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없이 휘리릭, 제철 토마토로 만든 여름 한 끼

곁가지 정리 못해 제멋대로 자랐지만... 굵고 달콤하게 잘 익은 열매로 차린 한 상

등록 2026.07.09 09:31수정 2026.07.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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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스럽게 익어가는 찰토마토. 여러 날에 걸쳐 차례차례 익어갈 것이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찰토마토. 여러 날에 걸쳐 차례차례 익어갈 것이다. 전갑남

찰토마토 다섯 포기, 방울토마토 다섯 포기를 심었다. 그런데 이웃집에서 토마토 모가 남았다며 세 포기씩 주는 바람에 토마토 텃밭이 한결 풍성해졌다.

토마토는 자라면서 곁가지를 제때 잘라줘야 한다. 며칠만 한눈을 팔아도 곁가지가 어느새 원줄기 만큼 자라 있다. 처음에는 부지런히 잘라주다가 나중에는 "에라, 모르겠다" 싶어 싸잡아 묶어버렸다. 그랬더니 녀석들이 제멋대로 자랐다. 뭐 거둘 게 없나 하고 텃밭을 둘러보던 아내가 한마디 한다.

 우리 토마토 텃밭. 장마철을 맞아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우리 토마토 텃밭. 장마철을 맞아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전갑남

"당신, 기술이 없는 거야? 욕심이 많은 거야? 이렇게 키우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아내 말이 맞다. 꽃이 핀 것마다 모두 토마토가 달리면 가지가 찢어질지도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곁가지를 과감하게 정리해야겠다.


 포도송이 같은 방울토마토. 대추 모양을 한 대추토마토이다.
포도송이 같은 방울토마토. 대추 모양을 한 대추토마토이다. 전갑남

엉성한 농부에게 찾아온 붉은 선물

아내가 토마토 밑동을 살피더니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따낸다.

"그래도 굵기만 하네. 어느 틈에 이렇게 익었을까? 고맙기도 해라."

토실토실 잘 익은 토마토가 대여섯 개다. 나도 방울토마토 하나를 따서 맛을 보니 달고 향긋하다.
​​
아내가 베이킹파우더로 따온 토마토를 깨끗이 씻으며 말한다.

"오늘 아침은 토마토 음식 어때?"
"뭘 할 건데?"
"양파 한 개하고 마늘 대여섯 쪽만 까주세요. 토마토 스크램블 만들어 볼게."
"올리브유에 토마토랑 달걀 넣고 만드는 거?"
"아침 대신으로 그만일 거야."

토마토 스크램블 에그! 이름만 들으면 외식 메뉴처럼 근사하고 요리법도 복잡할 것 같지만, 막상 과정을 보니 의외로 간단하고 쉽다.

아내의 말에 내가 깐 통마늘은 얇게 편으로 썰어두고, 햇양파는 식감이 살아 있도록 굵직하게 채를 썬다. 찰토마토는 한입 크기로 썰고,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갈라 놓았다. 빨간 속이 먹음직스럽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토마토, 달걀, 양파, 마늘 등의 야채들을 넣어준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토마토, 달걀, 양파, 마늘 등의 야채들을 넣어준다. 전갑남

 .토마토 스크램블에그. 모든 재료가 어우러져 맛나게 볶아지는 중이다.
.토마토 스크램블에그. 모든 재료가 어우러져 맛나게 볶아지는 중이다. 전갑남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른 뒤 편마늘과 양파를 먼저 볶는다. 매운 향이 사라지고 달큰한 향이 퍼질 즈음 토마토를 넣는다. 기름을 머금은 토마토가 부드럽게 익으며 붉은 즙을 내기 시작하면 깨트린 달걀을 팬에 부어준다. 달걀이 몽글몽글 익으면 토마토와 함께 크게 저어 섞는다.

한입 먹어보는데, 소금을 넣지 않았는데도 싱겁다는 느낌이 없다. 토마토의 감칠맛과 양파의 단맛, 마늘의 풍미가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붉은 토마토와 노란 달걀이 어우러진 촉촉한 토마토 스크램블 에그가 완성된다.
 먹기 좋게 완성되어 접시에 담긴 건강한 토마토 요리.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먹기 좋게 완성되어 접시에 담긴 건강한 토마토 요리.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전갑남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그만큼 토마토가 사람 몸에 이로운 열매라는 뜻일 것이다.

직접 기른 토마토와 통마늘, 양파로 만든 요리 한 접시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텃밭에서 갓 따온 재료로 차린 아침상이라 그런지 맛도 정성도 한층 깊게 느껴진다.

곁가지를 제때 정리하지 못해 아내에게 핀잔도 들었지만, 제멋대로 자란 줄기 사이에서 굵고 달콤하게 익어준 토마토를 보니 그저 고맙기만 하다.

손수 가꾼 토마토가 우리 밥상에 여름 한철의 별식을 올려놓았다.
#토마토 #토마토스크램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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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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