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회장 경실련 방문 경실련 방문 모습. 왼쪽부터 경실련 경제정책팀 오세형 부장, 경실련 토지주택위원회 조정흔 위원장, 이종수 회장, 바틀비 출판사 조시현 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무려 15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싸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처음 시작은 '괘씸해서'였어요. 시작을 했는데 제가 한번 꽂히면 끝을 보겠다는 성향이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돈 쓰면서 하다 보니 노후 걱정도 들고, 우울증도 오고 잠도 잘 못 자기도 했었죠.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뜨면 '또 어떻게 꼼수를 부리고 하나' 생각이 나는 거죠. 결국 제가 싸움을 끌고 간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에는 그 싸움이 저를 끌고 갔다고 생각합니다."
- 380세대가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상하게 굉장히 저에 대한 신뢰가 많이 쌓여졌습니다. 설명을 제가 쉽게 잘해서 그런 것 같았어요. 법률 내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남녀노소 다르고, 성장배경과 교육수준도 다르다 보니 똑같은 소리를 해도 사람들은 모두 다르게 듣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모든 설명을 최대한 쉽게 만들었습니다. 다시 읽어보고, 중장년 사람들도 다 알 수 있을까 다시 풀어 써보고, 집사람에게도 읽어보게 하고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글로 공지해 놓고, 토요일에 설명하고 그랬어요. 설명을 잘하니 신뢰가 쌓이고, 또 실제로 성과들이 나오면서 결국 많은 분들이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소송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마지막에 판사에게 편지를 쓰고 직접 연락했던 순간이 가장 결정적이었습니다. 제가 파산관재인 보고서를 보니, 지체보상금 2560억 원가량 있었는데 파산관재인이 시공사에 청구를 안 했습니다. 완전 배임행위죠. 그래서 제가 판사에게 편지를 썼어요. 우리 사정을 줄줄 쓰고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 나를 좀 만나 달라. 그리고 판사실에 전화를 했죠. 비서가 전화를 받았는데 판사를 연결해 달라 해서 통화를 했죠. 이건 분명히 배임행위고 판사님은 관리부실이라고 말했죠. 그러더니 판사가 다 조사를 해보고 내 말이 다 맞다고 봤나 봐요. 결국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시공사와 파산관재인, 수분양자 모두 합의를 보고 끝내 소유권 이전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 책에는 국세청의 압류와 법원 파산관재인의 전세대 대상 소송 등 국가가 수분양자들과 갈등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법과 제도가 시민의 편이 아니라 돈과 권력의 편이라고 느끼셨을 것 같아요.
"사람들 모두 소장을 받았을 때는 말 그대로 '멘붕(충격)'이었죠. 저희는 파산관재인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어요. 여러 과정에서 은행과 건설사, 국가가 얽혀 있는 구조도 확인하게 됐습니다. 특히 파산관재인이 시공사에 청구했어야 할 2560억 원 규모의 지체보상금을 청구하지 않았어요. 우리나라는 누가누가 시민들을 더 잘 속이고 더 사기를 잘 쳐서 돈을 빼먹나 라는 게임의 장 같아요."
- 분양사기에 당한 다른 시민들도 법률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가 끝까지 집중해서 내용을 이해하고 파는 것이에요. 변호사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이지만 사건의 세부 내용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압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료를 검토하고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 앞으로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선분양제도 개선과 허위홍보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분양 제도는 우리나라와 중국밖에 없어요. 후분양 제도가 바람직하지만 갑자기 갈 수 없으니 단계적으로라도 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도 보면 시행사가 제2자유로 덕이IC 설치와 영어마을 조성으로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지자체가 그게 허위일지 몰랐겠습니까? 지자체는 쉽게 검증할 수 있지만, 보통의 시민은 나중에야 알 수 있습니다. 지자체가 사업승인 내주기 전에 허위홍보 관련해서 확인만 해줘도 분양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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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사기 소송 15년... 못 이길 것 같던 싸움에 '승리'를 만들어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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