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위해 만난 번역협동조합 최재직 국장
박정윤
- 2026년 계획을 달성하고 계신가요? 어떤 계획인지 나눠주세요.
"올해 10번째 조합의 번역서가 나오고 동네국제포럼을 개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총회, 번역서 발간, 동네국제포럼, 그리고 통번역 업무, 그리고 조합원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1박2일 강릉에서 재미있게 놀 겁니다. 이 모두를 하고 나면 한해가 정말 바쁠 것 같습니다.
시간 나는 틈틈이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해보려고 하는데요. 최근 AI 기술 발달로 실제 통역과 번역의 수요와 수익이 크게 줄고 있어요.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조합이 존속하는 한 총회를 치르고 책을 내고 동네국제포럼을 계속할 겁니다. 해오던 활동을 할 건데 방식이나 재원 조달 등은 달라질 수 있겠죠
동네국제포럼은 책을 선정하여 번역하고, 저자를 초청하고 행사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많은 품이 듭니다.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는데요. 영화 상영과 토론회를 해보니 다른 점에서 동네 분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최근에 <1980 사북>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동네로 가져와 상영하고 감독을 모셔서 동네 분들과 부담 없는 시간을 만들어 보았어요. 동네국제포럼과는 다른 방식으로 편하게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싶기도 해서 다양하게 변화를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배우고, 사람을 기억하는 삶
- 세대차는 이제 정말 큰 이슈인데요. 앞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한 달에 3번 정도는 집회나 모임, 활동에 참여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들이 둘이 있는데, 고2 중1이에요. 그 아이들과 우리 사회에 대해서 보다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요. '그냥 책을 읽어라'라고 하는 강요나 훈계가 아니라 현장에서 집회에서 활동하는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제 생각과 활동을 나눠주려고 합니다.
아이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앞으로 사회를 걱정하고 참여하는 활동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큽니다.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행동하는 어른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지금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해주길 바라면서, 제 고민을 나누고 싶어 하는 거죠."
- 국장님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는 뭘까요? 어떤 삶을 꿈꾸세요?
"통역 행사장이든지 강연이든지, 집회든지 저는 현장에 갑니다. 누군가의 강연이나 모임에서도 한 단어, 한 문장을 얻어오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강연자들의 그리고 저자들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고 배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 <남태령> 영화를 봤습니다. 계엄이 지난 12월 21일 동짓날 남태령으로 전국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왔습니다. 농민들과 함께 청년들, 그리고 성소수자분들도 모이셨어요. 서로 다른 배경과 모습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그중 한 분에게 한 농민이 말씀하셨어요. '그래 고생했어, 딸! 내 딸뻘이구먼' 하지만 그분은 딸이라는 호칭에 바로 말씀하셨지요. '저는 넌 바이너리(non-binary)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그 농민분은 화내시거나 언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이렇게 차분하게 끄덕여주셨어요. '그렇구나, 알아두겠다.' 그 한 문장이 오래도록 제게 남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하는 일을 나누고 함께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오래 서로 기억해 준다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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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꾸준함이 힘"... 번역협동조합 13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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