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2동 주민자치회가 가꾸는 연꽃밭사업 주민들과 함께 연잎을 따고 연잎밥을 만들며 겨울에는 동네 '추억의 썰매장'으로 변신한다.
오건호
주민총회가 진정한 '총회'가 되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주민자치회의 다른 활동도 풍부해진다. 주민총회를 보자. 보통 주민자치회의 꽃이라 불리는 활동이다. 형식상 풀뿌리 민주주의 원리를 구현하지만 실제 주민 참여가 많지 않기에 '총회'라고 부르가 민망한 게 현실이다.
만약 일상적으로 공동체 텃밭 활동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텃밭을 함께 하는 주민들이 주민총회에 참여하여 텃밭 관련 마을 의제도 제안하면서 총회 자리가 풍성해질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주민자치회가 운영하는 문화센터 강좌 사업 방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단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원'을 넘어 수강생들이 자신이 배운 내용과 장기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활동으로 이어가야 한다. 주민총회, 동네 공원 등에서 수강생들이 공연과 전시 활동을 벌이고, 주민 축제나 연말에는 뽐내기 경연대회도 할 수 있다. 여기서도 문화 강좌는 소재일 뿐이다. 배움을 매개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지역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는 게 핵심이다.
나아가 주민자치회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주민 모임, 직능단체, 공공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주민자치회는 다른 조직과 달리 제도적으로 부여된 권한을 가지고 있기에 책임도 크다. 주민자치회가 지역사회 주민 조직 중 하나로만 머물지 말아야 한다. 주민자치회 활동이 몇 개 주민자치 보조 사업에 한정되고, 활동도 주민자치회 위원만으로 이루어지는 걸 경계해야 한다.
이제 바통은 주민자치회 손에
세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주민 절반이 노인이 되는 울트라 초고령사회가 다가오고 있고, 기후 위기를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지역사회에서 서로 어울려 돌보고, 동네에서 자원을 순환하는 생태적 삶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지역사회 대표 조직으로 주민자치회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높고, 주민자치회 입장에서는 책임이 무겁다.
주민자치회 위원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 모두가 주민자치 성원이다. 앞으로 주민자치회 활동에 지역 주민이 적극 참여하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지역사회 주민 모임, 마을공동체와 협력하여 사업을 벌여야 한다.
기회가 왔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을 '주민자치회 법제화'라고 부를 만큼 주민자치회의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높다. 주민자치회가 모델로 삼을만한 참고 조례도 만들어졌다. 이제 바통은 주민자치회로 넘어왔다. 주민들이 함께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책임지는 풀뿌리 자치가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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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사업 하나도 달라진다, 주민자치가 '자치'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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