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컬러브릿지’에서 최현희 대표가 공방의 인기 소품 ‘선교사 수첩’을 들어보이고 있다.
펭귄마을신문
광주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에는 색과 공예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색 공방이 있다. 이름하여 '컬러브릿지' 공방이다.
지난 6월 17일 만난 공방 대표 최현희씨는 자신을 공예가라기보다 "색으로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컬러브릿지라는 공방 이름에도 그런 뜻이 담겨 있다. 서로 다른 색이 만나 새로운 색을 만들 듯 사람과 사람, 공예와 관광, 지역과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광주 출신인 최 대표는 2019년부터 양림동에서 근대의상 대여점인 '미광의상실'을 운영하고 있다. 양림동의 근대문화 자원을 활용해 한복과 근대의상 대여 사업을 시작했다. 선교사 의상이나 추억 속의 배우 '오드리 햅번'의 영화 속 의상 등을 관광객들에게 빌려주는 일이었다.
그는 지난해 공예거리에 입주해 각종 소품을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공방에 100벌 가까운 한복과 근대의상을 마련해 두고 근대문화역사가 숨쉬는 양림동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대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중·고교 졸업앨범 촬영을 위한 의상 대여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가 색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의상 대여 사업을 하면서부터다.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색을 공부하게 됐어요. 같은 옷이라도 누구에게는 잘 어울리고 누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유가 결국 색에 있더라고요."
색에 흥미가 생긴 뒤부터 퍼스널 컬러 관련 교육을 받고 색채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어울리는 색을 찾아주는 퍼스널 컬러 진단과 색채 심리 분야에도 관심을 넓혔다.
최 대표는 "사람마다 고유한 색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활기찬 사람은 노란색이 떠오르고 열정적인 사람은 빨간색이 떠오르는 것처럼 색은 사람의 성향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 펭귄마을 공방 ‘컬러브릿지’가 대여한 한복을 입고 마을 광장에서 기념촬영하는 방문객들.
컬러브릿지 공방 제공
이런 생각은 컬러브릿지 창업으로 이어졌다. 2024년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되면서 사업 확장의 계기를 맞은 최 대표는 공예와 의상, 색채를 하나로 묶는 새로운 형태의 체험 콘텐츠를 구상했다.
"의상도 색에서 시작되고 공예도 색에서 시작돼요. 행사 기획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색을 중심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컬러브릿지는 5명의 조합원이 함께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가죽 공예 작가와 토털공예 강사,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공방에서는 가죽 지갑과 키링, 다이어리, 아로마 향수, 컬러 비누, 비즈 소품 등을 제작·판매한다. 가격대는 2만 원에서 10만 원 수준이다.
대표 상품은 양림동 선교사 서서평을 모티브로 만든 '서서평 다이어리'다.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기념품으로 개발했다.
공방은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컬러 비누 만들기와 아로마 향수 만들기, 가죽 공예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체험비는 1인당 2만 원 수준이며 수업 시간은 약 1시간이다.
학교와 공공기관, 단체 방문객들의 참여도 꾸준하다. 남구청 등 행정기관은 물론 학생 단체들도 공방을 찾는다. 프로그램에 따라 외부 전문 강사가 참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수업은 최 대표가 직접 진행한다.

▲ 펭귄마을 공방 ‘컬러브릿지’ 최현희 대표가 지난해 개최한 ‘양림 근대의상 복식사전’
컬러브릿지 공방 제공
공방 운영 외에도 전국 축제를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함평나비축제와 강진청자축제, 광주 충장축제 등 각종 축제 현장에서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공예와 색채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축제 현장에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공예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와 양림동 펭귄마을의 인연은 공방 입주 이전부터 시작됐다. 약 20년 전 양림동에 있는 회사를 다니면서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게 됐고, 당시 펭귄마을 조성 과정에도 참여했다. 지금처럼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기 전부터 마을을 드나들며 주민들에게 각종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레트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LP판과 옛 물건들을 가져다 놓고, 주민들에게 옛날 뽑기나 추억의 먹거리 판매를 제안하는 등 마을 활성화에도 힘을 보탰다. 펭귄마을 촌장 김동균씨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도 이때였다.
최 대표는 "당시 펭귄마을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며 "버려진 공간이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도시재생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미광의상실을 운영하며 다시 양림동에 자리 잡았고, 공예거리 입주를 결정했다. 그는 "공예거리에 들어왔을 때 본집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최 대표의 다음 목표는 양림동과 바로 옆 사직동을 대표하는 관광 기념품을 만드는 것이다.
"경주 하면 황남빵이 떠오르듯 양림동 하면 바로 떠오르는 상품을 만들고 싶어요. 다른 지역에서도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상품이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 펭귄마을 공방 ‘컬러브릿지’ 최현희 대표가 지난해 개최한 ‘양림 근대의상 복식사전’
컬러브릿지 공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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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으로 사람과 세상을 잇다... 펭귄마을 공방 '컬러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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