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이라는 이름, 검찰청 부활의 복선인가

[주장] 수사권 분리 원칙 흔드는 보완수사권... 검찰개혁 후퇴 가능성

등록 2026.07.13 16:06수정 2026.07.13 16:06
0
올해 10월 2일 시행되는 법률인 공소청법 제11조 제1항은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으로 부르도록 하고 있다.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으로 한다"라는 말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개혁이 무위로 끝나고 검찰청이 다시 복원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청의 장을 검찰청장이 아니라 검찰총장으로 부르고 장관급 대우를 하고 있다. 검찰청 안에는 49명의 검사가 차관급 대우를 받고 있고, 검사는 임용과 함께 3급으로 대우하고 있다.

검찰총장이라는 말에는 검찰청 소속 검사를 총괄하면서 조직을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게 하는 우두머리라는 뜻이 담겨있다. 검사동일체원칙이라는 말이 2004년에 검찰청법에서 사라졌지만, 여전히 실질적으로 유효한 이유다.

검찰청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직속 검사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검찰총장은 일본의 검사총장에서 온 말이다. 일본은 검찰청의 장을 검사총장이라고 부른다. 검찰총장의 임명은 헌법이 제정될 때부터 국무회의 심의 대상이었다.

검찰총장의 임명이 국무회의의 심의 대상이므로 검찰청은 헌법기관이고, 검찰총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존중하여 검찰청의 후신인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검찰청은 헌법기관이 아니다. 헌법에 검찰청이라는 조직은 등장하지 않는다. 검찰총장이 국무회의 심의 대상이라고 하여 실체가 없는 조직의 장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위헌은 아니다. 국무회의 심의 대상 조직이 없어졌을 뿐이다. 검찰청이라는 조직은 사라졌으나 이 조직의 우두머리인 검찰총장만 남게 된 셈이다.

검사라는 말은 헌법에 등장한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하고 있다. 헌법은 영장신청권의 주체를 검사로 한정하고 있다. 그래서 검사가 헌법기관인지 논란이 있으나 헌법기관이 아니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입장이다.


수사기관이 직접 법원에 영장을 신청할 수 없고, 반드시 검사에게 신청하고 이를 받은 검사가 법원에 청구할지를 판단하도록 한, 이른바 검사경유원칙은 헌법에 규정할 사항이 아니다. 강제수사에 대해서는 법관에 의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헌법적 요청이다. 1948년 제정 헌법과 1954년 제정 형사소송법에는 영장청구권을 검사와 사법경찰관에게 병존시켰다.

법률적 차원의 규정이 헌법에 명문화된 것은 검사가 군사정부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1961년 5월 16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이 국가재건최고회의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현재처럼 헌법(1962. 12. 26. 제정 제3공화국 헌법)과 형사소송법(1961. 9. 1)을 개정한 것이다.


검사를 헌법기관으로 보는 견해는 법실증주의적 관점이다. 법의 해석은 문언에 충실해야 하지만 문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검사를 헌법기관으로 봐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검사라는 명칭이 헌법에 들어온 이유도 살펴야 한다. 문언은 해석의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법령을 해석할 때는 해당 법령의 목적과 입법 이유 및 체계 등 문언 외적 요소도 고려해야 그 의미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법령 해석의 출발점은 문언이므로 문언이 가지는 힘은 강력하다. 그래서 많은 법기술자들이 문언의 이름으로 법을 왜곡하고 남용하더라도 설득력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헌법의 검찰총장이라는 문언도 그러하다. 그래서 검찰청은 사라졌으나 검찰총장은 공소청법에 살아남은 것이다.

올해 10월 2일 사라지게 될 검찰청 검사들은 엘리트주의에 사로잡혀서 마음속으로는 신설되는 중수청이 공수처처럼 유명무실하게 활동하기를 바랄 것이다. 변화된 형사사법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서 결국 많은 사람이 검사 중심의 형사사법체계로 복원해달라고 요구하기를 바랄 것이다.

이런 속뜻이 있기에 공소청에 수사 관련 조직과 인력 및 예산을 남겨두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경찰 수사 통제와 피해자 보호를 명분으로 공소청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수사기관이 사건을 종결한 후 모든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보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수사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조직적 분리 원칙에 어긋난다. 예외를 인정하면 원칙이 깨진다. 이를 인정하면 수사기관이 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사건을 송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란 이름으로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훗날 검찰청 조직을 복원하여 검찰총장이라는 이름을 실질화하려는 의도가 실현되어 또다시 검찰이 좌우하는 한국 사회를 보게 될까 걱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윤동호 인권연대 칼럼니스트는 현재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인권연대 #윤동호 #공소청장검찰총장 #보완수사권
댓글

인권연대는 1999년 7월 2일 창립이후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국내외 인권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권단체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32인치 초대형 캐리어를 끌고 79세 엄마가 왔다  32인치 초대형 캐리어를 끌고 79세 엄마가 왔다
  2. 2 하영은 사과했지만... 숨어서 웃고 있는 이들 있다 하영은 사과했지만... 숨어서 웃고 있는 이들 있다
  3. 3 "나는 친일파 이인직의 자손입니다" 어느 뮤지션의 고백 "나는 친일파 이인직의 자손입니다" 어느 뮤지션의 고백
  4. 4 고구마순 나물, 그래 이게 여름의 맛이지 고구마순 나물, 그래 이게 여름의 맛이지
  5. 5 국회의원이 타는 자동차 확인해보니... 씁쓸한 결과 국회의원이 타는 자동차 확인해보니... 씁쓸한 결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