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6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당권을 둘러싸고 분란이 생기고 있다. 이에 대한 진단과 해법도 다양하다. 지지기반의 외연 확장이 답이며, 이는 효능감 있는 정치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의 성공에 달려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맞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정치적 이념이 다른 집단과 손을 잡아서 중도층을 흡수하여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는 '정치적 기반의 외연 확장'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것은 '누구나 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라는 정치적 구호와 같이 환상이나 신기루에 가까운 게 아닐까? 외연 확장은 지금껏 성공한 적이 없다. 왜냐? 정치적 신념은 바뀌기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노무현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그런 면에서만 보자면 실패한 대통령이 맞다. 하지만 그것이 외연 확장에 실패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노무현은 임기 초반 50% 정도의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지만, 이라크 파병 논란 등으로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른바 '대연정 제안'으로 지지율 하락이 가속되었다. 이때는 지지층도 떠나가고 반대 진영도 냉소하던 때였다. 여당은 분열되어 탄핵소추까지 당하던 시절이었다. '외연 확장'이 오히려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노무현은 초기에 탈권위주의를 표방하며 검찰 개혁을 비롯한 여러 개혁을 밀어붙였지만 여당 내의 기득권세력이 분열해 나가면서 힘을 잃어버렸다. 부당한 탄핵소추의 후폭풍에 힘입어 겨우 총선을 이겼지만, 당시 정동영 당 대표가 실용을 표방하고 개혁을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잘살게 해주겠다'는 이명박에게 정권을 뺏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임기 초에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한 남북화해 기대에, 임기 중반에는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높은 평가 등으로 인해 많은 지지를 받았다. 2020년에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얻은 이유는 이러한 정부의 성과와 민주당의 공천 개혁 등에 힘입은 것이라 할만하다.
문재인은 재임 중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라는 정치 검사로 대표되는 검찰 세력과 결탁한 국민의힘에 철저히 당했다. 검찰 개혁의 소임을 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표창장 위조라는 공정 이슈를 빌미로 짓밟고 제거해 버렸다. 결국 윤석열을 내세운 반대 세력에 정권을 내주었고, 그 결과가 내란이었다.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은 지지층을 계속 단단하게 묶지 못하고, 정치검찰을 등에 업은 야당의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집권 1년 차에는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다가 2년 차에 들어서 지지율도 다소 조정을 받고 있다. 물론 지방선거 결과와 선관위의 부실한 투표관리로 인한 원인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국정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1년차에는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는 등 경제적 성과가 기대되었고, 외교에서의 성과도 돋보였고, 부동산 이슈를 선점하고 국정 전반을 다잡아 나가는 등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고, 코스피 급등이나 수출 상승, 경제성장률 상승 등의 지표상 상과를 일반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국정의 효율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등 과감한 경제적 투자와 개혁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많은 국민들이 정부에 지지를 보낼 것이므로 충분히 반전의 기회는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목표는 막연한 정치적 외연 확장이 아니라 국정의 구체적 성과가 되어야 한다. 국정을 잘 운영해서 국민의 삶이 개선되고, 살림살이가 나아진다면 정치적 신념을 떠나 지지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고 문재인이 평양의 능라도 경기장에서 북한 주민에게 우리는 하나라고 연설할 때 국민의힘 지지자라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과가 80%대의 지지율이었다.
단순히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외연 확장이라는 수단은 노무현 재임 시를 보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전통적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훼손한 우려에 고개를 갸웃하며 팔짱을 끼게 되고, 원래 반대자들은 그런 시도에 대해 비웃고 냉담해진다. 사람의 정치적 신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초반의 우위를 막판에 뒤집어버리는 경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는다. 민주당 지지자가 악착같이 투표하게 만들었어야 이기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무소불위 수사·기소로 노무현을 잃었고, 한명숙을 잃었고, 김경수를 잃었고, 조국은 멸문지화를 당했다. 윤석열 정권 때는 문재인 시절 인사들이 무자비한 기소를 당했지만 결국 무죄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무시무시한 정치 검찰 과거 행태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검찰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내기를 바란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다. 노무현 이후 25년을 기다려온 과제다. 보완수사권을 주자는 이야기는 수사권을 주자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무슨 이유를 갖다 대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사권 폐지는 검찰 개혁의 거의 모든 것이다. 10월 1일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의 출범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엄청난 성과가 될 것이다. 이걸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지지자는 돌아설 것이고, 반대자들은 조롱하고 비웃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답은 외연의 확장이 아니라, 성과의 창출에 있다. 국민이 살기 나아지고, 나라가 더욱 발전하는 성과가 눈에 보인다면 비록 국민의힘을 태생적으로 지지하던 사람이라도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보낼 것이다. 외연 확장이 아니라 성과에 대한 공감이 확대되어야 한다.
검찰 개혁을 비롯한 각종 사회적 개혁을 완수하고,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의 국정 과제를 민주당과 함께 잘 해낸다면 이 정부는 성공할 것이고 정권 재창출도 수월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체감하는 정치·사회적 개혁의 성과가 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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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확장이라는 '환상'이 아니라, 성과가 지지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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