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에게 문자를 보내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아빠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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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혼자 사는 막내딸이 오늘 하루는 잘 보냈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걱정과 염려를 가득 담아 보내는 아빠의 문자에 비해, 정형화된 문장을 기계적으로 입력했던 나의 문자는 다소 냉소적이었다.
'아, 맨날 똑같은 문자를 왜 주고받아야 되는 거야.' 어쩌면 나에게 아빠의 문자는 하루의 숙제 같은 일이었다.
건강이 나빠지신 이후로 몸을 쓰는 것이 불편해진 아빠는, 손의 움직임도 둔해져서 핸드폰 사용이 어려워졌다.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 자체도 힘든데, 다른 손으로는 손톱이 아닌 손가락의 살갗이 액정에 살짝 닿아 터치를 하는 것은 10번을 눌러야 1번 성공할까 말까이다.
아빠 혼자서 핸드폰을 사용할 방법을 찾아 고민하다, 핸드폰 거치대로 단단히 고정시키면 되지 않을까 싶어 핸드폰 거치대를 구입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거치대를 설치했지만 핸드폰을 만질 때마다 흔들거리기도 하고, 터치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여서 아빠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도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아빠는 핸드폰을 달라시며 당신이 이것저것 해보려고 시도를 하신다. 옆에서 내가 도와줘도 당신이 맘먹은 바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 결국에는 핸드폰을 포기하고 내려놓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수많은 절망과 타협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이제는 혼자 문자 확인이 어려운 아빠를 위해 매 주말 본가에 가면 나는 일주일간 쌓인 아빠의 문자와 카톡을 확인하고, 누구한테 이러이러한 내용의 문자가 왔다고 아빠에게 전해준다.
얼마 전 한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친구야OO여귀가먹어서문자로열락해서미안해친구도아프고나도아퍼우리힘내자친구야잘지내'
띄어쓰기도 없이, 중간중간 맞춤법이 틀린 한 통의 문자. 그래서인지 더 짠하고 애잔해보이는 아빠의 친구에게서 온 문자였다. 80세가 넘은 아빠의 초등학교 동창이 남긴 문자메시지에는 만나지 못하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었다. 우두커니 서서 문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의 마음도 슬픔으로 일렁거린다.
아빠의 친구분은 암 투병 중이라고 하셨다. 초등학교 동창생이니 70년지기 친구인 셈이다. 노년에 병환과 싸우는 두 친구는 만날 수는 없지만, 문득문득 서로를 생각하며 안부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잘 지내려나, 병은 좀 나아지고 있으려나.'
더듬더듬 핸드폰을 눌러 친구에게 힘내라고, 잘 지내라고 문자를 보내주신 친구분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돼 내 눈에 눈물이 핑 돈다.
아빠에게 친구분의 문자를 알려드리며, 아빠가 말로 하면 내가 답장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아빠는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시면서도 좀처럼 입을 열지 못하신다.
"아빠 그러면 내가 써볼게. 아빠가 어떤지 함 봐줘."
'친구야 힘내서 빨리 낫고 아프지 말어. 나중에 만나서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잘 지내.'
"이거 어때?"
아빠가 좋다고 그렇게 보내달라고 하신다. 답장을 적어가는 내 손끝도 떨리고, 마음도 아리다.
문자를 주고받는 그 순간만은 여덟 살배기 어린 아빠와 친구분이 철모르고 뛰어놀며 건강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지금의 걱정을 잠시 내려놓으셨으면 한다.
아빠와 친구분의 건강과 안녕을 간절히 기도하며, 문자 전송 버튼을 누른다.
'아빠가 나한테 문자 보내는 거 참 좋아했는데, 그때 답장 좀 정성껏 보내줄걸. 평생 아빠 문자를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난 참 어리석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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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도 여전히 꿈을 꾸는, 철없는 어른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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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버지에게 암투병중인 친구가 보낸 문자에 눈물이 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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