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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용서해 줄 때까지 벌 서는 기분이죠"... 택시기사의 한숨

법인 택시는 플랫폼 하루 이용료가 2만 원, 월 50만 원이 플랫폼 수수료로 나가는 현실

등록 2026.07.10 12:00수정 2026.07.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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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전북특별자치도노동권익센터와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전주지역 플랫폼,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당일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애로 사항 공유와 정책 과제가 토론이 있었다. 이후 직업별로 구체적인 현실을 취재하고자 원탁회의에 참석한 플랫폼 노동자 중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는 노동자들과 만났다. 지난 7일 바쁘지 않은 오후 시간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개인 택시 노동자 2명, 법인 택시 노동자 1명과 했다. 카카오 T에 가맹하여 일을 하는 개인 택시 노동자 2명은 모두 몇 일 택시를 쉬고 나서 콜이 끊긴 경험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또 지역콜은 콜을 수락하지 않거나 취소해도 불이익이 없는데 카카오 T는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카카오 T를 우선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법인 택시는 더 열악했다. 사납금에 카카오 T 사용료까지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었다.

"AI가 나를 용서해 줄 때까지 벌 받는 기분"

"재작년과 작년 여름철에 4~5일 정도 휴가를 다녀왔더니, 이후 한 달에서 두 달 가까이 카카오 콜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겪었습니다. 충전소에서 만난 다른 개인 기사도 일주일 쉬고 두 달 째 콜이 끊겼다며 똑같이 하소연했습니다. 카카오 고객센터에 매일 한 달 동안 전화해 항의했으나 상담사는 '원격 테스트 결과 정상 작동 중이며 페널티는 없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AI가 기사의 근무 일수와 운행 시간, 심지어 한 장소에 멈춰 서 있는 것까지 감시하며 벌을 주는 기분을 느낍니다."(A씨, 개인 택시 50대 남)

"평일에는 새벽 5시 반~6시에 출근해 오전 11시까지 일한 뒤 점심을 먹고, 낮 12시 반에 다시 나와 저녁 8시까지 운행합니다. 목·금·토요일에는 야간 할증 매출을 올리기 위해 밤 10시~11시까지 연장 근무를 합니다. 이렇게 뼈를 갈아 일해야 설문에 적은 '주 78시간'이 나옵니다.

회사가 책정한 한 달 사납금이 380만 원입니다. 이 기준금을 다 채우면 나오는 기본급은 겨우 90만 원 선입니다. 손에 200만 원을 쥐려면 사납금 외에 140만 원을 더 벌어 총 520만 원의 매출을 찍어야 합니다. 25일 내내 하루에 20만 원(시간당 2만 원) 매출을 유지해야 하는데, 낮에는 유동 인구가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실제 수입은 150만 원도 안 될 때가 많습니다. 회사가 카카오와 계약해 사납금을 하루 14만 5천 원에서 16만 5천 원으로 2만 원이나 올렸습니다."(B씨, 법인 택시 50대 남)

인터뷰에 참여한 3명의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70시간이었다. 2명은 월 4일을 쉬었고, 1명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한 달 생활을 위한 수입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개인 택시 역시 월 매출 450~500만 원 기준으로 가스비(월 75~80만 원), 보험료, 차량 감가상각비, 카카오 수수료(매출의 약 2.8%) 등을 제외하면 실 수입은 250~300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 세 사람 모두가 하소연한 문제는 승객 갑질이나 별점 테러에 무방비 하다는 것이었다.

"별점 테러가 무서워 황당한 요구도 거절 못해"


"아침 7시 반~8시에 나와서 저녁 6시까지 약 9시간 동안 주 7일 내내 매일 출근합니다. 밤에 일하면 취객들의 술 냄새와 시비, '반말 갑질'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건강을 위해 낮에만 일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C씨, 개인 택시 60대 남)

"운전하고 있는 무방비 상태에서 뒤에 탄 승객이 몸을 앞으로 밀어 넣으며 뺨에 뽀뽀를 하는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역으로 고소당하거나 억울한 일이 생길까 봐 소명용으로 당시 블랙박스 동영상을 아직도 보관 중입니다. 한 번은 조수석에 탄 남성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해 내릴 때까지 제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간 적이 있어 쳐내느라 곤혹스러웠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시대에 '핸드폰을 빌려달라', '기사님 폰으로 내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하겠다'는 황당하고 위험한 요구를 해도 거절하면 바로 최하점(1점) 별점 테러를 받습니다. 평점이 떨어지면 월요일 배차율에 즉각 악영향을 미치지만, 카카오에 소명할 창구가 전혀 없습니다."(A씨)

"여행 가는 승객이 캐리어를 들고 왔을 때 차에서 내려 트렁크에 짐을 실어주지 않았다고 '불친절 기사'라며 별점 테러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앞차가 갑자기 멈춰 서서 급브레이크를 세게 밟았을 때에도, 상황을 설명하고 정중히 사과했음에도 '운전 습관' 불량으로 별점을 깎였습니다."(B씨)

 전주 카카오 T 택시 노동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 카카오 T 택시 노동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유기만

AI 시대에 택시 산업의 전망에 대한 물음에 B씨는 "눈을 한 번 감아보시라. 지금 자율 주행 택시가 나왔지 않나. 현재는 시범이긴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 깜깜하다"고 말했다. A씨 역시 "이제 플랫폼 회사들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C씨는 "그렇게 빠르게 (자율주행으로 변해)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 시범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택시들이 (택시공급총량제) 총량 외로 운행한다는 것이다. 시범으로 하더라도 택시 총량 내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전하는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상병수당은 15세 이상 65세 미만의 노동자나 자영업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부상·질병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단다.

A씨는 "지난해 음주를 하고 운전하던 (상대방) 차 때문에 크게 다쳤다. 추석이었고, 한 두 달 넘게 쉬었기 때문에 상병수당을 신청해보려고 했는데 해당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B씨는 "법인 택시는 쉬더라도 무조건 사납금은 채워야 하기 때문에 상병 수당으로 쉴 생각을 못한다. 아파서 쉬려고 하면, 회사에서 '쉬더라도 사납금은 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쉬나? 아파서 쉬어도 자기 돈 내면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 어플리케이션이 대중화 되면서, 이제는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는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빠른 '콜' 덕분에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늘었을까?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B씨는 "예전에는 (손님이) 손을 들어 (택시를) 잡으면 거기서부터 기본 요금이다. 그런데 지금은 콜을 잡으면 (손님을) 태우러 가는 시간이 있고, 가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도 있다. 그런데 그 시간에 대한 요금은 없다"고 말했다.

A씨 역시 "택시 요금이 예전에 600원일 때에는 자장면도 600원이었다. 지금은 택시 요금보다 자장면이 훨씬 더 비싸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택시 요금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한다. 요금이 현실화 되지 않는데 어떻게 수입이 늘겠나"라고 호소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개인 택시 노동자들은 "공정 배차와 고객 갑질로부터 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바랐고, 법인 택시 노동자는 "최저 임금 보장"을 주장했다. 택시 산업은 전통적인 산업이었지만 여전히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도 강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참소리에도 실립니다.
#카카오택시 #플랫폼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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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전주시에 살고 있습니다. 기자 활동은 전라북도의 주요 이슈인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 다뤄보고 싶어 시민 기자로 가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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