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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에 전화하면 "충남도청입니다" 나오는 황당한 이유

충남 7개 시·군의회도 마찬가지... 주민 불편 눈감은 지방의회의 '안일한 행정'

등록 2026.07.13 11:49수정 2026.07.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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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의회 홈페이지
충남도의회 홈페이지 화면캡처

"안녕하십니까, 충남도청입니다."

분명 충남도의회로 전화를 걸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오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안내 멘트는 매번 '충남도청'이다. 도의회 대표번호는 물론, 의원실과 전문위원실 등 도의회 소속 모든 부서의 행정전화가 이처럼 '충남도청'으로 안내되고 있다.

충남도의회만의 일이 아니다. 충남도 내 15개 시·군의회 중 절반에 달하는 7곳(논산시의회, 계룡시의회, 아산시의회, 당진시의회, 부여군의회, 서천군의회, 예산군의회) 역시 전화 연결 시 "시청입니다" 또는 "군청입니다"라는 자동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지방의회가 시작된 지 32년이 흘려 9기를 맞고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소통 창구인 '전화 안내 시스템'은 여전히 도청 및 시군청의 하부 조직처럼 운영되어 온 셈이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아야 할 의회 내부 관계자들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잘못 걸었나?" 끊고 다시 걸기 반복… 주민 불만 폭발

청양군에 거주하는 주민 A씨(54)는 "충남도의회에 문의할 일이 있어 전화를 걸 때마다 '충남도청'이라는 안내가 나와 번호를 잘못 누른 줄 알고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걸기를 반복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통화가 연결될 때마다 의회 직원에게 이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전혀 고쳐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오마이뉴스>가 13일 충남 시·군의회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전체 15곳 중 절반에 달하는 7곳이 시청 또는 군청으로 잘못 안내하고 있었다. 반면 천안시의회, 금산군의회, 태안군의회,청양군의회 4곳은 자동응답시스템을 통해 '의회'라고 올바르게 안내했다. 특히 금산군의회는 전화를 걸면 "민의의 전당 금산군의회입니다"라는 맞춤형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공주시의회, 보령시의회, 서산시의회, 홍성군의회 등 4곳은 자동응답 대신 직원이 직접 전화를 받아 의회임을 밝혔다.


"같은 행정 전화망 사용해 기술적으로 어렵다"?... "의지만 있으면 가능"

의회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무관심' 그 자체였다. 상당수의 의회 직원들은 "행정전화가 이런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반면 또 다른 직원들은 "안내 멘트가 그렇게 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며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충남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뒤늦게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회사무처 관계자는 "전화 응대 시스템을 도청 정보화담당관실에서 일괄적으로 관리·운영하다 보니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하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도청 관련 부서와 신속히 협의해 시정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충남도청과 같은 전화망을 사용하다 보니 충남도의회와 안내 문구를 나누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논산시의회 관계자 역시 "지금 문의해보니 논산시청과 의회가 같은 전화망을 사용하고 있어, 시의회 자체적으로 자동응답을 하도록 분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핑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주시의회, 보령시의회, 서산시의회, 홍성군의회 처럼 아예 자동응답 대신 직원이 직접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조건에서도 '의회'라고 안내하는 곳의 얘기는 달랐다.

금산군청 관련 부서 관계자는 "금산군의회와 같은 전화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의회의 요청과 의견 수렴을 거쳐 의회에 맞는 전화 안내 문안을 별도로 녹음해 송출하고 있다"며 "의회는 물론 각 실·과별 전화번호마다 별도의 녹음과 안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도 "도청과 시군청에서 같은 전화망을 사용하더라도 각 전화번호별로 다른 전화 안내 문안을 송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산에 사는 주민 B씨(32)는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전화 안내를 최소 십 수년째 확인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건, 결국 의회 직원들은 물론 의회 의원들이 주민 불편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안일하게 대응해 왔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남도의회 #충남시군의회 #전화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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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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