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엄마는 오지 않고, 달빛만 몸 안에 길을 낸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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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 하면 흔히 함덕해수욕장이나 서우봉 해변을 떠올린다. 관광 명소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시는 바다와는 거리가 멀다. 되레 중산간 지역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조천읍의 중산간은 이른 저녁부터 어둑해진다. 주지하듯 불빛이 없는 곳일수록 별이 잘 보인다. '둥둥 떠다니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길을 비추는 것처럼 보이는 건 과장이 아니다. 달빛과 별빛만으로 길을 어렴풋이 볼 수 있을 정도다. 이 빛들은 세상과 단절된 자에게만 허락되는 자연의 빛이다.
시적화자는 20여년 전 사라진 '북제주군' 시절의 조천을 회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인이 그리는 섬의 지도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의 엄마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애수가 빛의 물감에 젖어 길을 드리운다. 나뭇잎조차 손수건으로 보일 만큼 푹 젖어 있는 풍경이 빛에 어른거리며 과거를 되살려낸다. 반딧불이가 자전거를 좇는 어둑한 저녁의 풍경을 보면서 시인은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달빛의 길을 따라가면 어디에 닿게 될까. (문경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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