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문학의 기수"를 자원하며 한국수필문학진흥회(대표 차주환)가 1982년 가을 무크 <수필공원>을 창간했다. 발행인 이준흠, 편집위원 김태길·김우현·김종수·한형주·공덕룡·김열규·김우종·김종윤·박연구·노광열·유혜자·정진권·황찬호, 발행처는 태양사이다.
창간호 특집 ① '호스테스의 편지', ② '숲속의 나무집에서 온 초대장', ③ '합수머리', ④ '버스 안내양'을 비롯, 차주환의 '윤보영과 수필문학'을 실었다.
차주환 대표의 '수필공원 간행사'이름의 창간사 뒷 부분이다.
본회의 기관지에 <수필공원>이라는 제호를 붙인 데에는 약간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본회에 이 땅의 모든 수필 인구를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기관지부터 모든 수필 애호가들이 동참할 수 있는 공기로 내놓는 것이다. 수필을 애호하는 인사는 누구나 본회의 회원이 될 수 있고, 본회의 회원에게는 이 <수필공원>이 창작수필을 발표하는 공동의 매체로 개방되어 있다. 수필을 애호하는 인사들은 각기 개성이 뚜렷한, 미의식을 갖춘 선의와 진실에 찬 경지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한 모든 동인들이 추구하는 경지가 집결되는 원유(苑囿)의 소임을 하자는 것이 이 <수필공원>의 지향이다. 고대의 원유는 그 규모가 오늘날의 상식으로서는 좀체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서 거기에는 전각과 누대가 있는가 하면 초가와 모정(茅亭)도 있고, 수렵과 어로를 즐기는가 하면, 조용히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기도 하고, 나무 하나 돌 하나에서 형모와 채색의 특이함을 찾기도 하고, 산 한 등선 물 한 줄기에서도 혼연한 정취를 체득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다양한 변화가 각기 고유의 구실을 하면서 크게 종합되는 한 정신적인 원유로 이루어지도록 이 <수필공원>을 가꿔 가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부대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수필평론의 문제다. 우리 땅에서 70년대에는 마치 수필의 진성시대를 이루는 듯이 작품도 쏟아져 나오고 독자도 크게 중대되었다가, 80년대에 들어서서부터는 어딘지 모르게 수필이 발전의 기세를 잃고 오히려 위축해가는 경향을 보이게 된 데는 다른 관계도 있겠으나, 수필평론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보는 것이 식자들 사이의 거의 일치된 견해다.
수필문학 자체의 이론과 역사를 체계적으로 연구 정리하는 작업도 필수불가결한 일에 속하지만, 개별적인 작품론과 작가론을 줄기차게 계발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그동안 수필집은 많이 나왔으나 그런 것들이 평론가에 의해 비판 정리되지는 못한 상태로 오늘날까지 누적되는데 그치고 있다. 이 방면의 작업이 역시 우리의 <수필공원>을 통해 의도적으로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수필공원> 발간을 기해 본회가 활기를 되찾아 우리 수필문학 발전을 위해 봉사하게 되기를 기원하고, 아울러 본지 출간을 협찬해준 태양문화사에 이 기회를 빌어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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