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재난 필수노동자, 누가 어떻게 일하는지 살펴봤더니...

[일터 기후정의 공론장] 2025년 폭염 재난 필수노동자 실태조사 소개

등록 2026.07.14 09:47수정 2026.07.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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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필수노동자의 개념이 널리 알려졌다.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거리두기 조치 등 사회의 기능을 최소화하는 중에도 보건의료, 돌봄, 물류 등 국민의 생명 및 신체 보호와 사회 기능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절대 멈출 수 없는 업무가 있다는 사실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다.

2020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필수노동자를 발굴하고 생계 지원, 건강진단 지원, 근무 여건 개선, 비용부담 완화 등의 보호·지원을 하는 조치를 이행하였다. 필수노동자의 발굴과 보호·지원은 일회적인 조치로 끝나지 않고, 코로나19 대유행이 그친 후 제도로 정착하게 되었다. 2021년 제정된 필수업무종사자법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재난 유형별로 사전 실태조사를 통해 필수업무 및 그 종사자의 범위, 근무환경, 처우 수준 등을 파악하고, 대규모 재난이 왔을 때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수노동자를 정하여 보호·지원하고 있다.

2024년까지 12종류의 재난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하였으며, 2025년에는 폭염 재난의 필수노동자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필수노동자 선정 및 지원 절차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연구진으로 참여했던 '폭염 재난의 필수노동자 실태조사' 과정과 결과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2026.6.17.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폭염 대책 마련 촉구 및 폭염감시단 활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6.6.17.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폭염 대책 마련 촉구 및 폭염감시단 활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경기도본부

폭염 재난 필수노동자 실태조사의 연구 내용

우선 국내·외 폭염 재난 발생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폭염 재난으로 발생하는 피해와 재난 예방이나 복구, 대응 과정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파악해야, 그 내용을 토대로 폭염 재난 시 국민 생명 신체 보호와 사회 안정적 기능 유지를 위한 필수업무와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폭염 재난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직접적인 인명, 재산 피해뿐 아니라 간접적인 피해도 있다. 폭염은 그 자체로 강력한 물리력을 발생시키는 재난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재산 피해로 계수되는 수치는 타 재난에 비해 적은 편이나, 광범위한 영역에 막대한 간접 피해를 발생시킨다. 간접적 피해에 대해 예방 또는 대응하는 업무 역시 사회 기능 유지에 이바지하는 필수업무일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나 자료를 통해 폭염 시 필수업무와 필수노동자를 선정,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실태조사의 취지는 궁극적으로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필수업무 종사자에게 필요한 보호·지원 대책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필수업무 종사자에게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어떠한 지원책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수업무 종사자와 주변 동료,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평시와 재난 시 근무 여건 차이를 파악하는 등 보호·지원에 대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폭염 재난의 필수업무 및 필수노동자 범위

행정안전부는 재난 대응을 위해, 재난별로 피해를 분류하여 정부 부처별 대응에 필요한 역할을 정하고 있으며, 이는 재난 대응 표준매뉴얼(이하 '표준매뉴얼')이라는 행정안전부의 대외비 문서로 지침화되어 있다. 정부의 필수업무 선정은 표준매뉴얼을 기반으로 재난에 대응해 공적인 영역에서 수행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 실제 업무와 그 종사자에 대한 문헌조사, 인터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실제 업무와 종사자를 파악한다. 이 중 국민의 생명 및 신체 보호와 사회 기능의 유지라는 필수업무의 정의에 부합하는 업무와 종사자를 실태조사 담당자의 판단을 통해 '필수업무 및 필수업무 종사자'로 선정하게 된다.


표준매뉴얼에서는 폭염 재난의 유형을 온열질환이나 감염병에 의한 인명피해, 농작물 고사나 적조로 인한 수산 피해 등의 재산 피해, 사업장 휴·폐업이나 작업 중단으로 인한 산업피해, 기반 시설 피해의 4가지로 나누고 있다. 폭염 재난에 대한 필수업무는 재난 유형에 따라 온열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의료 업무에 더해 취약계층 보호·지원 업무, 폭염 상황에서도 기반 시설이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 유지·보수 업무,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및 수산물을 처리하거나 폭염으로 확대될 수 있는 산불, 적조, 해충 창궐과 같은 환경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 보호·정비 업무로 분류하였다.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필수노동자는 응급실 운영 인력,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전담 인력, 철도차량정비원 등 27개 직종으로 도출하였다.

폭염 재난 필수노동자의 근무여건 현황과 개선 방안

폭염 재난의 필수노동자 27개 직종 중 자원상 한계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전담 인력, 지방자치단체 공무직 근로자, 상하수도설비공사 인력, 철도운수종사자, 철도차량 정비원, 발전소 운전·정비 인력, 7개 직종 실태조사를 했다. 일부 직종에서 폭염 재난 시 평시에 비해 노동시간이 증가하는 경향과 휴게시간이 감소하는 사례가 확인되었으며, 직종 및 응답자 대부분이 실외작업과 고강도 작업이 업무에 포함된다고 응답하였다.

폭염 재난 필수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려면, 우선 작업중지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은 자연재난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는, 건강 위험성이 매우 높은 재난이다. 폭염 재난의 필수노동자는 대개 실외작업, 고강도작업을 수행하여 재난 발생 시 건강 위험 노출 가능성이 높다. 폭염에 대응하여 수행해야 하기에 필수업무로 지정되었지만, 위험을 인지하거나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등 긴급히 상황을 회피하여야 할 때에는 작업을 중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필수업무의 기능을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도 '필수노동자 작업중지권 보장'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필수노동자의 근무 여건과 위험 노출은 구조적 역학에 크게 좌우된다. 발전소 노동자의 경우 다단계 고용구조 속에서 사업장 관리에 대한 권한을 실제 그 장소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가질 수 없어 폭염 노출 시 안전관리에 허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대다수 발전소 2차 하청 사업장은 50인 미만 사업장이라 안전관리 전담 인원도 부재했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전담 인력 중 생활지원사는 주로 50대 여성으로 구성되어 개별 복지관과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하루 5시간의 고용 계약을 맺고 있어 근로조건과 협상력이 열악하며, 보호구와 휴식 장소 제공과 같은 기본적인 지원도 미비한 상태이다. 안전관리나 처우에 문제를 낳는 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간 일터 7월호에도 실립니다. 이 글을 쓴 신새미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 연구자입니다.
#폭염 #필수노동자 #발전소노동자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지자체공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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