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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7.02 09:53수정 2026.07.0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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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토가 다르면 농법도 다르다'(농사직설, 1429년). 한국 날씨와 토질에 맞춰 유기농 텃밭 농사법을 안내합니다.[기자말] |
한국에서 유기 농사를 지을 때 가장 어려운 시기가 바로 여름입니다.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오는 데다, 조금만 시기를 놓쳐도 풀이 무성해지고 병충해가 기승을 부립니다. 시기별로 해야 할 일을 놓치지 말고 해야 합니다. 봄에 심어서 자라고 있는 기본 작물과 6월에 심은 콩, 들깨 농사법 등을 정리합니다.

▲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밭에서 작물들이 힘차게 자라고 있습니다.
조계환
[7월 유기농 방제] 예방, 긴급 상황으로 나누어 방제
7월이 되면 나방 유충으로 인해 고추에 구멍이 뚫리고, 장마와 폭염으로 토마토, 오이, 애호박 등에 곰팡이병이 생깁니다. 유기농 방제가 아주 어려운 시기입니다. 미리미리 방제를 해야 합니다.
방제는 병충해가 오기 전에 하는 예방 방제, 긴급 상황 방제로 나누어서 합니다. 예방 방제일 경우에는 보통 1주일에 한 번씩 BT균이나 식물 추출물 성분의 유기농 살충제, 유황이나 석회 보르도액 같은 유기농 살균제를 미리 뿌려줍니다. 바닷물(100배), 계란 껍질을 식초에 용해시킨 난각칼슘(300배), 해조류 추출물을 함께 넣어서 뿌려주면 작물이 더위를 잘 견딥니다.
긴급 방제는 예방을 했는데도 작물에 구멍이 많이 뚫리거나 곰팡이병 등이 심하게 왔을 때 합니다. 2~3일 간격으로 병충해가 잡힐 때까지 뿌립니다. 그래도 안 잡히면 유기농에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습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고 포기합니다. 고추 탄저병 같은 경우 비가 많이 오면 비 그친 뒤마다 나가서 방제를 해야 하는데 심해지면 다 죽습니다. 그래서 유기농 고추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해조류 추출물이 여름 농사에 좋습니다. 뿌리가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힘을 키워줍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유기농 인증 받은 해조류 추출물을 방제할 때 함께 사용해 보세요. 토마토나 고추 등 작물의 맛도 좋게 합니다. 단 예방 방제할 때만 같이 사용합니다. 병충해가 심할 경우 해조류가 병충해 먹이가 되어 더 번지게 할 수 있습니다.
한여름이 되어 더워지면 작물이 영양 흡수를 못 합니다. 미리 만들어 놓은 유박액비를 뿌려줘야 합니다. 충분히 발효된 유박액비는 100배로 희석해서 뿌려줘도 되지만, 발효가 조금이라도 덜 됐다면 여름에는 가스장해를 일으켜 작물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유박액비를 뿌리는 방법은 150배에서 200배 사이로 저녁에 뿌리에 뿌려주는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에 맑은 물을 다시 줘서 조금 묽게 만들어주면 좋습니다.
[옥수수] 울타리를 단단히 한 겹 더 칩니다
4월에 옥수수를 심었다면 7월이 수확기입니다. 봄에 심은 옥수수는 어지간하면 잘 자라지만 야생동물이 먹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라니나 멧돼지 피해가 크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기 울타리나 철망 울타리 등을 설치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들어오는 엄청난 동물이 있습니다.

▲ 수확 직전에 옥수수 있는 부분에 울타리를 한 겹 더 칩니다. 아래쪽을 팽팽하게 고정시켜야 너구리가 못 들어옵니다.
조계환
바로 너구리입니다. 옥수수가 막 익기 시작하면 대가족이 들어와서 하룻밤에도 수십 개씩 먹고 갑니다. 영리하기로 소문난 너구리답게 깜빡이는 경광등을 켜 놓거나 울타리를 쳐 놓아도 쉽게 뚫고 들어옵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옥수수 둘레로 또 울타리를 치는 것입니다. 옥수수가 막 익어가기 직전에 고라니망이나 한랭사 등을 이용해 칩니다.
고추막대를 1.5m~2m에 하나씩 박고 망을 친 후에 아래쪽에 거의 50cm에 하나씩 핀으로 박아 놓았더니 너구리가 못 들어왔습니다. 아래쪽을 빈틈없이 완전 팽팽하게 해야 합니다.
미리 망을 쳐 놓으면 너구리는 들어올 방법을 찾는데, 수확 직전에 작업해 놓으면 못 들어옵니다. 사진처럼 철저하게 이중 울타리를 쳐 놓으면 옥수수를 너구리에게 안 뺏기고 다 수확할 수 있습니다.
옥수수는 해 뜨기 전에 수확해서 1시간 안에 생으로 한번 먹어보세요. 농부만이 느낄 수 있는 놀라운 맛이 납니다. 1시간만 지나도 이 엄청난 맛은 사라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물론 쪄서 먹는 게 맛있습니다.
[토마토] 적과와 적심을 잘해야 크게 자랍니다

▲ 토마토는 적과와 적심을 잘하면 크게 자랍니다.
조계환
토마토는 이제 한창 자라기 시작할 때입니다. 곁순 제거를 계속하면서 열매를 솎아주어야 합니다. 1화방은 4~5개, 2화방부터는 3~4개만 열매를 남겨야 토마토 크기가 커집니다.
토마토 크기를 키우려면 적심(본순을 잘라내는 일)을 해야 하는데, 세력이 좋으면 7~8화방까지, 약하면 4~5화방까지 키웁니다. 7화방 위에서 적심하고 싶으면 8화방 꽃망울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떼어내고 옆에 잎들은 그냥 두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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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토 적심하는 방법 토마토 적심은 마지막 꽃망울을 자르고 잎은 남겨 둡니다. ⓒ 조계환
꽃망울을 자르고 잎은 남겨 둡니다. 마지막 화방 위쪽에 잎이 몇 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적심을 하면 토마토가 더 이상 몸집을 키우려고 하지 않고 열매에 집중하기 때문에 아래쪽 토마토가 커집니다.
7월에 가장 심하게 오는 토마토 병은 배꼽썩음병과 기형과입니다. 배꼽썩음병은 칼슘이 부족하거나 물을 너무 극단적으로 말렸다가 한꺼번에 줄 경우 발생합니다. 해가 쨍쨍한 날 기준으로 2~3일에 한 번씩 아침 일정한 시간에 물을 잘 주면 됩니다.
난각칼슘을 자주 뿌려주면 방제가 됩니다. 기형과는 모종 때 온도 관리, 질소 과다, 저온 혹은 고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온다고 하는데, 아무리 잘 방제를 해도 조금은 생깁니다. 보이는 즉시 떼어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토마토가 완전히 익은 다음에 수확하는 것입니다. 보통 시장에 나오는 일반 토마토는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거의 파란 상태에서 수확합니다. 보통 소비자에게 가기까지 3~4일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수확 이후에도 시간이 지나면 빨개지기는 하지만 맛도 영양도 떨어집니다.
직접 토마토를 키울 때는 90% 이상 완전히 빨갛게 익었을 때 수확합니다. 훨씬 맛있고 몸에도 좋습니다.
[콩] 김매기와 순지르기, 노린재 방제를 잘해야 합니다
6월에 심은 콩은 초기에 북주기(뿌리 부분에 흙을 조금 북돋아 주는 일)를 하고, 7월에 순지르기를 잘해야 열매가 많이 달립니다. 막 줄기가 치고 올라갈 때 순을 잘라버리면 열매를 맺는 쪽으로 기운이 바뀝니다. 지나치게 자라서 줄기 전체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도 합니다.

▲ 콩은 30cm 조금 넘게 자랐을 때 생장점을 잘라서 적심을 합니다.
조계환
콩이 30cm 조금 넘게 자랐을 때(본엽 5~7매) 위의 생장점을 10cm 정도 잘라냅니다. 시기는 보통 7월 중순 정도입니다. 가위나 낫으로 쳐내도 되고, 양이 많으면 예초기로 쳐내도 됩니다. 순지르기할 때 나오는 콩잎은 장아찌를 만들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콩 중에는 순지르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품종도 있으므로 씨앗을 구매할 때 확인해야 합니다.
순지르기하는 품종이라도 늦게 심었거나 생육이 부진한 경우에는 순지르기를 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든 8월 이후에는 순지르기를 하지 않습니다. 특히 꽃이 피었을 때는 절대 순지르기를 하면 안 됩니다. 꽃 피기 전에 합니다.
세종대왕 때 편찬된 농사직설에 보면 콩꽃이 필 때는 김매기를 하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다. 김매기를 하다 꽃을 건드려 꽃이 떨어지면 콩이 안 달리기 때문입니다. 농촌 어르신들도 콩꽃이 폈을 때는 밭에 들어가지 말라고들 하십니다. 한국 농촌에는 자연스럽게 전해 내려오는 농사 전통이 있습니다.
콩은 초기부터 노린재와 나방유충 등을 방제하면 잘 자랍니다. 고삼뿌리 성분의 유기농 살충제가 잘 듣습니다. 저희 농장에서는 작년에 너무 바빠서 노린재 방제를 게을리했다가 콩을 조금밖에 수확하지 못했습니다. 7월에 바짝 긴장하고 방제를 해야 합니다. 물이 없으면 잘 못 자라므로 가뭄이 계속되면 1주일에 한 번은 꼭 물을 주어야 합니다.
[들깨] 잎을 조금 따고 녹병을 예방합니다
들깨는 비교적 키우기 쉬운 작물이지만, 장마철에 녹병이 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잎 뒷면에 꼭 녹슨 것처럼 주황색 점이 생깁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큰비가 온 다음에 유황이나 석회보르도액을 뿌려주면 좋습니다.
들깨가 자라는 동안 깻잎을 조금씩 따내도 생육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포기의 절반 이상 깻잎을 따내서는 안 됩니다.
들깨도 순지르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순지르기 안 해도 잘 자랍니다. 다만 들깨를 일찍 심어서 키가 1m 이상 커지거나 줄기가 가늘어 비가 올 때 쓰러질 것 같으면 적심을 하기도 합니다. 쓰러져서 못 일어나면 열매를 많이 수확 못 합니다.
[양배추·브로콜리] 조금 일찍 심어야 합니다
이제 가을 작물을 파종해서 모종을 키워야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양배추, 브로콜리는 보통 8월에 아주심기를 해도 잘 자랐는데, 최근 들어 10월 중순부터 일조량이 떨어지고 비가 많이 오는 경향이 있어서 더 빨리 심어야 합니다.

▲ 여름에는 나방이 달려들기 때문에 모종을 키울 때부터 한랭사를 씌워놓고 키우면 좋습니다.
조계환
7월 초에 105구 트레이에 파종을 해 키워서 7월 말이나 8월 초에 심으면 잘 자랍니다. 모종을 키울 때부터 나방이 달려들기 때문에 한랭사를 씌워놓고 키우면 좋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아주심기 후 뿌리 내리기가 힘들기 때문에 모종을 최대한 크게 키워야 합니다.
요즘 유럽은 매일매일 40도가 넘는 날씨로 펄펄 끓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지 않아 아침저녁은 서늘하고 낮에도 일할 만합니다. 하지만 곧 극한 더위가 시작되겠지요.
여름이 올 때마다 귀농 초기에 동네 어르신이 웃으며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허허, 열심히 일하라고 여름이여!"
이열치열 열심히 농사일을 하며 힘든 여름을 배짱 좋게 넘어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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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푸른밥상' 농부. 유기농 제철꾸러미 농사를 지으며 흙과 함께 살아가는 전업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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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엔 이 동물을 조심하세요...옥수수 수십 개씩 먹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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