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왼쪽)과 강건작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6.6.25
연합뉴스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회복 논의는 오랫동안 '언제 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국방 AI가 감시정찰, 지휘통제, 무인체계, 군수지원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전작권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전작권은 지휘권의 소재만이 아니라, 실제 작전 환경에서 우리 군이 어떤 데이터를 확보하고, 어떻게 검증하며, 어떤 알고리즘과 통신망 위에서 지휘결심을 내릴 수 있는가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 점에서 23일 한국국방연구원 홍릉국방포럼에서 공개된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발표문은 주목할 만하다. 발표문은 저궤도 위성통신망, 한국형 MSS, 전장 데이터 통제 문제를 전작권의 실질적 작동 조건과 연결해 제기했다. 이는 전작권 논의를 제도적 권한의 이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작전 환경에서 그 권한을 뒷받침할 데이터·통신·알고리즘 기반까지 함께 보게 한다.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바로 '전작권의 작동성'이다. 이는 우리 군이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제도적 상태가 실제 작전 환경에서 독자적으로 감시 정찰을 수행하고, 수집된 첩보를 군사 정보로 전환하며, 그 정보를 바탕으로 지휘 결심을 내리고, 필요할 경우 작전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지는 정도를 뜻한다. 이 작동성은 위성을 포함한 감시 정찰 자산과 영상정보, 신호정보, 계측기호정보, AI 기반 분석체계가 얼마나 신뢰성 있게 연동되는가에 달려 있다.
한국형 MSS 논의도 이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 MSS)은 단순한 AI 기반 상황 표시 도구라기보다, 다양한 출처의 군사 데이터를 통합해 지휘관의 상황인식과 지휘결심을 지원하는 AI 기반 전장 플랫폼에 가깝다. 따라서 한국형 MSS 구상의 핵심은 플랫폼의 외형이 아니라, 감시정찰 자산과 정보체계에서 생산된 데이터가 어떤 신뢰 수준과 절차를 거쳐 지휘관의 상황 인식과 지휘결심 과정에 반영되는가에 있다.
한국형 MSS가 지휘결심을 지원하는 AI 기반 전장 플랫폼이라면, 분석 결과의 신뢰성은 체계 설계의 핵심 조건이 된다. AI는 판단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무결성이 훼손된 영상·센서 입력값, 허위 표적정보가 AI 분석체계에 반영되면, 판단 속도의 향상은 오히려 작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이버 침해로 체계 로그가 훼손될 경우, 분석 결과의 추적성과 검증 가능성도 약화된다. 따라서 AI 안보의 핵심은 모델 성능만이 아니라 데이터의 출처와 무결성, 접근권한, 정보처리 과정, 그리고 인간 지휘관의 최종 결심이 신뢰 가능한 체계 안에서 보장되는가에 있다.
이 신뢰 가능한 체계는 데이터가 어디서 생산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지휘결심체계로 전달되는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우주 기반 감시정찰 자산은 미래전에서 전장 데이터를 생산하는 핵심 기반이고, 저궤도 위성통신망과 전술통신망은 센서, 무인체계, 지휘소, 작전수단을 연결하는 데이터 경로가 된다. AI 기반 미래전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자산의 성능만이 아니라,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가 지휘결심을 거쳐 필요한 작전수단과 얼마나 신뢰성 있게 연결되는가이다. 특히 무인체계와 유무인복합 운용이 확대될수록 AI는 단순 분석도구가 아니라 실제 작전수단과 연결되는 결심지원체계로 기능하게 된다. 한국형 MSS는 이러한 전장 데이터 흐름의 신뢰성과 연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체계가 온전히 작동하려면 데이터 주권과 사이버보안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데이터 주권은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다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신뢰성 있게 검증하며 필요한 수준에서 안전하게 공유하고, 침해 및 오류 발생 시에도 지휘결심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군사정보 보안은 기본 전제다. 다만 AI 활용 범위가 확장되는 상황에서는 데이터 중요도와 임무 특성에 따라 보호수준과 활용방식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또한 AI 기반 결심체계가 실제 위기상황에서 작동하려면 사이버 위협과 정보환경의 교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데이터 변조, 허위정보 확산과 같은 인지전적 교란, 공공 알림체계와 언론 환경의 혼선은 기술체계뿐 아니라 국가위기관리 전반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정부부처와 군, 정보기관, 전문기관이 어떤 데이터를 어떤 수준에서 공유하고, 어떤 조건에서 보호하며, 어떤 상황에서 공동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실무적 정합성이 중요하다.
전작권 회복 논의는 이제 시점의 문제를 넘어 작동성의 문제까지 함께 다루어야 한다. 회복된 지휘권이 실제 작전환경에서 실효성을 가지려면 우리 군이 스스로 전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알고리즘의 판단 과정을 검증하며 지휘관의 최종 결심을 신뢰 가능한 체계 안에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작권 회복 이후 지휘권의 실질은 우리 군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얼마나 신뢰성 있게 통제하고 검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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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회복 이후, 지휘권은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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