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7일 aT 칭다오 한국농수산식품물류센터에서 7.5km 가량 떨어진 식당까지 무인 배송차를 이용했다. 차로 18분가량 소요된다고 나오는 거리를 무인배송차는 26분에 걸쳐 물건을 배송했다. 해당 구간 배송비는 9.9위안(약 2200원)이었다. 배송이 이뤄지는 동안 무인 배송차량의 위치와 남은 거리, 소요 시간 등을 어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내는 사람의 전화번호 뒷자리 4개 숫자를 입력하면 물건을 넣고 꺼낼 수 있다.
신상호
▲ [칭다오AI 현지취재 ②] 무인택배차량, 짐 실으니 26분 만에 도착 ⓒ 고정미
지난 6월 17일 오전 중국 칭다오(青岛) 청양(城阳)의 창청로(长城路), 스마트폰 앱으로 택배차를 호출하자, 하얀 박스 모양의 전기차가 취재진 앞에 다가와 멈췄다. 길이 3.4m, 높이 1.4m 크기의 이 차량은 실제로 보니 경차보다 작아보였다. 많은 짐을 실어야 하는 택배차로 쓰기엔 물음표가 붙는 크기이지만, 이 차량은 '운전석'이 없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다.
운전석의 공간이 고스란히 택배 보관 공간으로 환산된다. 크기는 작지만 1톤의 화물까지 실을 수 있다. 이 차량의 자율주행 레벨4는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없이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로, 테슬라가 준비 중인 로보택시와 같은 레벨이다.
'무인차량이 현재 수령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목적지 수령지까지 23분 남음'. 택배차를 호출해 짐을 넣고 문을 닫자, 차량은 몇초 지나지 않아 출발했고, 앱에서는 도착 예정 시간과 차량 정보, 이동 경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다른 차량을 타고 7.5km 떨어진 도착지로 미리 이동해 택배차를 기다렸다. 10여분 뒤 무인택배 차량이 취재진 앞에 섰다. 택배차량이 배달하기까지 총 26분 정도가 걸렸다. 요금은 9.9위안, 우리 돈으로 2200원 정도였다. 이는 무인화되기 이전 택배 요금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중국 현지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사람 대신 택배가 택시처럼 타고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칭다오 청양구에서 무인택배차량이 시범 운행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24년, 이후 본격적으로 상용화돼 현재 청양구 내에서만 1200대가 운행되고 있고, 일일 최대 주문량은 6500건까지 소화가 가능한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중국 칭다오 청양구를 거닐다보면 이 무인 택배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인택배가 '일상화'된 것이다.
이 무인택배차 시스템은 무인 인프라 중심으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무인택배차를 운영하는 회사 '신석기(新石器, Neolix)'는 무인전기택배차량의 충전과 관리, 세차 등 차량 운행에 필요한 전과정을 '무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AI 무인택배, 운전부터 차량 관리와 충전까지 모두 '무인'

▲ 2026년 6월 17일 aT 칭다오 한국농수산식품물류센터에서 7.5km 가량 떨어진 식당까지 무인 배송차를 이용했다. 차로 18분가량 소요된다고 나오는 거리를 무인배송차는 26분에 걸쳐 물건을 배송했다. 해당 구간 배송비는 9.9위안이었다. 배송이 이뤄지는 동안 무인 배송차량의 위치와 남은 거리, 소요 시간 등을 어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내는 사람의 전화번호 뒷자리 4개 숫자를 입력하면 물건을 넣고 꺼낼 수 있다.
박혜경
취재진은 지난 6월 16일 이 회사가 올해 처음 만든 무인택배전기차 충전소를 찾았다. 이 충전소의 공식 명칭은 '라이뎬다오(来电岛)'. 우리말로 직역하면 충전섬이라는 뜻이다. 580㎡ 부지에 3층 입체 구조로 된 이 충전섬은 지난 5월 8일 신석기(新石器)와 충전기업 특래전(特来电·TELD)이 합작해 만든 세계 최초의 무인차 전용 자동 충전 운영 센터다.
이 충전섬의 가동은 6월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충전섬의 상시 관리자는 없느냐"고 묻자 신석기 담당자는 "없다"고 했다. 이 충전섬은 앞서 취재진의 물건을 실어나른 무인 전기택배차들이 충전과 정비를 하게 된다. 무인전기차 한 대당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250kW) 정도이고, 충전 방식은 차량 하부에서 배터리와 충전기기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충전이 끝나면 세차까지 자동으로 진행된다. 한번 충전을 하게 되면 차량은 300km 주행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면, 현재 개별 충전소로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전기택배차량들이 이곳으로 모이게 된다. 신석기 담당자는 "1200대가 모두 이 충전소에서 충전과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무인택배차 운행을 시작한지 2년만에 무인전기차 관리까지 자동화 단계에 다다른 중국의 모습이다. 취재를 하다가 충전섬에 적힌 영문 문구가 눈에 띄었다. 'One island powers 100 vehicles, One island chain powers 1000 vehicles'이라는 구호였다. 신석기 담당자는 이 의미를 "충전소 하나는 100대의 차량을 책임지고,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1000대 규모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무인충전섬을 곳곳에 거점화시켜, 택배차의 운행, 충전, 관리, 세차 등 모든 과정을 사람의 손길 없이 자동화하겠다는 이 기업의 포부가 담긴 문구였다. 사람 한 명도 없이 무인택배차와 충전소가 24시간 쉼없이 돌아가면서 중국 전역에 택배를 운반하는 풍경은 신석기라는 기업이 그리는 미래 AI 택배의 모습이다.
3년 이내 3000곳 충전소, 무인택배차 30만대 운영 계획

▲ 2026년 6월 16일 방문한 중국 칭다오 청양구에 세계 최초로 설치된 무인 배송차 자동 충전 및 운영 센터 라이뎬섬의 모습. 이곳에서는 무인 배송차 충전과 세차 등이 사람의 개입없이 이루어진다.
박혜경
실제로 이 충전섬은 공격적인 확대 계획이 세워진 상태다. 중국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신석기와 특래전은 중국 내 100여 개 도시에 충전과 세차, 정비까지 차량 관리 전 과정이 자동화된 충전섬 300곳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충전섬의 기능을 보조할 수 있는 소규모 충전소(中继岛)도 3000곳을 설치해, 무인차 운영 규모를 3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3년 이내 3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인데, 중국 현지 담당자는 "중국은 제조업이 강하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등 무인 전기차를 도입하는 나라는 많지만, 중국은 무인전기택배차의 운행과 양산을 비롯해 무인차 전용 충전 인프라 구축까지 추진하는 등 '무인 택배 경쟁'에서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칭다오시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한몫을 했다. 칭다오시 정부는 무인 주행 차량의 도로 주행과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무인차의 운행 학습을 위한 테스트 도로 200개 이상을 개방하는 등 무인차 도입을 위한 파격적 제도 지원을 이어왔다.
아울러 '칭다오시 스마트 커넥티드 신에너지차 산업 발전 행동계획' 등을 수립해, 무인 전기차가 도로 상황을 잘 인식하도록 돕는 노변기지국(RSU, Road Side Unit)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고, 신호등과 기상감지기 등 도로 기반 시설도 고도화하고 있다. 무인차량이 운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차량 제조사(운영사)가 책임진다는 법적 원칙도 세웠다.
칭다오시 정부의 지원 아래 무인택배 인프라 급성장

▲ 2026년 6월 17일 중국 칭다오 도로를 달리는 무인 배송 차량.
박혜경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 확보는 물론, 무인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의 리스크까지 없애준 칭다오시 정부의 측면 지원 아래, 무인택배 인프라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택배차들의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속도'였다. 무인택배차들은 시속 50~70km로 달릴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실제로는 이보다 낮은 속도로 운행한다. 무인차가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보면 중국 내 일반 차량들의 주행 속도보다도 현저히 느렸고 실제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서 무인택배차가 교통 흐름을 끊어먹기도 했다.
무인차를 추월해 앞질러 가는 차량도 많았고, 앞차가 무인차인 줄 모른 채 뒤에서 답답하다는 듯 클락션(경적)을 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허나 이같은 '불편'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다.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한 담당자는 "지금이야 느리지만, 이렇게 도로를 다니면서 학습을 하게 되면 속도도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무인 택배차들은 중국 칭다오 시내 곳곳을 돌면서 더 나은 주행을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 칭다오시 무인전기택배 충전소에 적힌 문구. 충전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완전 무인 택배 체제를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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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택배차량, 짐 실으니 26분 만에 '배송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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