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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기이한 국민 통제

[주장] 여행 금지 제도, 이례적인 형사처벌 조항으로 규제...글로벌 표준과 괴리,이라크 금지 대표적 사례

등록 2026.07.14 12:04수정 2026.07.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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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의 성지 카르발라에 위치한 이맘 후세인 성지. 2026.7. 7
이라크의 성지 카르발라에 위치한 이맘 후세인 성지. 2026.7. 7 AFP=연합뉴스

보호라는 이름의 '금지 만능주의'가 삼킨 일상

최근 우리 사회는 이상한 '금지 열풍'을 겪고 있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축구를 금지하거나, 사고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수학여행 자체를 폐지해 버리는 식이다. 국민 혹은 구성원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은 거창하지만, 정작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사고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행정 편의주의적 '과잉 규제'에 가깝다. 주체적인 판단과 자율성을 존중하기보다, 통제와 금지로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려는 관료주의적 속성이다. 이러한 행정 편의주의와 과잉 규제의 전형이 존재하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외교부의 '여행 금지' 제도다.

많은 국민이 여행 금지 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대한민국의 여행 금지 제도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인 형사 처벌 규정을 수반하고 있다. 해당 국가를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국민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8월 28일부터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더 강화됐다).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샘물교회 사태 이후 국민 안전을 이유로 도입된 처벌 조항에 따른 결과다.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국가나 지역에서 여권 등을 사용하거나 해당 국가나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여권법 24조.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국가나 지역에서 여권 등을 사용하거나 해당 국가나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여권법 24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이러한 강력한 형사처벌 중심의 규제가 글로벌 표준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는 입법부의 자료를 통해서도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지난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여행 경보 제도를 운영 중인 주요 국가들 가운데 처벌을 동반한 강제 규정은 매우 드문 제도로 확인된다. 다른 선진국들은 대개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사항'에 그치며, 국민의 자율적 판단과 책임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정치권도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개선하려는 입법부의 접근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의 본질적인 모순인 형사 처벌 규정을 국제 표준에 맞추기보다는, '특정 인도주의 구호 단체에만 예외를 인정하자'는 식의 제한적인 개정 논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 중인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제도 역시 승인 기준이 극도로 제한적이어서 일반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는 괴리가 크다. 결국 입법부마저 국민의 보편적 이동의 자유를 회복하는 근본 개혁이 아닌, 특정 대상에 예외적 통로만 열어주는 소극적 제도 보완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의 대한민국 여행경보제도 관련 SNS 발언 한정애 국회의원이 해외 주요국가들의 여행경보가 처벌 규정 없는 '권고 사항'임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화면입니다. 그러나 국제 표준과의 괴리를 알면서도, 근본적인 처벌 규정 폐지가 아닌 특정 분야에 한해 예외 적용 중심의 제한적 보완 논의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회의원의 대한민국 여행경보제도 관련 SNS 발언 한정애 국회의원이 해외 주요국가들의 여행경보가 처벌 규정 없는 '권고 사항'임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화면입니다. 그러나 국제 표준과의 괴리를 알면서도, 근본적인 처벌 규정 폐지가 아닌 특정 분야에 한해 예외 적용 중심의 제한적 보완 논의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정애 국회의원 페이스북

해외 국가들의 '권고' 규정을 '강제 금지'로 합리화

대한민국 여행 금지 제도의 가장 심각한 논리적 모순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하는 태도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최근 국민참여플랫폼 '청원24'를 통해 접수된 '이라크 전 지역의 여행 금지 해제 요청' 국민공개청원과 이에 대한 외교부의 공식 답변서(2026년 3월 16일 통지)는 이 제도의 본질적인 모순을 집약해서 보여준다.


해당 청원을 제기한 국민 A씨는 이라크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룬 다문화 가정의 가장이었다. A씨는 청원글을 통해 "현지 내전이 종식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타국 국적 여행객들은 자유롭게 왕래하는 상황이지만, 본인은 대한민국 여권법 규제 때문에 이라크에서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심지어 "처가가 홍수 피해를 당했을 때조차 사위로서 장인, 장모님을 찾아뵙지 못했다"라며 이동의 자유를 이토록 제약해야만 하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유를 당국이 명확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국민공개청원 게시판에 접수된 이라크 여행 금지 해제 요청 청원 '청원24'에 접수된 이라크 여행 금지 해제 관련 실제 청원 내용입니다. 이라크인과 결혼한 국민이 여권법 규제로 인해 현지에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처가의 홍수 피해에도 방문하지 못하는 등 과도한 행정 규제로 인한 구체적인 기본권 침해 고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국민공개청원 게시판에 접수된 이라크 여행 금지 해제 요청 청원 '청원24'에 접수된 이라크 여행 금지 해제 관련 실제 청원 내용입니다. 이라크인과 결혼한 국민이 여권법 규제로 인해 현지에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처가의 홍수 피해에도 방문하지 못하는 등 과도한 행정 규제로 인한 구체적인 기본권 침해 고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청원24 홈페이지 캡쳐

그러나 규제 당국인 외교부 해외위난대응과가 내놓은 공식 답변서는 청원인이 제기한 핵심 의문과 절박한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 대신 납득하기 어려운 비교 논리를 펼쳤다. 외교부는 답변서에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들도 이라크를 여행 금지(Do not travel) 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라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제도 운영을 합리화했다.


하지만 이는 제도의 본질을 간과한 불공정한 비교이다. 외교부가 언급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여행 경보는 법적 처벌 규정이 없는 단순 '권고' 체제로 운영되며 국민의 자율적 판단과 책임을 존중하는 반면, 대한민국의 제도는 방문 자체를 범죄로 규정해 형사 처벌을 수반하는 세계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강제 규정이기 때문이다.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타국의 권고 규정을 내세워 자국민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만드는 강력한 처벌 제도의 정당성 근거로 삼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접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 외교부는 주이라크 대한민국 대사관의 의견을 인용하며 "드론을 사용한 국지적 무력 위협 등으로 언제든지 치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이는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가능성'이라는 일종의 가정적 논리에 매달려 강력한 형사 처벌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답변만으로는 규제 연장의 구체적인 판단 근거로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외교부 해외위난대응과의 국민공개청원 공식 처리결과 답변서 외교부가 청원인에게 발송한 공식 답변서 화면입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처벌 규정이 없는 국가들의 단순 '권고' 조치를 근거로 들며 자국의 형사처벌형 제도를 합리화하고 있으며, 구체적 데이터 대신 추상적인 치안 악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외교부 해외위난대응과의 국민공개청원 공식 처리결과 답변서 외교부가 청원인에게 발송한 공식 답변서 화면입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처벌 규정이 없는 국가들의 단순 '권고' 조치를 근거로 들며 자국의 형사처벌형 제도를 합리화하고 있으며, 구체적 데이터 대신 추상적인 치안 악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청원24 처리결과 통지서 캡쳐

글로벌 표준과 데이터가 말하는 현지의 진짜 정세

외교부는 막연한 위험 가능성을 들어 규제를 정당화하지만, 정작 국제 표준과 객관적인 치안 지표들은 이와 상충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최근 4년 사이 이라크의 바그다드와 에르빌 등지에는 국제적인 대형 항공사들의 정기 국제선 취항이 대폭 늘어났다. 터키항공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들인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이 정기 운항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유럽계 메이저 항공사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항공은 빈과 이라크 에르빌을 잇는 정기 직항 노선을 활발히 운항하며 내후년 초 여정의 예약까지 정상적으로 접수받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이 국제선 노선을 유지하고 확장한다는 것은, 일정 수준의 항공 수요와 공항 운영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이다.

오스트리아항공 비엔나-에르빌 정기 노선 유럽의 대형 항공사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항공(Austrian Airlines)의 공식 일정 화면입니다. 오스트리아 빈과 이라크 에르빌 간 직항 정기 노선이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미래 여정의 예약 결제까지 정상적으로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오스트리아항공 비엔나-에르빌 정기 노선 유럽의 대형 항공사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항공(Austrian Airlines)의 공식 일정 화면입니다. 오스트리아 빈과 이라크 에르빌 간 직항 정기 노선이 정상 작동하고 있으며, 미래 여정의 예약 결제까지 정상적으로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오스트리아항공 웹사이트

또한 이라크는 지난해 6월에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축구 아시아 지역 예선 모든 홈경기들(대한민국과의 경기 포함)을 제3국가가 아닌 자국 내 바스라 경기장에서 정상적으로 치러냈다. 선수단과 관중들의 안전에 극도로 보수적인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제3국가가 아닌 자국(이라크)내 개최를 전면 승인했다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국제 통계 분석 기관들의 데이터 역시 현행 외교부의 여행 금지 국가 지정 및 해제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판다스(Data Pandas)'가 집계한 전 세계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 통계에 따르면, 2026년 기준으로 이라크는 세계 37위 수준이다. 물론 살인율이 치안과 위험도의 절대적 척도는 아닐 수 있지만, 정작 살인율 상위 10위 이내의 극도로 위험한 국가들 중 현재 외교부가 전 지역을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곳은 '아이티' 단 1개국에 불과하다.

전 세계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인 '넘베오(Numbeo)'의 글로벌 치안 안전도 순위(Safety Index)를 참고해도 이러한 경향이 관찰된다. 사용자 설문 기반의 국제 비교 지표이긴 하나, 조사 대상 148개국 중 이라크는 55위로서 베트남(57위)과 비슷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최근 외교부가 여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일부 지역에 발령되어 있던 여행 금지마저 해제한 베네수엘라는 해당 치안 순위에서 최하위권인 147위를 기록하고 있다. 치안 순위 147위 국가의 규제는 완화하면서, 그보다 90단계 이상 순위가 높은 55위 이라크와 살인율이 전 세계 107위로서 현저히 낮은 시리아(사실상 이스라엘이 실효 지배중인 골란고원 제외) 등은 전 지역 여행 금지를 요지부동으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데이터와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않는 규제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데이터 판다스(Data Pandas) 전 세계 살인율 순위 통계 국제 통계 플랫폼 데이터 판다스(Data Pandas)의 전 세계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 순위 자료입니다. 이라크, 시리아 등의 객관적 살인율 지표를 보여주며, 위험도를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객관적 지표를 제공합니다.
▲데이터 판다스(Data Pandas) 전 세계 살인율 순위 통계 국제 통계 플랫폼 데이터 판다스(Data Pandas)의 전 세계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 순위 자료입니다. 이라크, 시리아 등의 객관적 살인율 지표를 보여주며, 위험도를 평가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객관적 지표를 제공합니다. Data Pandas 공식 웹사이트

넘베오(Numbeo) 전 세계 치안 안전도 순위 전 세계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의 국가별 치안 안전도(Safety Index) 순위표입니다. 사용자 설문 기반의 국제 비교 지표이나, 이라크는 55위로서 비교적 준수한 순위를 기록한 반면 최근 일부 지역에 발령되어 있던 여행 금지마저 해제된 베네수엘라는 최하위권인 147위에 있습니다.
▲넘베오(Numbeo) 전 세계 치안 안전도 순위 전 세계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의 국가별 치안 안전도(Safety Index) 순위표입니다. 사용자 설문 기반의 국제 비교 지표이나, 이라크는 55위로서 비교적 준수한 순위를 기록한 반면 최근 일부 지역에 발령되어 있던 여행 금지마저 해제된 베네수엘라는 최하위권인 147위에 있습니다. Numbeo 공식 웹사이트 캡처

정보기관의 평가 문서조차 없는 관성적 '6개월 연장'

그렇다면 외교부가 이처럼 선진국의 권고 제도와 아전인수격 비교를 해가며 일부 국가에 대해 전 지역 10년 넘게 여행 금지를 유지해 온 배경에는 어떤 정세 재평가 보고서가 있었을까? 놀랍게도 그 실체는 공식 행정 절차를 통해 '부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여행 금지 국가의 지정 및 연장은 외교부 소속 여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며, 국가정보원은 심의 과정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주요 관계기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라크 위험도 재평가와 관련한 검토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정보부존재)"는 공식 회신을 받았다. 이는 부처 간 긴밀한 정세 분석과 데이터 공유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지, 외교부의 여행 금지 연장 결정이 상당 부분 기존 관행에 의존하여 지속되어 온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국가정보원 정보공개청구 결과 회신문 국가정보원에 '이라크 위험도 관련 재평가 검토 문서'를 정보공개 청구하여 발급받은 공식 회신문입니다. 관련 검토 문서가 부재(정보부존재)함을 공식 확인해 주어, 외교부의 여행 금지 연장이 부처 간 면밀한 데이터 공유가 있었는지,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국가정보원 정보공개청구 결과 회신문 국가정보원에 '이라크 위험도 관련 재평가 검토 문서'를 정보공개 청구하여 발급받은 공식 회신문입니다. 관련 검토 문서가 부재(정보부존재)함을 공식 확인해 주어, 외교부의 여행 금지 연장이 부처 간 면밀한 데이터 공유가 있었는지,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국가정보원 회신문 캡처

이미 해외의 수많은 여행자와 인플루언서들은 이라크 등지에서 자유롭게 현지인들과 문화적 교류를 나누며 SNS에 사진과 영상들을 공유하고 있다.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영국인 부부 여행 유튜버 채널에는 바그다드나 모술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영상들이 버젓이 올라있다. 또한 대만인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해 기념 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타국민에겐 '자유로운 왕래와 사업'인 행위가, 오직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만 귀국 후 적발 시 처벌받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기이한 통제이다.

외국인 여행 유튜버의 이라크 여행 영상 목록 예시 영국의 유명 부부 여행 유튜버가 이라크 바그다드, 모술 등지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올린 유튜브 영상 화면입니다. 대한민국과 달리, 해외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현지 방문과 활발한 문화 교류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외국인 여행 유튜버의 이라크 여행 영상 목록 예시 영국의 유명 부부 여행 유튜버가 이라크 바그다드, 모술 등지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올린 유튜브 영상 화면입니다. 대한민국과 달리, 해외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현지 방문과 활발한 문화 교류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튜브 해당 채널 화면 캡처

대만인 단체 관광객의 아프가니스탄 방문 기록 대만인 단체 관광객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여 촬영한 SNS 인증 사진입니다.
▲대만인 단체 관광객의 아프가니스탄 방문 기록 대만인 단체 관광객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여 촬영한 SNS 인증 사진입니다. 인스타그램 해당 게시물 캡쳐

처벌 규정 없이 '권고' 중심으로 여행 경보를 운용하는 선진국들은 정세 변화에 오히려 더 기민하게 대응한다. 영국 외교부(FCDO)의 경우, 미국-이란 간 갈등으로 중동 정세가 전체적으로 악화되자 2026년 3월 최고 단계 여행 경보를 이라크 전 지역에 발령했으나 정세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불과 3개월 만인 2026년 6월 수도 바그다드와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을 포함한 상당수 지역에 대해 여행 경보 단계를 신속하게 하향 조정했다. 자국민의 자유로운 국제 활동을 불필요하게 가로막지 않기 위함이다.

영국 외교부(FCDO) 이라크 여행경보 안내 화면 영국 외교부(FCDO) 공식 웹사이트의 이라크 여행경보 화면입니다. 영국은 처벌 규정도 없지만 정세 변화를 감지하자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최고 단계로 올렸던 이라크에 대한 여행 경보 단계를 불과 3개월 만인 2026년 6월 바그다드를 포함한 상당수 지역에 대해 신속하게 하향 조정하며 자국민의 자유로운 국제 활동을 보장하는 행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영국 외교부(FCDO) 이라크 여행경보 안내 화면 영국 외교부(FCDO) 공식 웹사이트의 이라크 여행경보 화면입니다. 영국은 처벌 규정도 없지만 정세 변화를 감지하자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최고 단계로 올렸던 이라크에 대한 여행 경보 단계를 불과 3개월 만인 2026년 6월 바그다드를 포함한 상당수 지역에 대해 신속하게 하향 조정하며 자국민의 자유로운 국제 활동을 보장하는 행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영국 외교부 웹사이트 캡처

홍콩 보안국 역시 현재 전 지역 최고 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 중인 국가는 이란·시리아·레바논·이스라엘 단 4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범위를 최소화하여 통제한다.

홍콩 보안국 최고단계 여행경보 지정 현황 홍콩 보안국 공식 웹사이트에 공시된 최고 단계 여행경보 국가 명단입니다. 홍콩은 현재 전 지역 최고 단계 여행경보 국가를 이란·이스라엘·시리아·레바논 단 4개 국가로 제한하여 규제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홍콩 보안국 최고단계 여행경보 지정 현황 홍콩 보안국 공식 웹사이트에 공시된 최고 단계 여행경보 국가 명단입니다. 홍콩은 현재 전 지역 최고 단계 여행경보 국가를 이란·이스라엘·시리아·레바논 단 4개 국가로 제한하여 규제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홍콩 보안국 웹사이트



국가의 보호 의무와 개인의 자유, 그 균형점을 향해

국가가 국민의 생명 및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보호가 합리적인 지침과 정보 제공을 넘어, 타국민들은 자유롭게 누리는 교류와 사업의 기회마저 원천 차단하고 자국민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만드는 통제로 변질된다면 이는 거주·이전 및 이동의 자유라는 기본권 제한의 적정성을 넘어선 처사다. 책임 추궁이 무서워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축구를 금지해 버리는 행정 편의주의적 조치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외교부는 장기간 유지되는 여행 금지 제도의 운영 방식이 현재의 국제 환경과 비례 원칙에 부합하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민 보호라는 본연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본권 제한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제는 대한민국도 궁극적으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현행 처벌 중심의 규제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방식(권고 중심)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외교부 "특수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법적 강제성을 띠게 된 제도"
외교부는 14일 우리나라의 여행금지 제도가 과거 고김선일 씨 피랍 사건과 샘물교회 사태 등 특수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여권법 개정을 거쳐 법적 강제성을 띠게 된 제도라고 밝혀왔습니다. 대다수 국가가 권고적 제도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법제화된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북한 등 일부 국가에 대해 허가 없는 방문 시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유사한 강제 제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외교부는 국민과 기업의 필수적인 방문을 지원하기 위해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5~6천 명 규모의 방문을 허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치안 상황뿐만 아니라 무력충돌, 감염병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고려해 최소 6개월마다 모든 지역의 여행 경보를 재점검하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베네수엘라와 캄보디아 일부 지역의 여행금지를 해제한 바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장기 여행금지 국가인 이라크 등의 경우 올해 초부터 단계적인 경보 하향 방안을 검토 중이었으나,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로 인해 미국·일본 등 주요국도 여행금지를 발령하는 등 정세가 급변하여 현재는 하향 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국민 안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되, 기업 활동 등 예외적 방문 필요성을 적극 검토해 국민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키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여권법 #여행금지국가 #외교부 #소극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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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와 국민의 기본권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여권법 및 여행금지 제도의 모순을 추적합니다. 행정 편의주의적 규제를 넘어, 선진국 수준의 합리적인 이동의 자유와 외교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데이터와 근거를 기반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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