어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학계와 행정기관은 수온 상승, 해류 변화, 저층 산소 감소, 서식환경 변화, 영양염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뷰 도중 일본 환경성 관계자는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일본 김을 드셔본 적 있습니까?"
그는 한국 김을 높게 평가하면서 일본 김 산업의 고민을 설명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수질 개선 이후 바다 속 영양염이 부족해지면서 김의 색과 품질 변화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김은 질소와 인 같은 영양염을 필요로 한다. 반대로 영양염이 지나치게 많으면 적조가 발생하고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많을수록 좋은 것'도, '적을수록 좋은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적정 수준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답은 없지만 균형은 있다
일본은 현재 수질 개선에 따른 규제 완화를 고민하고 있다. 이는 오염 제거만을 목표로 하는 접근이 아닌, 생태계와 공존 가능한 수준의 관리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환경의 정답인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인간과 환경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일본은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바른언론 젊은신문 함양의 대표지역신문 주간함양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