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을 그리는 어린이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해금강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어린이들
전정일
교실에서는 연극놀이도 이어졌다. '평화통일재판', '용궁 딸 찾기', '성게소녀'를 직접 만들고 공연하며 통일과 바다를 아이들만의 언어와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풍경과 민들조개를 그리고, 시와 관찰글을 쓰며 자연을 자세히 바라보는 시간도 가졌다. 밤에는 별자리 공부와 밤탐험으로 여름밤의 하늘을 만났다.
하지만 이번 자연속학교에서 가장 큰 배움은 따로 있었다.
부모 품을 떠나 며칠 동안 생활하며 설거지와 청소, 이불 정리, 밥상 차리고 치우기, 자기 물건 정리까지 스스로 해내는 일이었다. 함께 생활하다 보면 불편한 일도 생기고 갈등도 생긴다. 아이들은 그때마다 서로 이야기하고, 기다리고, 양보하고, 도우며 문제를 해결했다.
민주주의는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익혀지는 힘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몸으로 배웠다.
충분한 자유시간도 자연속학교의 중요한 교육과정이었다. 누군가는 모래밭에서 하루 종일 놀고, 누군가는 바다를 바라보며 조개를 모으고, 또 다른 아이는 친구들과 새로운 놀이를 만들었다. 어른이 시간을 채워 주는 대신 아이들이 스스로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경험이었다.
자연속학교를 운영할 때마다 다시 확인하는 사실이 있다. 아이들은 가르쳐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경험하고 마음껏 놀 수 있을 때 가장 크게 자란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교육은 결코 쉽지 않다. 교사들은 아이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며 안전을 책임지고, 생활의 모든 순간을 교육으로 연결한다. 낮에는 활동을 이끌고 밤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벽에는 하루를 준비한다. 자연속학교는 교사의 열정과 책임이 없으면 불가능한 교육이다.
여기에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 자원교사로 참여한 부모들과 학교를 믿고 응원하는 교육공동체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교육은 교사 혼자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의 실천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교육은 시험 점수를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스스로 살아가는 힘, 함께 살아가는 태도, 평화를 꿈꾸는 상상력을 키우는 일이다.
이번 동해 통일 자연속학교에서 아이들은 또 한 뼘 성장했다. 햇살에 그을린 얼굴보다 더 크게 자란 것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었고,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었으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래서 맑은샘학교는 내년에도 다시 자연으로 떠날 것이다. 자연 속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교실에서는 얻기 어려운 삶의 힘을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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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기관 맑은샘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자연이 스승임을 날마다 깨달으며 일과 놀이로 자라고 있어요. 마을과 교육, 적정기술과 교육을 연결하고, 제도권교육과 대안교육을 마을교육공동체에서 가꾸는 일들을 해요. 아이들과 마을 속에서 희망을 만들고, 삶?교육?문명의 전환을 꿈꾸지만 늘 미안함과 고마움, 염치를 떠올리며 성찰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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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교과서에 없었다... 동해 바다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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