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와호가 지닌 세 가지 핵심 가치인 △킨키 지방의 광역 수자원 역할 △메기·붕어 등 수십여 종의 고유종을 품은 생태계 △지역 어업 및 전통 음식 문화의 기반으로서의 중요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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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가정용 합성세제에 포함된 '인(P)' 성분이 지목되면서 사회적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아카사키 수질·생태계 담당자는 "당시 주민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상당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비와호 수질이 악화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지역민들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인이 없는 세제를 쓰자'는 자발적인 '합성세제 추방 및 천연 비누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정부도 즉각 화답했다. 시가현은 1979년 일본 전국 최초로 '시가현 비와호 부영양화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이듬해부터 인이 함유된 가정용 합성세제의 판매와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공장 배출수뿐만 아니라 가정용 오염원까지 법적으로 규제한 이 선도적인 사례는 일본 전역의 환경 정책을 바꾸는 도화선이 됐으며, 국가 차원의 하수처리 고도화 정책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규제보다 '참여와 공유'... 실패의 역사까지 자산으로
비와호 수질 개선 계획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일방적인 '규제 강화'에만 있지 않다. 일본 정부와 시가현은 공장 등 대규모 산업시설은 엄격한 법률로 다스리되, 주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은 지자체 조례와 권고를 통해 유연하게 보완하는 '이원화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농업 분야의 오염원 관리도 돋보였다. 시가현은 농업용수의 무분별한 유출을 막고 친환경 농업을 장려하는 과정에서 강제력을 행사하는 대신, 농가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자발적 참여'를 먼저 유도했다.
아카사키씨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민과의 '신뢰'와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와호 대책은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영양염류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비누 사용을 장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지만, 모든 정책이 성공했던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시가현이 이러한 실패의 경험마저 숨기지 않고 미래의 자산으로 삼았다는 전형이다.
"시가현이 운영하는 '비와호 박물관'에 가보시면 수질 개선의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했던 정책과 시행착오의 과정까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환경 정책에서 실패와 성공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가장 중요한 발판이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지키니 지역 경제가 춤춘다
비와호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1990년대 들어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비와호 종합보전 대책'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과거에는 '환경 보전'과 '경제 개발'을 대립 관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시가현은 '환경이 곧 최고의 지역 경쟁력'이라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반대할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효능이 필요했죠. 비와호를 깨끗하게 지키는 것이 결국 지역의 관광자원을 키우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지름길임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상생 전략은 적중했다. 맑아진 호수를 배경으로 자전거 일주(비와이치), 생태 탐방, 환경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가 결합했다. 환경을 지켜낸 대가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 동력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제는 '생태계 전층 순환'을 고민할 때
그러나 수질이 맑아졌다고 해서 비와호의 고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오늘날 비와호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이 깨끗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어패류 개체 수의 급격한 감소'와 '외래어종 격증'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과거의 적이 인간이 만든 '오염물질'이었다면, 지금의 적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다.
비와호는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면 상층부의 차갑고 산소가 풍부한 물이 아래로 내려가고 저층부의 물이 위로 올라오는 대류 현상. 이른바 '전층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 순환을 통해 호수 최저층에 서식하는 어패류가 숨을 쉬고, 호수 전체 물이 순환된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호수 바닥이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질오염과 부영양화를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질 수치 자체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호수 내부의 생태계 변화와 고유 수종의 감소를 막는 것이 훨씬 더 시급하고 복잡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시가현과 관련 기관들은 수질 측정을 비롯한 종합적인 '생태계 모니터링'으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했다.
'시가현 비와호 환경과학연구센터'는 매월 정기적으로 하천과 호수의 생태 정보를 정밀 조사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와의 데이터 교차 검증을 통해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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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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