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품에 '5·18' '양림동' 담다... 펭귄마을 공방 '댕스플라워'

하바리움· 보존화 전문... 지역 스토리 담은 공예 '눈길'

등록 2026.07.03 13:22수정 2026.07.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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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공방 ‘댕스플라워’에서 이지은 대표가 국립 5·18민주묘지에 설치된 추모탑과 태극기, 무궁화를 소재로 그린 창작 민화를 소개하고 있다. 2026. 6. 17
6월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공방 ‘댕스플라워’에서 이지은 대표가 국립 5·18민주묘지에 설치된 추모탑과 태극기, 무궁화를 소재로 그린 창작 민화를 소개하고 있다. 2026. 6. 17 펭귄마을신문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에는 꽃과 특수용액으로 만든 공예품으로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담아내는 공방이 있다. 하바리움과 보존화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공방 '댕스플라워'다.

지난달 17일 공방에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꽃이 담긴 유리병과 무드등, 볼펜, 액세서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 공예품처럼 보이지만 작품 마다 광주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다.

"공예품에 광주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공방 주인 이지은 대표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공예 상품이다. 대표 상품인 하바리움 무드등은 하얀 안개꽃을 활용해 제작한다.

그는 광주 5·18을 소재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봄 작품을 처음 내놓은 뒤 같은 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이 대표는 "제 일처럼 기뻤다"며 웃었다.

작품 창작 배경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5·18을 기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처음 5·18민주유공자유족회의 협업 요청을 받으면서 아픈 기억이지만, 마냥 아프지만은 않도록 굿즈(기념품)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오월의 빛'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드등 안에는 안개꽃과 함께 5·18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담긴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생활 소품이지만 그 안에는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추모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무드등과 팔찌 등 관련 상품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관 그림그리기 대회 기념품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국립5·18민주묘지 매점에서도 전시·판매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유족회와 협력해 5·18 굿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하바리움 볼펜과 팔찌 역시 꾸준히 사랑받는 상품이다. 특히 보리쌀이 들어간 팔찌는 광주 양림동과 인연을 가진 서서평(1880~1934) 선교사의 삶에서 착안했다.

서서평 선교사는 평생 가난한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나눔을 실천한 인물이다. 자신의 담요마저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세상을 떠날 때는 보리쌀 두 홉만 남겼다는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리쌀 팔찌와 하바리움 볼펜에는 실제 보리쌀이 들어가 있으며, 양림동의 역사와 서서평 정신을 함께 전달하고 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에서 영감을 가져와 만든 하바리움 무드등.
광주 5·18민주화운동에서 영감을 가져와 만든 하바리움 무드등. 댕스플라워 공방 제공

'양림기억의 빛' 무드등은 손바닥 크기 투명 유리병 안에 양림동 우일선 선교사 사택 모형과 보리쌀, 호랑가시나무잎, 꽃 등을 담아 제작했다. 서서평 선교사의 나눔 정신과 양림동의 근대문화유산을 함께 표현한 작품으로, 남구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도 선정됐다.

현재 이 대표는 작품 제작과 판매, 그리고 체험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와 공공기관, 단체 등을 대상으로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여성재단에서도 수업을 진행했다.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하바리움 볼펜·팔찌 만들기 체험이다. 참가비는 1인당 1~2만 원 수준이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 모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완성품을 가져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꽃 공예를 했던 것은 아니다. 광산구 신창동에서 강아지 수제간식 공방을 운영하며 강의와 판매를 병행했다. 이후 나주혁신도시로 옮겨 꽃 공예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최근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로 작업실을 이전했다.

꽃 공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8년 전쯤이다. 집 근처 꽃집에서 우연히 하바리움 작품을 접한 뒤 매력에 빠졌다.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분야였지만 직접 배우기 위해 경기도 용인까지 찾아가 교육을 받았다.

이후 일본하바리움협회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꾸준히 연마했다. 현재는 일본하바리움협회 광주·전남 지정 교육처를 운영하며 관련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하바리움은 일본에서 대중화된 식물 공예로, 말린 꽃 등을 특수 보존액(오일)에 담아 생화처럼 감상할 수 있게 한 소품이다. 보존화는 생화를 특수 용액에 처리해 색감과 질감을 유지하는 꽃으로, 직사광선만 피하면 3~5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알코올 잉크 아트와 창작 민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누구나 금방 따라 만들 수 있는 공예품을 넘어 자신만의 관점과 스토리가 담긴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무드등이나 볼펜은 누구나 배워서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작가만의 이야기가 담겨야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목표나 꿈을 물었다. 전통과 현대 공예의 융합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또 광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예를 만드는 것도 목표다.

"광주에는 5·18과 양림동 근대문화유산 등 광주만의 이야기가 많이 있어요. 앞으로도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양림동 선교사 유산을 소재로 만든 하바리움 무드등.
양림동 선교사 유산을 소재로 만든 하바리움 무드등. 댕스플라워 공방 제공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펭귄마을신문에도 실립니다.
#펭귄마을 #양림동공방 #선교사 #댕스플라워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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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에 거점을 두고 마을신문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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