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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와 시민성 교육의 붕괴, 배재고 논란이 던진 질문

[주장] 북서유럽처럼 민주시민교육을 국가수준 교육과정으로 제도화하고 서논술형으로 평가해야

등록 2026.07.03 13:36수정 2026.07.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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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배재고 야구부의 '지역 비하성 응원' 논란은 사회 전체에 주는 충격이 매우 컸다. 얼마 전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탱크 데이' 행사로 큰 논란을 자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스타벅스는 행사 중단, 대표 해임 조치가 있었고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국민에게 사과했다. 6월 22일에는 전국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조기 영업 종료 후 역사 인식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만인 6월 29일, 배재고 야구부는 전국 고교 야구대회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를 외치며 조롱과 혐오를 드러냈다. 글쓴이는 이 사건이 세 가지 함의를 지닌다고 본다.

해당 논란은 오늘날 민주시민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사실상 겉돌고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7월 3일 긴급 성명을 발표한 학교시민교육교원노동조합(아래 학교시민교육노조)의 주장처럼,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이 행사 중심에 머물고" 있어 '무늬만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민주시민교육은 모든 교과와 모든 교사가 함께해야 한다"는 원칙만 강조될 뿐, 이를 뒷받침할 독립된 교과와 교육과정, 담당 교사, 평가 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준열한 비판이다.

따라서 2000년 영국처럼 '시민성(Citizenship)' 교과를 독립 교과로 신설해 국가 수준 교육과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 영국은 1997년 총선에서 18세~24세 청년 투표율(54.1%)이 역사상 가장 낮은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즉시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했다.

시민교육 선도국인 프랑스 또한 2015년 1월 샤를리 에브도 총기 테러 직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화국 가치를 지키기 위한 11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도덕 시민 교육(EMC)'를 신설해 가을학기부터 가르쳤다. 물론 교과서 자유발행제 국가라서 가능했다.


스웨덴 역시 2018년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일약 제3당으로 부상하자 기존 사회과를 '시민성』(Civics)' 교과로 개편하며 시민교육 내용 요소를 강화했다. 우리 또한 12·3 내란 사태 이후 육군사관학교에서 '헌법과 민주시민' 교과를 신설해 3학점 필수로 이수하고 있다.

이제 공교육도 변화해야 한다. 학교시민교육노조의 성명처럼 "초중학교 도덕을 '도덕·철학·시민' 교과로, 사회를 '헌법·정치' 교과로, 고등학교 통합사회를 '헌법과 민주시민' 교과로 명칭을 변경해" 시민교육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12.3 내란 사태 당시 특전사 군인들이 깨트린 국회 본관 유리창(붉은 색 부분).
12.3 내란 사태 당시 특전사 군인들이 깨트린 국회 본관 유리창(붉은 색 부분). 하성환

두 번째로, 조롱과 혐오를 일상에서 드러낸 배재고 야구부의 '지역 비하성 응원' 논란은 민주시민교육을 담당하는 도덕과와 사회과의 교수·학습 방식의 한계를 드러낸다. 학교시민교육노조는 우리 교육이 "지식 전달 중심으로 실제 학생의 삶과 연결되지 못한 채 자율적 시민성보다는 공동체에 대한 순응"을 강조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타인의 불의에 대한 비판적 시민성을 충분히 길러주지 못했다"고 성찰했다.

이에 학교시민교육노조는 "수시 개정을 통해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스위스 등 유럽 시민교육의 공통 원칙을 적극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다시 말해 "학생지향, 문제지향, 논쟁성 지향 등 10가지 민주시민교육 핵심 원칙을 교육과정 수시 개정에 적극 반영해" 학교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수시 개정을 통해 자율·존중·공감·연대하는 성숙한 시민성을 길러내는 민주시민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은 극심한 경쟁 속 능력주의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대회 우승과 입시 성과를 위해 역사에 대한 왜곡이나 무지, 타인에 대한 존중마저도 뒷전으로 밀려나는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한국 교육이 안고 있는 시험 중심 능력주의의 민낯이다.

이제 단순 지식 암기를 평가하는 5지선다형 상대평가를 넘어, 북서유럽 국가들처럼 서·논술형 중심의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해 학생들이 독립적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성숙한 시민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배재고 야구부의 논란은 결코 일회성 사건으로 지나칠 일이 아니다. 우리 교육을 근본에서 다시 성찰해야 하며, 현행 교육부의 민주시민교육을 혁신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학교시민노조의 성명서처럼 "수시 개정을 통해 (중략) 민주시민교육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설계하고 교과의 정체성, 교육과정, 담당 교사, 교수·학습 방법, 평가 체계"를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배재고스타벅스탱크데이 #민주시민교육 #성숙한시민성 #자율존중공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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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동기는 처음엔 교육문제로, 그 다음엔 근현대사 속 거짓 신화를 벗겨내고 왜곡된 인물 연구로, 그러다가 퇴직 후엔 다시 시민교육의 절실함 속에 시민교육을 국가수준교육과정으로 제도화하여 성숙한 시민을 길러낼 정치교육, 노동인권교육, 환경생태교육, 정보문해력 교육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을 북서유럽처럼 공식화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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