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7.02.(목) 하반기 원구성에서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선출 후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가 열렸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오마이뉴스
원구성 갈등의 중심에는 항상 법제사법위원회가 있다. 여야가 상임위원장을 놓고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갈등의 본질은 법사위원장을 어느 정당이 맡느냐에 있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다시 심사하는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갖고 있다. 원래는 법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였지만 현실적으로는 입법의 성패를 좌우하는 권한으로 기능해 왔다.
이 때문에 어느 정당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쉽게 양보하지 못한다. 야당에게는 정부·여당의 입법을 막을 최종 수단이 되고, 여당에게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리로 인식된다. 원구성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는 정치인의 협상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법사위에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 구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만 바꾸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기능을 과감히 축소하거나 독립적인 입법지원기구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원회 위에 군림하는 '옥상옥' 구조를 바로잡지 않은 채 협치만 강조하는 것은 다음 회기에도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반복하자는 것에 불과하다.
법을 어겨도 책임지지 않는 국회의 관행
원구성이 보여주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회법은 원구성 시한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어겨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 이 때문에 법정시한은 사실상 권고사항으로 전락했고, 법을 위반하는 것이 국회의 당연한 관행이 되었다. 법을 만드는 기관이 스스로 만든 법을 어기는 것이 관행이 된 것이다.
국회의 권위는 국민의 신뢰에 기반한다.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데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회는 민주주의를 지탱할 힘을 가지기 힘들다. 신뢰받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라도 원구성의 책임을 제도화해야 한다. 법정시한 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원구성이 완료되도록 제도화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한을 넘긴 경우에는 세비 감액 등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국회는 선거 때만 국민의 평가를 받는 기관이 아니다. 임기 4년 내내 국민에게 책임지는 기관이어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책임이다
갈등은 민주주의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갈등 때문에 국회가 멈추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 국민이 국회에 요구하는 것은 갈등 없는 정치가 아니라 갈등 속에서도 책임 있게 작동하는 정치이다. 협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실패가 반복될 때, 신속한 제도개혁으로 국민의 요구와 비판에 답해야 하는 것이 국회의 책임이다.
원구성은 단순히 상임위원을 배분하고 상임위원장을 나누는 절차가 아니다.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첫 관문이다. 그 첫 관문이 매번 파행으로 얼룩지는데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국회를 신뢰하기 어렵다.
원구성은 국회의 목적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국회가 제때 문을 열어야 수많은 민생 법안은 물론 선거제도 개혁, 선관위 개혁, 검찰 개혁, 개헌과 같은 국가적 과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원구성도 제때 끝내지 못하는 국회가 이 과제들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민의 요구와 비판이 실제 제도개혁으로 이어질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한다. 이제 원구성 문제를 정치적 협상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회가 국민에게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회기에는 원구성 제도개혁을 반드시 마무리해 제23대 국회는 원구성의 법정시한을 지키며 출발하기를 기대한다.
반복되는 원구성 파행을 끝내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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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법사위원장 자리 싸움... 왜 국회는 바뀌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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