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학종합지 <문학아카데미>가 1995년 봄 창간호를 냈다. 발행 및 편집인 박지헌, 편집위원 강우식·김여정·민용태·윤후명·이탄·정채봉·홍신선·송정란, 발행처는 문학 아카데미이다.
창간호는 기획연재 '시와 함께 읽는 삼국유사', 기획특집① '해방기념시집 전문 재수록', ② '윤동주 추모 연재시', ③ '우리의 빈 역사' 등 의욕적인 기획물을 선보인다. 나아가 지상창작 강좌에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비롯 소설·수필 쓰기를 소개한다.
발행인의 창간사이다.
요즈음 우리 시대의 문학은 화려해 보인다. 시집과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신문·방송에도 그런 책의 광고가 판을 치며 문학에 관한 보도도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겉보기의 화려함과 달리 속은 병들어 썩고 부어오르고, 공동이 생겨 있다. 마치 우리 나라의 산천과 같다.
이번에 새로이 창간하는 계간 문학종합지 <문학아카데미>는 그러한 우리 문학의 병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우리 문학의 병은 어느 누구의 혼자 힘으로 고쳐질 수 있는 경증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껏 그 병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앞으로도 더욱 그 병을 중증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예측이다.
물신시대에 사는 문인들로서는 그들의 문학작품을 순금으로 도정하는 일에 필생을 거는 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을 탓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상업주의 따위는 아랑곳없이, 지금 이 시간에도 스스로의 정신을 불태워 그 사리를 얻어내고자 전력을 다하는 문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문학아카데미는 그들을 위해 하나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태어난 것이다.
문학아카데미의 꿈은 참으로 소박하다. 이데올로기나 슬로건도 필요 없다. 남녀노소, 학벌, 지연과 같은 구분법도 갖고 있지 않다. 문학아카데미가 갖고 있는 유일한 잣대는 작품뿐이다. 좋은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그 한자리 한자리가 우리 문학의 내실을 다지고, 그 축적 위에서 우리 문학의 내일을 전망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문학아카데미에서 창간하는 <계간 문학아카데미>는 1995년 봄 호로 시작되지만, 문학아카데미는 이미 지난 1988년에 창립되어 지금에 이르는 동안 문학강좌, 출판, 시의 축제와 같이 우리 문학의 공해를 없애기 위해 힘이 닿는 대로 길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제 계간지의 길이 또 하나 새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맑고 싱그럽고 아름다운 우리의 산천을 언젠가 되찾아 내리란 희망을 갖고 살듯, 우리 문학의 자연을 꿈꾸는 일, 그것이 문학아카데미가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어야 될 이유이다.
우리의 꿈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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