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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전술 판단 돋보여" → " 스리백 고집이 화불러"

승리할 때는 '명장', 패배하자 '집착'... 2026 북중미 월드컵 보도로 본 언론의 뒤바뀐 평가

등록 2026.07.10 11:39수정 2026.07.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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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한 이후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표팀의 경기력과 전술, 감독 선임 과정,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전반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축구계 안팎에서는 국가대표팀 운영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짚어볼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 시청자나 축구팬은 경기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할 수 있지만, 이를 보도하고 분석하는 언론이라면 승패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경기 내용과 전술, 선수 기용을 냉정하게 살펴야 합니다. 과연 국내 언론은 월드컵 기간 대표팀의 경기력과 전술을 승패와 무관하게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했을까요.

낙관·찬사 보도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비판 보도

 월드컵 보도 세부 분류 결과(6/12~7/7)
월드컵 보도 세부 분류 결과(6/12~7/7)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월드컵 개막일이자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열린 2026년 6월 12일부터 7월 7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1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월드컵'으로 검색해 총 8,592건의 보도를 수집했습니다.

이 가운데 다른 나라 경기나 선수 관련 보도, 단순 경기 결과와 일정 안내, 선수 인터뷰 등 사실 전달 중심의 보도는 제외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을 적극적으로 칭찬하거나 대표팀의 선전을 과도하게 낙관한 '낙관·찬사 보도', 반대로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등을 강하게 비판한 보도를 '비판 보도'로 분류해 분석했습니다. 총 724건 중 낙관·찬사 보도는 90건(12.4%), 비판 보도는 634건(87.6%)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아공전 패배 이후 급변한 언론 논조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조별리그 초반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이 시기 언론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을 적극 조명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32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는 기사도 이어졌습니다.


일별 추이를 살펴보면 언론 논조의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확인됩니다. 낙관·찬사 보도는 대한민국이 조별리그를 치르던 6월 25일 낮 12시까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전 패배 이후인 같은 날 낮 12시 이후부터 비판 보도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월드컵 보도 논조의 일별 변화(6/12~7/7)
월드컵 보도 논조의 일별 변화(6/12~7/7)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6월 28일 111건, 6월 29일 167건, 6월 30일 109건으로 비판 보도가 집중되며 대표팀과 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이 보도의 중심을 차지했습니다. 경기 전까지 이어졌던 낙관·찬사 보도는 남아공전 이후 자취를 감췄습니다. 비판 보도 634건 가운데 613건(96.7%)이 남아공전이 끝난 6월 25일 낮 12시 이후 보도됐다는 점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합니다.


 남아공전 전후 월드컵 보도 논조 변화(6/12~7/7)
남아공전 전후 월드컵 보도 논조 변화(6/12~7/7) 민주언론시민연합

KBS는 낙관·찬사, JTBC·YTN은 비판 두드러져

언론사별로 살펴보면 보도 경향의 차이는 더욱 뚜렷했습니다.

 언론사별 낙관·찬사 보도와 비판 보도 현황(6/12~7/7)
언론사별 낙관·찬사 보도와 비판 보도 현황(6/12~7/7) 민주언론시민연합

KBS는 낙관·찬사 보도가 가장 많이 나타났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대표팀의 성과를 낙관하는 보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확인됐습니다.

JTBC 역시 KBS와 마찬가지로 월드컵 중계방송사였지만 KBS와는 다른 보도 양상을 보였습니다. JTBC는 낙관·찬사 보도보다 비판 보도의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같은 월드컵 중계방송사였지만 두 방송사의 보도 경향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중계권 보유 여부만으로 언론 논조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한 YTN과 JTBC는 비판 보도 건수가 특히 많아 대표팀과 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전달한 언론사로 나타났습니다. KBS는 비판 보도 역시 적지 않았지만, 낙관·찬사 보도 역시 다른 언론보다 많이 보도해 상대적으로 다른 보도 경향을 보였습니다.

같은 스리백, 달라진 언론의 해석

언론 논조 변화는 홍명보 감독이 대회 내내 유지했던 스리백(3-Back) 전술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스리백은 중앙수비수 3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전술입니다. 조별리그 초반 언론은 스리백 전술을 두고 "전술적 판단도 돋보였다", "우려를 낳던 홍 감독의 스리백 수비 전술도 (중략) 비교적 안정감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용병술이 어우러졌다",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호평했습니다.

 조별리그 초반 스리백 전술 호평한 언론 보도
조별리그 초반 스리백 전술 호평한 언론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적인 사례가 체코전 이후 "이런 이유 때문에 감독이 주요 대회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는 것"이라는 BBC 축구 해설위원 클린턴 모리슨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입니다. SBS,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국경제, 매일경제, 연합뉴스TV, MBN 등은 이 발언을 인용하며 홍명보 감독의 체코전 당시 손흥민 선수 교체와 오현규 선수 투입 등 선수 교체와 전술 운영을 '홍명보 용병술의 승리', '명장의 선택'으로 부각했습니다.

그러나 남아공전 패배 이후에는 같은 스리백 전술을 두고 "한 가지 전술만 고집했다",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했다", "스리백 고집이 화를 불렀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상당수 언론은 같은 전술을 승리했을 때는 '용병술', 패배하자 '집착', '고집'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경기 내용에 대한 냉정한 분석보다 승패 자체가 언론의 평가 기준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구조적 문제 외면하고 '홍명보·정몽규 때리기'에 집중

비판 보도 634건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 필요성을 직접 살핀 보도는 YTN,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각 2건씩 총 10건에 그쳤습니다.

축구협회에는 벤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후임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뿐 아니라, 10년 이상 이어진 특정 학연·지연 중심의 폐쇄적 인사와 독선적인 밀실 행정, 이를 통해 고착된 카르텔 등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 언론은 이러한 문제를 깊이 있게 파헤치기보다 시민과 정치권, 연예계에서 나온 비판 발언을 옮기며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KBS 등에서도 축구협회 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축구전문기자나 해설위원의 인터뷰를 인용하거나 정치권 발언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마저도 협회의 인사 구조와 의사결정 체계 전반을 살피기보다는 이번 월드컵 사령탑이었던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홍명보 청문회 해야"…"축구 안 봐서 수명 늘었다" 국회서 터진 폭소, "홍명보 나가" 욕설·야유 범벅된 입국장…정몽규는 '개껌' 받았다, '뒤통수 퍽' 영상까지…"애국가서 삭제해라" 부글, "홍명보 죽인다" 도 넘은 위협글까지…초유의 청문회 열리나 등 자극적인 반응과 주변부 논란을 부각한 신변잡기성 보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축구협회의 개혁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정작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를 추적하지 않고, 특정 인물에 대한 비난과 자극적인 반응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이는 제대로 된 비판 보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 모니터 대상
2026년 6월 12일~7월 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17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키워드 '월드컵'으로 검색한 보도 전체
- 방송 :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연합뉴스TV
- 신문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도 실립니다.
#민언련 #민주언론시민연합 #홍명보 #월드컵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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