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집의 오후, 그녀는 썩는 냄새로 여름을 피운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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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는 낱말을 마주할 때마다 곧장 떠올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나른하게 드러누운 채 선풍기 바람을 쐬기, 각얼음 깨물어 먹기, 매미 울음소리 듣기, 맨살에 달라붙는 홑이불의 감촉을 만끽하기...... 기운 넘치고 쌩쌩하기보다는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서글픈 구석이 있는 순간들.
"불을 켜면 모기는 없고 모기의 환상만이 남아 있"는, "위층에서 나는 소리"와 "누군가 서둘러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를 가만히 듣게 되는 순간들. 여름이라고 해서 반드시 활기로 가득 찰 필요가 없다면, 이러한 순간들을 가리켜 "여름의 형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여름이 조금은 반가울 것 같다.(박규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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