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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손 뻗어 입을 틀어막는 짐승들아

[시로 읽는 오늘] 함순례 '자정의 작용'

등록 2026.07.06 08:59수정 2026.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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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기자말]
자정의 작용
- 함순례

웃는 별이 있다
우는 별이 있다


오래 걸어온 자들은 안다
광장에 주저앉아 신발을 벗고 부르튼 발 주무르며
언제까지 걸어야 하나 혼잣말은 앞으로도
첫 마음으로 걸어야 한다는 것
거대한 파도에 밀려 헤진 옷
훌훌 벗어놓고 등을 말고 잠든
순간에도 심장은 뛰고 있어서
그것이 슬퍼 웃고
그것이 아파 울지 못하는
별들이 참 뜨겁고도 서늘하게 반짝인다
도시의 우듬지가 별들의 박동을 들으며 출렁이는 시간
도시의 파도는 거세고 무거우니
어두운 손 뻗어 입을 틀어막는 짐승들아
개 같은 날들을 치워라

우리는 슬프고 아픈 기미 찾아
온 마음으로 꿈을 꾼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내일이면 또 별들이 나와
생의 스크럼을 짤 것이다

출처_시집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애지, 2018
시인_함순례: 1993년 <시와 사회>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뜨거운 발> <혹시나>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울컥>이 있다.

 도시의 우듬지에서 별들이 아픈 발처럼 반짝인다.
도시의 우듬지에서 별들이 아픈 발처럼 반짝인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추천글

"웃는 별"과 "우는 별"은 삶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다. 시인은 "광장에 주저앉아" 부르튼 발을 주무르면서도 "첫 마음으로 걸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어두운 손"과 "입을 틀어막는 짐승들"이 인간의 목소리를 억압하지만, 시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웃는 별"과 "우는 별"이 함께 "생의 스크럼을" 짜듯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연대할 때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의 빛은 공동체적 연대를 통해 비로소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백애송 시인)
#함순례시인 #자정의작용 #나는당신이말할수없는것을말하고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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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작가회의는 이 땅의 대표적인 문인단체로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정신을 계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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