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근 화백의 <도마 위의 굴비>(1952년). 특유의 거친 질감으로 나무 도마와 식칼, 조기 두 마리를 소박하게 묘사하여 옛 시절의 정서와 향수를 자극한다.
전갑남
전시 끝자락은 박수근 화백의 <도마 위의 굴비>를 비롯한 근현대 작품과 감각적인 디지털 영상이 장식하고 있었다. 어려운 시대에도 가족을 위해 차려낸 한 끼의 밥상이 오늘날 세계인이 사랑하는 한식 문화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의 삶과 자연이 담긴 밥상이 걸어온 긴 여정을 보여주었다. 매일 마주하는 한 끼 식사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바라보며, 'K-푸드'의 깊은 뿌리를 되짚어보는 뜻 깊은 계기가 되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박물관 시선이 유물의 역사적 가치와 원형을 보여주는 데 조금 치우쳐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통의 뿌리를 충실히 보여준 만큼, 오늘날 한국의 음식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고 있는지도 함께 조명했다면 더욱 입체적인 전시가 되었을 것이다.
박물관을 나서니 토요일 야간 개장으로 거울못 주변에 은은한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삼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우리들의 밥상도 그렇게 오늘의 저녁을 조용히 밝히고 있는 듯했다.

▲ 전형적인 조선 시대의 기본 반상 차림(독상)을 입체적으로 재현한 모형. 소박한 우리들의 밥상을 보드는 듯하다.
전갑남
문득 지난해 가을, 땀 흘려 배추를 심고 정성스레 김치냉장고를 채우던 날이 떠올랐다. 우리 집 묵은 김장김치 한 포기에도 수천 년을 이어온 발효의 시간이 켜켜이 스며 있었던 것이다. 매일 밥상을 차리고 비우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들 살림살이가 배어 나오고,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식탁 위에서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유물들은 유리 진열장 안에 머물러 있지만, 그 오랜 밥상의 역사는 오늘도 우리 삶 속에서 따스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전시 정보]
- 기간 : 2026년 7월 1일 ~ 10월 25일
- 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0분 (수,토 오후 9시까지)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
- 관람료: 성인(5000원), 어린이 청소년(3000원). 65세 이상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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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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