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 주천면 구룡정사
이완우
남원 주천면 용담사에서 지리산국립공원 구룡폭포 입구 육모정까지 약 6km의 거리이다. 지리산 정령치 가는 도로를 따라 4.5km 구불구불한 도로를 드라이브하여 올라가면 내기마을 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구룡폭포 방향으로 2.5km 올라가서 구룡정사(九龍精舍)에 도착했다.
구룡계곡의 마지막 명소인 구룡폭포는 교룡담이라고 한다. 두 마리의 용이 이곳 폭포에서 헤엄치는데, 물보라가 펼쳐지고 구름이 피어나면 장관이라고 한다. 구룡정사의 기둥 주련에는 '鰲省三山第一洞天(오성삼산제일동천)' 글귀가 있다. '자라 등에 업힌 삼신산(三神山)의 제일가는 풍경(동천)'이라는 의미로, 이곳이 '천하 절경의 으뜸'이라는 표현이다.
지리산 구룡계곡의 맑고 세찬 여울 풍경 속에는 여유롭게 이야기하기 좋은 카페가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만학도 대학 신입생들이 차례로 한 학기의 무용담을 펼쳤다. 그들의 이야기를 표현대로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모형을 축소해서 정면도, 평면도와 측면도를 그렸다. 비율을 줄이는 '축척(scale)'을 익혔다. 침침한 눈과 떨리는 손으로 제도기를 사용하려니 어려웠다.
자를 쓰지 않고 연필로 어떤 도형을 직선과 곡선을 긋는 드로잉(선 긋기 연습)이 힘들었다. 손떨림을 조절하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여러 번 반복해서, 며칠 만에 선이 고르고 일정해졌다.
식물의 마른 가지를 정리하고 햇빛이 잘 들게 전지(剪枝)했다. 나무의 수형을 바로잡는 작업이 재미있었다. 식물의 성장을 돕는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겉씨와 속씨의 차이를 서술하라'는 과제를 받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자료를 찾고 용어를 정리하며 그 차이가 깨달아졌다. '아 이렇게 찾아가면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강의실에서 출석 확인하는 교수님이 내 이름을 부를 때 대답하며 뿌듯했다. 늦은 나이에 다니며 중학교, 고등학교 받은 졸업장이 나를 여기에 앉게 하였다는 생각에 인생을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 남원 주천면 구룡폭포 상부 하도(Waterfall reach). 운봉고원 덕치리의 구룡폭포 상부의 하천은 지리산의 여러 골짜기 물길을 모아서 천천히 흐르다가, 구룡폭포에서 수직 낙하한다.
이완우

▲ 하늘 아래 산의 짙은 실루엣, 실버의 열정과 황혼의 인생 향기.
이완우
운봉고원 덕치리의 구룡폭포 상부의 하천은 지리산의 여러 골짜기 물길을 모아서 천천히 흐르다가, 구룡폭포에서 수직 낙하한다. 구룡계곡의 구룡정사는 구룡폭포 상부 하도(Waterfall reach)에 자리하고 있다. 정사(精舍)는 산속의 고요한 절경에 자리 잡은 공부하거나 정신을 수양하는 집이다.
70대 교사와 90세 가까운 학생이 평생교육시설 학교에는 교사와 학생이었지만, 기자는 이 학교에서 몇 년 동안 다양한 인생행로와 삶의 지혜를 많이 배웠다. 이날 만남은 평생교육시설에서 만난 인연으로 노년의 삶을 함께 지탱하는 정신적 공동체를 지향하며 '교실 밖의 평생 여행의 길동무'가 된 하루였다.
함께 산책하고 차를 마시며 대화했던 하루의 여정을 되새겨 본다. 아침 여명 속, 검은 산의 짙은 실루엣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그 풍경은, 잔잔한 일상을 지나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우리 실버 세대 만학도들의 열정과 닮아 있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역사 문화 관광 분야의 가치를 찾아 보도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