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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의 사과 방문? 먼저 이렇게 하는 게 필요합니다

[주장] 조롱·혐오, 범죄행위라는 사실 교육해야... 정쟁 수단 삼는 일부 정치인들과 손절 필요

등록 2026.07.06 09:59수정 2026.07.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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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응원으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이 6일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사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재고 사과 방문단에 정근식 서울특별시 교육감도 동행할 예정이다. 광주제일고(광주일고)와 함께 국립 5.18 민주 묘지의 참배 일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사과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만류했던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도 사과 방문을 수용했다. 아이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교육적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일이 요즘 아이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한 역사에 대한 조롱과 폄훼가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사과를 수용한 그의 '선의'는 부박한 여론에 치여 왜곡됐고,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자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서,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거나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징계 처분이 미성년자인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를 대체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냐"는 비아냥까지 튀어나온다.

갈등 부추기는 보수언론, 이익 쫓는 유튜버들

 김동연 배재학당총동창회 39대 회장이 3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위치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스타벅스 응원 논란과 관련해 배재고 학생들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동연 배재학당총동창회 39대 회장이 3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위치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스타벅스 응원 논란과 관련해 배재고 학생들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상했던 대로,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바라봐야 할 문제가 순식간에 이념적 진영 대결로 급격하게 재편됐다. 보수 언론은 '기계적 중립'을 표방하며 양쪽의 갈등을 부추겼고, 유튜버들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이번 일을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배재고가 광주일고를 사과 방문한다는 소식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나왔다. 하지만 이규연 교장이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도 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가해자의 목소리가 언론에서 먼저 나오는 건 사과받는 피해자를 되레 '을'의 처지로 내모는 폭력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배재고의 사과 방식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잘못됐고, 자신의 책임은 무엇인지 밝히는 게 사과의 전제이자 기본인데도 지금까지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아울러 광주일고의 사과 수용 결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경기 중 상대 팀의 욕설에 가까운 조롱에 '광주의 함성'으로 의연하게 대처한 아이들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저급한 단체 행동에 '고급스럽게' 맞선 광주일고는 당일 경기에선 패배했을망정 선수의 자질과 품격 경쟁에선 승리한 셈이다.


이번 일은 경기장에서 벌어졌고 광주일고 또한 사과를 받는 것이 마땅하지만, 배재고가 진심을 다 해 사과해야 할 대상은 5.18의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는 희생자의 유가족들과 그들과 어깨 겯어온 광주 시민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철딱서니 없는 행동으로 생채기가 난 건, 민주와 인권, 평화로 상징되는 5.18의 숭고한 정신이다. 그들이 조롱한 건, 상대 팀 선수들이 아니라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다.

진심으로 사과할 뜻이 있다면, 학사일정까지 바꿔가며 광주를 방문하는 대신 다음과 같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이는 아이들보다 배재고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먼저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하는 일이다. 기실 이번 일은 그들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되바라진 행동을 방기해 온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롱과 혐오가 범죄행위라는 사실 교육해야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째, 배재고에 재학 중인 다른 아이들이 더불어 교훈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들에게 이번 일과 같은 조롱과 혐오가 범죄적 행위라는 사실을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관련된 아이들에 대한 일벌백계 처벌은 불가피하다. 섣부른 용서는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일이다.

둘째,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정치인들과 손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대뜸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5.18이 성역이냐'며 시비를 거는 행태가 얼마나 위험한 인식인가를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역사적 평가와 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자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건 표현의 자유가 아닌, 악질적 범죄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셋째, SNS에 범람하는 극우 콘텐츠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아이들 사이에서 조롱과 혐오가 일상화한 건 SNS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된 일부 SNS의 경우, 극우 콘텐츠에 점령당했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SNS를 이대로 방치했다간 머지않아 극우가 우리 사회의 '뉴 노멀'이 될 것이다.

낯 뜨거운 화환 전쟁 소재 계기 수업 절실

당장 교문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낯 뜨거운 '화환 전쟁'을 소재로 한 계기 수업이 절실하다. 반성과 처벌을 촉구하는 '근조 화환' 옆에 '응원 화환'을 세워놓은 건, 잘못된 행동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빼앗는 반교육적 행위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어설픈 양시론과 양비론은 옳고 그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배재고 야구단을 끝까지 응원한다'거나 '얘들아, 기죽지 마라'는 화환 속 격려 문구가 조롱당한 이들에 대한 2차 가해임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게 진정한 사과다. 전가의 보도처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거나 양극단의 여론에 부화뇌동하여 이번 일이 자연스레 잊히기를 바란다면, 그곳을 더는 학교라고 할 수 없다.

이 와중에 광주일고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SNS에 올라와 아이들과 교사들이 서둘러 대피하고 경찰과 소방관이 긴급 출동했다고 한다. 광주일고가 배재고 야구단 아이들의 미래를 망쳐놓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단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지만, 이게 과연 이유일 수 있는지, 또 이런 자들이 준동하는 이유가 뭔지 아이들과 토론을 벌여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배재고야구단 #광주일고 #518정신 #교실의극우화 #SNS극우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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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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