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점심 먹다 깨달은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의미

올해 약속한 봉사활동, 얼마나 실천했나요?

등록 2026.06.30 17:51수정 2026.06.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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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이혁진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이혁진

동네 인근에 교회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회는 도서관 외에도 봄가을에 노인들을 위한 '경로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가 제법 커 매주 수업을 마친 노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대접하고 있다.

석 달 전 교회의 배려로 매주 한 번 경로대학 '경로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경로대학 학생들과 비슷한 연배여서 얻은 행운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경로대학 등록 학생이 아니어서 어울려 식사하는 것이 어색했다. 경로대학 학생들이 나누는 화기애애한 식사가 부러웠다.


경로대학 노인들은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 못지않게 점심 메뉴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 대부분 수업이 있는 날이면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싶을 정도다. 실제 식사를 해보니 학생들이 극구 칭찬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식판 접시에 담긴 따뜻한 밥에 깔끔한 반찬 두어 개와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특히 국은 매주 메뉴가 달라지는데 노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았다. 나 또한 집밥을 먹는 기분이어서 점심때마다 사진으로 남겼다. 이백 명 가까운 학생들을 위한 식사로 교회는 주일보다 더 바쁘게 돌아간다고 들었다.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이혁진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이혁진

경로대학 식당은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있다. 식재료를 구해 밥을 짓고 찬과 국을 만드는 것은 물론 배식과 설거지까지 각자 맡은 일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한다. 작은 도서관을 관리하는 관장님도 경로식당 자원봉사에 오래 참여했다.

지난주 경로대학 마지막 종강일, 점심을 먹기 위해 평소대로 식당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내 앞의 두 노인 중 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밥과 찬을 떠먹여 주었다. 가만히 보니 봉사자가 삼킴 장애가 있는 노인의 식사를 돕고 있었다.

이들을 보면서 남의 도움 없이 식사할 수 있는 것이 평범하면서도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 반면에 매주 공짜 점심을 먹는 내가 순간 부끄러워졌다.


배식 자원봉사자들은 익숙한 장면인 듯 식사 보조 도우미에게 찬을 더 갖다주었다. 부족하면 더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웃음을 잃지 않고 희생하는 이들 자원봉사자들에게 더불어 사는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웠다.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이혁진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경로대학 경로식당 점심 메뉴 이혁진

올해 봄학기 경로대학이 종강하면서 경로식당 점심도 종료됐다. 9월부터 가을학기 경로대학이 열린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경로대학 식당에서 배식 등 자원봉사를 해볼 계획이다. 은퇴 이후 배운 살림과 지혜가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은혜를 입으면 서둘러 보답하며 열심히 살기로 다짐했는데 늘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6월 마지막 날 올 초 약속했던 봉사활동을 과연 얼마나 실천했는지 부끄럽지만 조용히 반성해 본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작은도서관 #경로식당 #경로대학 #자원봉사 #배식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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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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